북한 노동자들에게 노동절이 있는가?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1-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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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자들에게 노동절이 있는가? 북한 노동자들이 노동절을 맞아 평양화력발전소에서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AP

북한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5월 1일은 노동자들의 국제적 명절 5.1절(노동절)입니다.

남한에서는 ‘근로자의 날’이라고 부르고, 북한에서는 ‘5.1절’ 혹은 노동자 명절이라고 부르는데, 미국도 마찬가지로 이 날을 기립니다. 원래 노동절은 1886년 5월1일 미국 시카고에서 하루 8시간 노동 시간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시위로 시작됐습니다.

그후 1889년 파리에서 열린 프랑스대혁명 100주년 기념 행사를 겸한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에서 전 세계 노동운동 단체, 사회주의 단체들에 의해 '노동자의 날'로 규정됐습니다.

노동절의 핵심은 노동자들에게8시간 근로시간 보장과 임금을 제대로 지불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북한도 5.1절을 해마다 쇠고 있지만, 5.1절이 미국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한 투쟁 역사라는 데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5.1절의 유래와 북한의 노동자들의 생존권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가요: 메데가 녹취> 들어라 만국의 로동자/ 천지를 진동하는 메데를/ 시위자들 맞추는 발걸음소리/ 메데를 고하는 우렁찬 소리……

방금 들으신 노래는 북한 영화 “한 지대장의 이야기”에서 나오는 메데가입니다. 메데가의 선율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노래는 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투쟁 할 것을 고무격려하는 운동가요입니다.

이 노래 후반에서는 노동자들에게 공장문을 모조리 닫아버리고, 하루종일 파업하면 사회적 모순을 깨뜨린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즉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는 노동자들이 투쟁할 때만이 자신들의 권리를 쟁취할 수 있다는 교훈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구 소련과 중국, 북한 등 공산국가들은 “전세계 노동자들은 단결하라”는 이념적 구호를 무기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동계급을 이용했습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노동절의 뿌리는 미국에서 시작됐습니다.

1886년 5월 1일 미국 시카고에서 벌어진 8만명 노동자들과 그의 가족들이 미시간 거리에서 파업 집회를 열었습니다. 이 집회는 경찰의 유혈 탄압과 폭탄테러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은 '헤이마켓 사건' 으로 유명합니다.

당시 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에 반대하여 8시간 근로시간을 보장하라고 요구했고, 경찰과 군대가 진압했으나, 굴함없이 싸워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시켰습니다.

국제공산주의는 이 운동을 자신들의 목적에 이용했지만, 사실 미국 노동자들의 요구는 8시간 근로시간 보장과 임금을 제대로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북한에서는 미국을 ‘제국주의 아성’이고, ‘침략의 소굴’이라고 교육하지만, 놀랍게도 노동자, 농민, 여성들의 인권 쟁취를 위한 투쟁이 일어난 선각자의 땅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입니다.

3월8일 국제부녀절과 5월1일 국제노동절은 미국에서 먼저 시작되었고 훗날 국제적인 기념일로 되었습니다.

3.8 국제부녀절은 1908년 3월 8일 1만 5천여 명의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러트거스 광장에 모여 10시간 노동제와 작업환경 개선, 참정권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을 기념하기 위해 제정됐습니다.

이처럼 미국 노동자들은 생존권을 위한 간고한 투쟁을 벌여 직장과 회사 마다 노조를 결성했고, 자신의 인권과 가족의 삶을 지키기 위한 목적을 실현했습니다.

북한 청취자 분들에게 가장 궁금한 것은 다른 나라 노동자들은 도대체 임금을 얼마나 받는가 하는 것일 것입니다.

현재 미국에서는 8시간 근로시간 보장은 기본으로 되어 있고, 시간제 임금도 국가가 법으로 제정해주고 있습니다.

실례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국 근로자의 최저임금을 현재 7.5달러에서 15달러로 올리는 법안을 추진하라고 의회에 촉구했습니다. 이미 미국의 8개 주와 워싱턴DC는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정부가 이처럼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리겠다고 하자 의회에서는 이렇게 갑자기 임금을 올리면 고용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남한의 경우, 올해 기준으로 최저임금(시급 기준)은 8천720원, 즉 8달러 수준입니다. 근로자가 하루 10시간 일하면 미화 80달러를 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노동자를 고용한 사업자가 이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 법에 의해 처벌될 수 있습니다.

남한의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투쟁해 오늘날 대한민국을 만들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전태일 열사를 들 수 있습니다.

전태일은 봉제노동자로 일하면서 열악한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노력하다가 1970년 11월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분신자살을 택했고, 그의 죽음은 한국 노동운동 발전에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전태일 열사 소식은 노동신문에 소개되어 북한 주민들도 낯설지 않습니다. 또 ‘단결, 투쟁’, ‘생존권 사수’ 등의 글자를 새긴 빨간 띠를 머리에 두르고 파업 투쟁하는 남한 노동자들의 모습도 노동신문에서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계급의 세상을 표방하는 북한의 실정은 어떨까요?

올해 5월 1일을 맞아 최룡해 최고상임위원회 위원장과 리병철 당 부위원장 등 고위 간부들이 평양시 1만세대 살림집 건설장과 김정숙 방직공장 등을 찾아 노동자들을 고무 격려 했다고 노동신문 2일자가 보도했습니다.

이들은 노동절이 되면 각지 노동자들을 찾아가 체육경기와 단합대회를 벌여놓고 노동자들의 생활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듯한 모습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8시간 근로시간과 임금 보장과 같은 원초적인 생존권 보장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습니다.

탈북민들에 따르면 현재 북한 노동자의 평균 임금은 4천원, 미화로 약 0.5달러에 달합니다. 한편 북한 시장에서 쌀 가격은 1킬로그램당 4천원에 팔리고 있기 때문에 북한 노동자들은 한달 벌어 쌀 1킬로그램도 구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외부 사회에서는 이렇게 초라한 한달 월급을 받으며 북한 노동자들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신기하고 믿기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미국동부에서 가정과 회사들에 카펫, 즉 주단을 까는 개인 사업을 하는 탈북 난민 한모씨는 보통 한달 1만 달러 이상 벌 수 있다고 말합니다.

한 모씨: 시간당 페이를 하면 시간당 117달러인가, 북한에서 한달에 월급이 뭐 5천~6천원이라고 하니까 그러면 한달 월급이 1달러도 안되지요. 우리는 시간당 117불인데. 우리는 개인 비지니스이니까. 하루에 천불 짜리도 하고, 500달러짜리도 하는데, 뭔가 잘못되어서 시간제 노동을 하면 시간당 한 117달러 나오더군요.

한씨는 미국에서 탈북자들도 열심히 일하면 기술직 근로자들만큼 수입을 올려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한씨: 미국에서 한달에 1만 달러 버는 사람들이 몇이나 되겠어요? 변호사들도 있고, 의사들도 있겠지만, 우리처럼 북한사람들이 배운 것도 없는 사람들이 일해서 그만큼 번다는 게 적은 돈은 아니지요. 북한에서 몇 년 일해야 100달러를 벌겠는가?

<가요: 메데가 녹취>

기나긴 착취에 시달려오던/ 무산자대중아 궐기 하여라/ 오늘 하루 온종일 스물네 시간/ 가렬한 계급전이 시작되였다….

150년 전 미국땅에서 울려 퍼진 노동자들의 힘찬 투쟁 가요는 오늘의 노동시장의 환경을 만드는 데 많은 기여를 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노동자들의 국제적 명절 5.1절을 맞아 미국과 남한, 그리고 북한 노동자들의 인권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지금까지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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