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북, 허리띠 조여 만든 포탄 정찰위성 기술과 맞바꾸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4월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국가우주개발국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4월 보도했다. (Photo: R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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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아마 북한 청취자 여러분은 요즘 정찰위성 발사 소식 많이 접하고 있을 겁니다. 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난 사실도 기억하실 겁니다. 이 두 사건이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 의아해 하실 텐데요. 남한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포탄 등 군수물자를 러시아에 제공한 대가로 정찰위성기술을 지원받았다고 확인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북한이 최대 1000개 방통(컨테이너) 분량의 장비와 군수품을 러시아에 공급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정권은 수백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던 고난의 행군시기에도 나라를 지키기 위해 선군정치를 강화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해왔습니다. 하지만, 북한과 러시아간 군사 거래를 통해 수십만명의 인민들의 죽음을 방치하면서까지 만든 포탄을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 즉 반 인륜범죄에 제공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시간에 자세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북한 중앙 TV는 최근 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 이후 성공소식을 대대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북한 중앙 TV 녹취: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현지에서 정찰위성 발사를 참관하시었다.

북한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만리경-1호'의 발사 현장에서 작업자들에게 둘러싸여 환호를 받는 모습을 비롯하여 정찰위성에서 수신된 각종 자료들을 보도하는 등 성능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또 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남한의 진해, 부산, 울산 등 주요 군사요충지들과 부산항에 정박해 있는 미 해군 핵 항공모함 '칼빈슨'호 사진 등도 포착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보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심지어 평양시간 25일 새벽 5시 13분 22초 정찰위성이 미국 하와이 상공을 통과하며 진주만의 해군기지와 호놀룰루의 미공군기지 등을 촬영했다고 주장하는가 하면, 미국 버지니아주의 핵항공모함 건조지역과 미국 워싱턴 디씨의 백악관과 포토맥 강변의 미국방부 청사인 펜타곤 등을 촬영한 자료를 김정은 위원장이 구체적으로 보고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이 정찰 위성의 실효성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습니다. 미국과 남한 전문가들은 북한이 1차 정찰위성을 쏘았다가 실패한 잔해를 남한과 미국 군당국이 건져다 조사한 결과 해상도가 3m 수준으로 확인됐습니다. 즉 사진의 점 하나 크기가 가로 세로 3미터라는 소린데, 정찰위성으로 가치가 있으려면 해상도가 1m급 이내로 되어야 한다는 겁니다.

현재 미국의 정찰위성이 갖춘 사진의 해상도는 가로 세로 10cm로, 즉 테니스 공 크기까지 식별할 수 있는 수준으로 알려집니다. 북한이 공개한 과거 위성 사진이라는 것도 현재 미국의 민간 인터넷 기업 구글이 운영하는 구글 지도로 얼마든지 볼 수 있는 것들입니다. 예를 들어 구글지도로 하늘에서 백악관을 내려다 보다가, 좀더 자세히 보고 싶으면 길거리 지도로 전환하면 백악관을 지키는 경호원의 얼굴까지도 볼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 개방된 나라라면 백악관과 펜타콘의 모습을 보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라는 겁니다.

북한에서 무역일꾼을 하다 남한에 정착한 함경북도 출신의 김성철(가명)씨의 말입니다.

김성철씨 : 촬영이랑 제대로 하는가? 아직까지 뉴스 나오는 걸 보면 (북한) 관계자들은 성공했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위성에서 촬영한 것을 공개하지 안하지 않습니까?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북한의 위성 사진 촬영 주장과 관련해 “북한 위성이 촬영한 이미지에 대해 제공할 수 있는 정보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다 볼 수 있는 지도정보를 마치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하자마자, 다음날부터 전부 다 찍어 볼 수 있다고 자랑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신원식 남한 국방부 장관은 한 텔레비전에 출연해 북한의 정찰위성이 정상궤도에 진입하더라도 정상적인 정찰임무를 수행하려면 상당한 기간이 걸린다며 "괌 사진을 찍었다는 것은, 위성 분야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다면 (발사) 첫날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굉장히 기쁜 나머지 좀 오버(과장)하는 것 같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 북한은 어떻게 정찰위성 발사에 성공했을까요?

우선 남한 국가정보원은 러시아가 북한에 정찰위성 기술을 제공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국정원은 “ 북·러 정상회담 당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북한의 발사체 자체를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혔다”며 “회담 후 북한이 설계도 및 1·2차 발사체와 관련한 데이터를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가 그 분석 결과를 (북한에) 제공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습니다.

러시아는 북한으로부터 포탄 등을 지원받은 대가로 정찰위성 기술을 넘겨준 것으로 된다는 겁니다.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북한이 최대 1000개 컨테이너 분량의 장비와 군수품을 러시아에 공급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백악관은 또한 북한 나진에서 운송을 위해 조립된 300개의 컨테이너 사진도 공개했습니다. 이 발표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뒤에 나왔습니다. 비밀스런 두 나라 지도자들의 거래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한미 정부는 북한은 최소 백만발의 포탄을 러시아에 제공하고,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그 대가로 북한 김정은에게 군사정찰위성 발사 기술을 넘겨주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북한 매체는 정찰위성발사 뒤에 숨은 이러한 내막을 보도하지 않고 있습니다. 탈북민들은 북한 김정은이 정찰위성에 목을 매며 지난 70년 이상 인민의 허리띠를 조이면서 생산한 군수물자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북한 김씨 3대 정권은 인민경제 보다는 국방력 강화에 온 나라의 자원을 쏟아부었습니다. 김일성 주석은1962년 경제건설과 국방건설 병진노선을 제시하고 평안북도와 자강도 산간지역에 군수공장을 대대적으로 건설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북한 대외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강당은 “한손에는 총을, 다른 한손에는 낫과 마치를!》이라는 글에서 “경제건설과 국방건설을 병진시키자면 이전보다 국방건설부문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해야 하는데 그 자금이 하늘에서 떨어지는것도 아니며 누가 선사해주는것도 아니다”며 “국방건설에 필요한 자금은 오직 경제건설과 인민생활에 돌려지는 자금몫에서 돌리는 길밖에 없었다”며 인민경제가 타격을 받았음을 시인했습니다.

당시 북한은 남한보다 잘 살았으나, 그 이후 뒤쳐지기 시작해 현재는 남한이 국민총소득에서 30배나 앞섰습니다.

김정일 위원장 시기에 취해진 선군정치로 주민들의 생활은 더 피폐해졌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들은 김정일의 “현대전은 기름전쟁, 알전쟁” 이론을 잘 알고 있으리라 봅니다. 수백만명이 굶어 죽은 속에서도 김 위원장은 ‘선군정치’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뒤를 이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13년 3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노선”을 제시했고, 7차 노동당대회 연설에서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선군정치를 선택한 것은 옳은 선택”이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 연설 녹취 / 노동당 7차 대회: 우리 인민들은 비록 생활이 유족(풍족)하지는 못해도 전쟁을 모르는 속에 평화롭고 안정된 생활을 누려왔습니다. 이것은 다름아닌 선군정치의 덕이며…

북한은 정찰위성의 성공적 발사를 김정은 치적으로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남한에 정착한 함경북도 출신의 김성철(가명)씨의 말입니다.

김성철씨 : 정은이가 무기를 생산해서 러시아에 공급하는 것도 아직 북한 주민들은 모르고, 북한 사람들이 구체적인 내용도 말할 수 없고, 우리가 볼 때 자기 위대성을 더 높여야만이 굶어죽는 사람들이 참을 것 아닙니까,

북한 주민들에게 이제는 정찰위성을 확보했으니 억제력과 방어력을 상당히 강화했다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하고, 선대에 달성하지 못한 '우주 강국'의 꿈을 김정은 시대에 쟁취했다고 선전해 우상화 시도까지 노리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정찰 위성 발사를 자축하는 연회장에 김정은의 딸 주애를 등장시켜 4대세습 효과를 대대적으로 노리는 것도 이러한 연장선이라는 겁니다.

이처럼 김씨 3대가 70년이상 인민들의 허리띠를 졸라매며 만든 포탄은 김씨 우상화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러시아 포탄 제공 소식을 접한 미국 워싱턴 디씨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한 우크라이나 대학생은 “북한의 러시아 포탄 제공은 무고한 우크라이나 민간인 학살에 공조한 국제범죄 행위”라고 비판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은 북한과 러시아간 밀거래로 성사된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배경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이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