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기자가 본 인권] 탈북민 정착 다룬 소설 신인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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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기자가 본 인권> 진행에 정영입니다. 지난 16일 미국 워싱턴 디씨 지역에서 활동하는 워싱턴문인회가 주최한 제29회 ‘워싱턴 문학’ 신인문학상 시상식이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서 열렸습니다. 시상식에서는 신인 문학상 수상자들이 발표되었는데, 신인문학상 수상작 가운데는 탈북민 정착을 다룬 단편 소설도 포함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오늘 시간에는 이에 관한 자세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이김은 시낭송 녹취/ 이제 여기 왔는데>: 누구는 나무에 매달려 죽어 땅에서 사는 법을 알려주었고…

시 ‘이제 여기 왔는데’의 잔잔한 낭송이 고요를 깨며 참가자들의 심금을 울립니다. 오전 10시 베데스다 도시 중심에 소재한 라이터스 센터(The Writer’s Center), 즉 작가 센터에서 열린 시상식에서는 가작을 수상한 이김은 시인의 낭송을 시작으로 시부분 장려상을 수상한 김문교 씨의 ‘가을 새벽, 센트럴 파크’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수필부문에서는 석민진 씨의 ‘이 세상에 똥손은 없습니다’가 가작에 입상했고, 특히 영문부문에서는 조지 워싱턴 대학에서 영문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서나영 씨의 단편소설 ‘The Land of Canaan’이 장려상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번 공모전은 시와 수필, 단편소설, 영문 등 4개 부문으로 구분돼 실시됐습니다. 김영기 워싱턴 문인회 회장은 수상자들을 격려하고, 입상자에게는 소정의 상금과 상패를 수여했고, 수상작은 다음해 ‘워싱턴문학’에 게재된다고 밝혔습니다.

박진영 아메리칸 대학 철학 종교학과 교수는 축사에서 “최근 세계화의 흐름 속에서도 국경을 강조한 전쟁과 정치, 경제 등 경쟁들이 사실상 더 강화되고 있다”면서 “그럴 때 가장 힘들어지는 분들은 사회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을 비추는 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박진영 교수 :저는 문학학이라는 것은 그러한 사회의 모습을 하나씩 하나씩 섬세하면서도 날카롭게 그려내는 작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럼으로써 삶의 모습을 이렇게 살펴볼 수 있는 그러한 작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서나영 씨는 수상 소감에 대해 이렇게 밝혔습니다.

서나영 씨 :우리나라는 남북이 분단된 국가로 손가락이 뽑힐 만큼 얼마 되지 않는 그런 나라 중에 하나입니다. 그래서 이런 분단의 아픔 가운데 우리가 한국인으로서 사우스 코리안인으로서 이런 부분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썼던 글이고요. 자유에 대한 동경, 그리고 그 아픔과 배고픔을 이겨내고자 그렇게 탈북을 했지만 남한 땅에서도 어떻게 보면 따뜻하게 받음을 받지 못하는 그들의 아픔을 어떻게 녹여내서 한 인간으로서 그들을 바라볼 수 있을까라는 그런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썼습니다.

김영기 워싱턴 문인회장은 “올해로33년째를 맞고 있는 워싱턴 문인회는 신인문학상 대회를 통해 새세대 문인들을 발굴하고 한국의 문화를 널리 알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워싱턴 문인회는 어떤 단체입니까?

김영기 회장 :여기는 우선 등단을 한 사람만 문인회 멤버가 될 수가 있어요. 우리가 한 달마다 모여서 공부를 하거든요. 그래서 이건 전부 어딘가 등단한 분들이라 공부를 계속하는 작가들의 모임이라고 보시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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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관련 소설로 신인상을 수상한 서나영 씨가 소감을 밝히고 있다. /RFA Photo-정영

또한 신인상 응모에는 주제에 상관이 없고 장르도 다양하다고 말합니다.

김영기 회장 :시 부문이 있고 시조, 아동문학 그리고 수필, 소설, 단편소설, 장편소설 그렇게 여러 가지 신문학회가 있고요. 영문학회가 있어요.

현재 남한 사회에서는 해외 문학을 가리켜 이민 문학, 디아스포라 문학으로지칭하고 있습니다. 김 회장은 “고향을 떠나 자기 삶의 터전을 옮긴 사람들의 삶을 그린 다양한 이야기 가운데 탈북민 관련 작품들도 적극 창작할 것을 추천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김영기 회장 :저기 사실은 우리 미국 사람도 멤버가 있어요. 그러니까 자기의 성분이 어떤 거는 상관이 없어요. 글을 쓴다는 그 하나 목적이면 환영하는 거죠. 그러니까 순전히 문학성이 중요한 것입니다.

이번 탈북민 관련 작품을 통해 신인 문학상을 수상한 서나영씨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서나영씨 :저는 서나영이라고 하고요. 저는 조지 워싱턴대학교 영문학 박사 과정을 하고 있습니다.

기자 :이번 수상작품에 대해 좀 소개해 주시겠습니까?

서나영씨 :네 내용은 북한의 한 청년이 대한 이야기인데요. 그 청년이 스토리가 어떻게 시작이 되냐면 남한에 와서 너무 더워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가운데 라디오를 듣게 되고, 그 라디오에서 나오는 이선희 노래를 듣고, 그분이 북한에 있을 때 자기 친구와 같이 이선희 노래를 라디오를 들었어요. 그걸 회상하면서 자기가 북한에 있었던 그런 상황과 그리고 여기 남한에로의 탈북을 어떻게 거쳐서 하게 됐는지 그리고 남한에 와서 그의 어떤 고뇌를 담은 작품입니다.

기자 :소설을 쓰게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서나영씨 :저는 부산 출신인데 부산에 있는 교회에서 탈북민 사역을 했었어요. 탈북민분들이 정착 도와주면서 그때 또 탈북민들을 뵙게 되었고 또 그리고 이웃 주민들 중에서 세탁소를 하시는 분들이 계셨는데 그분들이 탈북민이셨어요. 그래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기도 했고 그래서 좀 의문이 많이 들었던 게 좀 안타까웠죠. 그분들이 배고픔과 또 북한에서도 만족할 수 없는 그런 자유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남한에 왔는데 하지만 막상 와서도 경제적인 어려움, 그리고 어떤 사회적인 차별이나 그런 부분에 있어서 좀 안타까움이 많아서 그런 글을 한번 써보고 싶었습니다.

대체로 남한에서 창작되는 문학작품은 북한에서 자유를 찾아 나온 사람들이 남쪽에서 희망을 얻고 자유를 찾았다는 그런 만족에 관한 작품을 다루고 있는데, 서씨는 탈북민 정착에서의 어려움을 다루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강조합니다.

서나영 씨 :탈북 과정에서 두 청년이 같이 탈북을 하는데 한 청년은 탈북에 성공하지만 같이 탈북을 시도했던 그분은 결국에는 탈북을 하지 못하고 생명을 잃는 상황을 다루고 있는데, 제가 원했던 건 그냥 관심이에요. 남한 사람들이 탈북민들을 볼 때 어떤 북한 사람들에 대한 전반적인 그런 고정관념, 그리고 차별 그리고 그 사람들을 이렇게 말투를 딱 들었을 때 인식이 이렇게 확 바뀐다든지 그런 부분들이 좀 바뀌어야 되지 않나…

기자 :앞으로 계획은요?

서나영씨 :저는 지금 영문학 박사를 하고 있어서 최근 제가 하고 있는 작품은 '사랑의 불시착'이거든요.

북한 남성과 또 남한 여성의 러브 스토리가 어떻게 보면 로미오와 줄리엣의 그런 관계랑 너무 비슷해서 지금 그것을 출판하려고 하고 있거든요.

그는 이번 단편 소설 응모 이전에도 탈북여성의 인권 상황을 다룬 작품을 완성하여 미국 잡지사에 영문으로 기재하기도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등단으로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된 서씨는 앞으로도 북한인권 관련 주제를 계속 다루겠다고 말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은 지난 16일 제29회 ‘워싱턴 문학’ 신인문학상 시상식이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에서 열린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워싱턴에서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에디터 이진서, 웹팀 김상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