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야구로 북한인권 알리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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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세계 유일의 청소년 야구단, 평화통일를 여는 야구단 등 다양한 수식어가 따라다니는 야구단이 있습니다. 바로 탈북청소년들로 구성된 ‘챌린저스’ 야구단인데요. 얼마 전 미국을 방문하고 의미있는 족적을 남겼습니다.

챌린저스 탈북 청소년 야구선수들은 미국 메이저리그 경기를 관람하고, 미국 유소년 야구팀 전문 코치로부터 훈련지도를 받고, 줄리 터너 미국무부 북한인권특사와 경기를 함께 관람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한 탈북청소년 야구 선수는 “야구를 통해 북한인권을 알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미국을 방문했던 챌린저스 야구단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 메릴랜드 Greencourt Innovation Center] 챌린저스! 박수소리….

지난 22일 워싱턴 디씨 인근 메릴랜드 그린코트 이노베이션 센터에서 미국 내셔널 유스팀(청소년)의 채드 코데로 코치가 챌린저스 선수들에게 야구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채드 코데로 코치: So when you are throwing…(공을 던질 때는 손이 뒤로 가야되고, 그리고 뒤에 있는 다리가 멈춰있지 말고 앞으로 와야 한대요.)

탈북 청소년 12명이 속한 챌린저스 야구 방문단은 21일 미국에 도착하여 백악관과 소미소니언 박물관, 내셔널 파크 야구경기장을 돌아보고 미국 청소년 야구팀 코치로부터 훈련 지도를 받고 있는 것입니다. 원래는 야외 훈련장에서 직접 훈련을 받고, 줄러 터너 대사가 시구, 즉 직접 필드에서 경기 시작할 때 공을 던지는 의식을 치르기로 했으나 비가 오면서 실내에서 대체하게 된 것입니다. 채드 코치는 워싱턴DC의 프로야구팀인 내셔널스 투수 출신으로 현재는 워싱턴 내셔널스 유스 야구단 코치를 맡고 있습니다. 이번 챌린저스 팀의 방미 일정을 돕고 있는 사단법인 새한반도야구회 강고은 미주 이사의 말입니다.

강고은 이사: 채드 코데로 코치님을 잠깐 설명하자면 2005년에 내셔널리그 세이브왕 JTBC 인기 프로그램인 최강 야구에 김선우 선수와 룸메이트고 절친이기도 했던 선수이에요. 근데 이번에 워싱턴 내셔널스 유스 아카데미의 코치로 다시 오시면서 저희랑 이렇게 귀한 인연이 되어가지고 여기까지 오셔서 레슨하고 저희 친선 경기를 도와주시게 되었습니다.

챌린저스 선수들이 한사람씩 나와 야구 공을 던질때마다 박수 소리가 터집니다. 채드 코치는 선수들과 나란히 서서 공을 잡는 방법과 던지는 자세 등을 가르쳐줍니다. 서로 말도 안통하는 사이였지만, 탈북청소년들은 코치와 대화를 나누려고 말도 겁니다.

탈북 청소년: 저는 작년에 야구를 시작한 1루수 입니다.

챌린저스 야구단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야구단은 탈북청소년들의 도전 정신을 담고 있습니다. 이번 미국 방문에는 챌린저스 야구단을 처음 세울때 기여한 김현 이사와 탈북민 출신 김성일 이사장이 함께 했습니다.

김성일 새한반도 야구단 이사장의 말입니다.

김성일 이사장: 저희 새한반도 야구회는 설립 초기부터 야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많은 교류, 또 시민과의 교류, 또 미국과의 교류 이런 것들에 많이 집중을 해 왔습니다. 또 설립 초기부터 미국을 방문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6년 동안 열심히 해왔고, 오늘 최종적으로 미국에 와서 이런 좋은 행사를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합니다. 앞으로 여러분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하고 또 지속적인 소통과 교류를 통해서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강고은 이사의 말입니다.

강고은 이사: 챌린저스 팀은 2018년에 탈북 청소년이 한국에 잘 정착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립되었습니다. 이제 "좋은 친구 내가 좋아하는 친구를 사귀려면 그 친구들이 좋아하는 걸 해라" 이런 말이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처럼 한국 친구들과 친해지려고 여러 가지 사연들이 있겠지만 야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강 이사는 “2년이 넘는 준비 끝에 드디어 탈북청소년야구단이 미국에 오게 됐다”며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경기장도 방문하고 미국의 수도 워싱턴도 돌아보면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에서는 미국의 상징적인 스포츠인 야구를 금지하기 때문에 탈북 청소년들에게는 낯선 종목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구단을 꾸린 것은 탈북청소년들로 하여금 한국 친구들과 어울리게 하기 위해서였고,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차별을 극복하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었다고 합니다.

현재 야구는 미국과 일본, 한국 등에서 가장 인기 있는 체육 종목으로 그야말로 ‘자본주의 스포 츠’입니다. 야구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전용 경기장과 비싼 체육용품, 장비 등이 들어가기 때문에 웬만한 선수들이나 국가에서도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야구가 그만큼 인기 있는 종목이기 때문에 뛰어난 선수들은 한해에 수천만 달러의 연봉을 받기도 합니다. 특히 이 경기는 팀 전체 성원들이 하나로 합쳐져야 하기 때문에 팀워크가 매우 중요합니다.

김 이사장은 사회적응이 어려운 탈북청소년들의 어려움을 감안하여 2018년에 대안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모여 야구단을 꾸렸고, 야구의 본고장 미국 방문을 꿈꿔왔는데 드디어 그 꿈이 실현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이곳 관계자들에 따르면 챌린저스 탈북 청소년들은 매주 금요일 모여 야구 연습을 한다고 합니다. 야구공이 둥근 것처럼 인간 관계도 둥글둥글하게 선수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다는 간단한 이치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서로 모여 야구 연습도 하고 대화도 나누면서 아픈 상처도 치유받고, 친구를 만들어간다는 겁니다. 챌린저스 팀은 이번에 미국의 내셔널리그 유소년 야구단과 친선경기도 약속되어 있었습니다. 야구 경기뿐 아니라 외국 친구들도 사귀고 국제사회와 보다 긴밀한 관계를 맺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챌린저스 야구단의 방미 출정식에 들러 야구 선수들에게 야구를 통해 도전과 희망을 배우고 있는 데 대해 격려하고, “자유를 향한 홈런”이라고 새겨진 야구공을 선물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유통일 대한민국 국가대표 꿈나무로서 야구 본고장인 미국으로 출정하는 것을 축하했습니다.

챌린저스 야구팀은 미국 뉴욕의 UN 본부를 방문하고 미국 인권재단을 방문했고, 메이저리그(MLB)양키스 경기도 관람하는 등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나갔습니다. 특히 워싱턴 디씨에서는 미국무부 줄리 터너 북한인권특사와 한국 대사, 통일부 장관 등 정부 관계자들도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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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 터너 미국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탈북청소년 야구선수들을 격려하고 있다. /RFA PHOTO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는 챌린저스의 미국 방문을 환영하고, 미국에서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기를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줄리 터너 특사: 오늘 이런 행사를 통해서 정말 미국에 살고 있는 한인 청소년 여러분들이 북한의 실상 그리고 통일을 위한 노력을 우리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알 수 있고 또 우리가 소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요.

새한반도 야구단의 탈북 청소년들 가운데는 탈북과정을 거치면서 상처를 입은 선수들이 적지 않습니다. 김문혁 선수는 양강도 출신으로 지금으로부터 7년전 북한을 떠났습니다.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와 함께 탈북한 그는 자신이 야구에 취미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김문혁: 제가 한국에 와서 공부가 부족해서 일반 초등학교 다니다가 졸업하고, 북한애들과 중국애들이 같이 다니는 학교에 갔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까지 다니다가, 여명학교으로 옮겨갔어요. 동아리를 돌아다니다 야구를 보게 되었어요. 오야 이거 재미있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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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청소년 야구 선수 김문혁씨가 인터뷰하고 있다. /RFA PHOTO

그는 미국 메이저리그 양키스 경기관람을 통해 야구 세계에 대한 포부를 가졌다며 미국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문혁: 만약 류현진처럼 미국에 와서 한다면, 만약에 그런 기회가 생긴다면 진짜 최선을 다할 것 같아요.

계속하여 그는 “야구를 통해 북한인권을 알리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김문혁: 북한이라는 나라가 독재주의 이지 않나요? 이걸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은 하늘보다 땅보다 더 많은데 그걸 알릴 방법은 야구가 맞는 것 같아요.

김성일 이사장은 정치적 긴장관계에 있던 나라들도 스포츠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화해하는 사례도 있었다며 앞으로 야구가 남북통일에 기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탈북청소년 야구팀 챌린저스의 미국 방문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편집 한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