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유행어, ‘보복 여행’과 ‘보복 소비’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21-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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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유행어, ‘보복 여행’과 ‘보복 소비’ 워싱턴 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지난 2일 여행객들이 걸어가고 있다.
/AP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여행은 어느 사람이나 다 좋아합니다. 사람들은 일이나 유람, 휴식 등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타 국가, 다른 지역으로 종종 여행을 떠납니다.

북한 주민들은 여행이라고 하면 단지 기차를 타고, 버스를 타고 가족 친척 집을 찾아가는 정도로 생각합니다. 이마저도 여행증이 있어야 갈 수 있으니, 일반 주민들에게 여행이라는 말은 사치에 불과합니다.

더욱이 신종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비상방역조치가 취해 짐에 따라 북한 주민들은 여행은 꿈도 꿀 수 없다고 합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은 최근 유행하는 보복여행과 보복소비 그리고 북한의 여행 환경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연합뉴스 티비 녹취>: 미국 전역의 주요 공항은 여행객들로 붐볐습니다. 미 교통안전청은 현지시간 지난 목요일(27일) 185만명이, 금요일(28일) 196만명이 항공기를 이용하며 코로나 대유행 기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전미자동차협회는 이번 연휴 기간 여행객이 전년보다 60% 늘어난 3,700만명으로 추산했습니다.

1년 넘게 코로나19 대유행 속에 억눌렸던 '여행' 심리가 한꺼번에 폭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휴 기간 3천 700만 명 이상이 여행을 떠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습니다. 연휴를 앞둔 공항은 여행가방을 끌고 가는 탑승객들로 이미 붐비기 시작했고, 창구마다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이 녹음은 백신이 접종되면서 미국 사람들이 휴양지와 명승지, 디즈니랜드와 같은 놀이동산으로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모습을 보도한 남한 텔레비전 채널 A 보도입니다.

미국에서 지난 5월 31일 메모리얼 데이, 즉 ‘추도기념일’을 맞아 사흘간의 휴식 연휴를 맞아 국내 여행객이 크게 늘었습니다. 언론 매체들은 이번 연휴기간 약 3천700만명의 미국인이 여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2천500만 북한인구보다 더 많은 미국인들이 여행을 한 셈입니다.

미국 성인의 백신 2차 접종률은 6월 5일 기준으로 이미 50%를 넘었는데, 이미 접종한 사람들은 해외여행을 해도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가면 그 나라 방역지침에 따라 2주간 격리할 수 있기 때문에 외국보다는 국내 여행을 더 선호하는 편입니다.

요즘 유행되는 말 중에는 ‘보복여행’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백신 접종률이 오르면서 억눌렸던 여행 수요가 한꺼번에 폭발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비행기와 배를 타고, 외국을 마음대로 여행했습니다. 비록 위험지역은 여행제한 지역으로 설정되어 사람들이 잘 가지 않지만, 관광지에는 인파가 넘쳐났었습니다.

2018년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세계 명소 50곳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유명지로 꼽힙니다.

50대 명소 1위는 미국의 그랜드 캐니언(Grand Canyon). 이곳에는 445킬로미터의 대협곡이 장관을 이룹니다.

2위는 호주의 최대 산호초 지대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Great Barrier Reef)를 비롯해, 미국의 라스베가스, 뉴욕과 로키산맥을 비롯하여 세계 유명 관광지마다 코로나 시기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어졌습니다.

하지만, 백신 접종이 이뤄지면서 사람들이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여행을 폭발적으로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보복 여행의 가장 큰 수혜주인 항공산업과 호텔, 민간숙박업체 주가가 일제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편 ‘보복여행’이라는 말과 비슷하게 ‘보복소비(revenge spending)’란 말도 유행하고 있습니다.

보복소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외부적 요인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보복하듯 한꺼번에 분출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동안 사람들은 오랫동안 재택근무와 ‘방콕’ 즉 방에만 머무르면서 쇼핑 등을 제대로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백신이 보급되면서 소비가 폭발할 것으로 경제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성인남녀 5명 중 2명은 코로나19로 인한 스트레스를 사치스러운 소비로 해소하는 이른바 ‘보복소비’로 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람들이 보복소비를 하는 이유는 “코로나19로 우울함이 깊어져서 원하는 물건사기로 해소하려고 한다”는 답변이 50% 넘게 나왔습니다.

세계 최대 경제대국인 미국에서는 1조 9천억 달러가 넘는 초대형 ‘보복소비’가 예고되어 있습니다. 코로나 기간 1년 넘게 축적된 초대형 저축액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올 것에 대비해 쇼핑몰과 시장, 상점은 물론 고급 자동차, 고급 가구점도 손님 맞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백신접종을 하지 못해 여행규제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은 2020년 2월 신종코로나 비루스 전염병이 확산되자, 제일먼저 국경을 봉쇄하고 감염경로를 차단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북한이 공표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전염병예방법’에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감염경로를 원천 차단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가 전파되었다는 보도가 나가자, 북한이 북중 국경을 완전 봉쇄한 것은 감염경로를 막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로 평가받았으나, 다른 나라들이 백신 접종을 하면서 여행 규제가 풀리는 것과 달리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북중 국경 사정에 밝은 한 중국 상인은 “중국에 파견된 외화벌이 일꾼들과 파견 식당종업원들을 비롯하여 외교관들도 일체 북한으로 입국할 수 없다”면서 “해외에서 철수하기 위해 중국에 머무르는 외교관들도 몇달째 중국에 머무르는 상황”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했습니다.

중국주재 북한 대사도 베이징으로 파견될 당시 압록강 철교를 걸어서 건너갔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북한내 취재 협조자들에 따르면 북한은 평양시로의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오는 사람들에게 여행증을 발급하지 않아 열차는 텅 빈 채로 운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도와 도 사이를 오가던 서비차, 서비버스들에 대한 장거리 운행증도 발급해주지 않아 일반 주민들은 다른 지방으로 갈 수 없게 되었다고 합니다.

게다가 집단 감염을 막는다고 갈 곳 없어 몰려있는 사람들의 집합처로 알려진 역전 대합실을 봉쇄해 사람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세계적으로 사람들의 이동을 여행증으로 통제하는 나라는 북한이 유일합니다. 여행증발급 권한을 가진 안전부는 여행증이 없는 사람들을 단속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여행객들의 물건을 회수하거나 몰수해 북한 주민들의 원성이 높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여행증 검열을 경험했던 미국에 정착한 한 탈북민의 증언을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미국 탈북 남성: 여행증 검열은 열차 승무안전원들이 하지요. 그 사람들이 여행증 검열할 때는 기차가 어느 역전에 섰다고 하면, 어느 열차칸 검사한다고 하면 기차가 떠날 때 양쪽으로 오릅니다. 양쪽으로 조여 들어가면 사람들이 빠질 데 없어요. 그러면 걸린 사람들을 한 줄로 쭉 세워 가지고 단속칸으로 데려가서 사타구니까지 다 뒤지지요. 돈 이 있는가 하고요, 여행증 없이 가다가 걸리면 범죄자로 모는 것이지요.

그러면 단속된 사람이 그 돈을 다 버리고 도망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안전원들이 돈을 빼앗아 자기들이 가지고 있으니까, 그에게 도망칠 기회를 주면 이 사람은 도망치게 됩니다. 이 돈을 어디서 났는가, 이 열차에서 도둑질한 것 아닌가 하고 위협하고, 그가 도망칠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 돈은 누가 가집니까?

북한에서 10호 초소는 도로 행인들의 여행증을 단속하는 곳으로 악명 높습니다. 이 10호 초소는 국가보위성 산하 초소로, 국경과 연결된 도로들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함경북도가 고향인 이모씨도 보위부 10호 초소 때문에 국경이 완전 봉쇄되어 북한 가족들에게 생활비도 보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모씨: 김책에서 길주까지 기차로 한 시간이면 가지 않나요? 가장 악명 높은 초소가 고무산 10호 초소와 길주 초소 아닙니까?

현재 세계적으로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는 나라는 북한을 포함해 6개 나라 뿐입니다. 북한도 국제사회로부터 백신을 보급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분배 감시 요원들을 받아들이라는 요구에 응하지 않아 지연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에 백신이 언제 들어갈지도 기약할 수 없습니다.

북한에 하루 빨리 백신이 보급되어 경제생활을 정상화하고 주민들이 자유롭게 여행을 할 수 있게 되기를 국제사회는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지금까지 최근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보복여행과 보복소비 그리고 북한의 여행 환경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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