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박검열은 북한에만 존재하는 인권침해”

워싱턴-정영 jungy@rfa.org
2019-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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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산의 노인들이 일과 후 아파트 앞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원산의 노인들이 일과 후 아파트 앞에서 얘기를 나누고 있다.
/AP PHOTO

<탈북기자가 본 인권> 세계인권선언 제12조에는 다음과 같이 명시되어 있습니다.

“어느 누구도 그의 사생활, 가정, 주거 또는 통신에 대하여 자의적인 간섭을 받거나 또는 그의 명예와 명성에 대한 비난을 받지 아니한다. 모든 사람은 이러한 간섭이나 비난에 대하여 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가진다”

이 조항은 개인의 사생활 영역인 주택을 마음대로 수색할 수 없다는 세계인권선언 조항으로, 인권의 기본권에 대해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 사는 주민들은 ‘숙박검열’이 개인의 사생활 영역 침해라는 사실을 잘 모릅니다.

북한은 헌법 제79조에 “공민은 인신과 주택의 불가침, 서신의 비밀을 보장받는다. 법에 근거하지 않고는 공민을 구속하거나 체포할 수 없으며, 살림집을 수색할 수 없다”고 명시했습니다.

북한도 세계인권선언에 걸맞는 인권보장을 주민들에게 해준다고 헌법에 약속하고 있지만, 인민보안 단속법 제33조에는 “인민보안기관은 신분등록, 숙박등록, 살림집 이용질서를 어기는 행위를 단속한다”고 규정했습니다.

헌법에서는 살림집을 수색할수 없다고 규정하고, 다른 법에서는 숙박검열을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에는 북한의 숙박검열 실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북한 주민들은 ‘대한 추위’라는 영화를 기억하실겁니다.

일년 중 대한이 가장 춥다고 알려졌지요. 그날 영화속 주인공이 친척집에 가서 숙박등록을 하지 않고 자다가 안전부(경찰서)에서 숙박검열을 나오는 바람에 봉변을 당하는 내용인데요.

영화 내용을 좀더 하자면, 그 친척은 안전원(보안원)이 숙박검열 오자 베란다에 맨몸으로 나가 숨었습니다.

하지만, 숙박검열을 나온 인민반장이 시간을 지체하자, 베란다에 숨었던 주민은 꽁꽁 얼어 그야말로 운신할 수 없을 정도로 동상을 입습니다. 이 영화는 주민들에게 어디를 가든 보안서에 꼭 숙박등록을 해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습니다. 만약 숙박등록을 하지 않으면 영화 속 주인공처럼 망신당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1970년대 북한이 숙박검열제도를 실시하던 때 제작되었습니다.

지금 세계 어디를 봐도 숙박검열을 하는 나라는 북한 밖에 없습니다. 물론 다른 나라에도 경찰이나 검사들이 개인집을 수색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때는 법원에서 발부한 가택수색 영장이 있어야 합니다. 만일 법원으로부터 수색영장을 받지 않고 법관이 가택 수색을 할 경우, 법관에게도 무단 주택침입죄가 성립될 수 있다는 법리적 해석도 있습니다.

주택은 사람들이 먹고 자고 할 수 있는 극히 개인적인 공간입니다. 개인의 사생활을 가장 중히 여기는 외국에서는 주택은 숙박검열이라는 것은 상상도 하지 못한다고 현지인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에는 특별행정구역으로 지정된 평양시와 국경지방에서는 숙박검열이 거의 매일과 같이 진행되고 있다고 탈북자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 시간에는 개인의 사생활영역 침해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의 숙박검열에 대해 탈북자 김동남씨와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북한에서 숙박검열을 경험해보았습니까,

김동남: 우리 국경지대에서는 숙박검열을 정말 밥먹듯이 합니다. 정말 시도때도 없이 해요.

질문: 그러면 숙박검열할 때 보안원이 수색영장을 보여주었습니까,

김동남: 없지요. 제 경험으로 봤을 때 북한에서 숙박검열을 할 때는 인민반장들에게만 통보합니다. 가족들에게는 통보를 해주지 않는 것이지요. (보안원들이)“분주소에서 나왔습니다. 숙박검열 합니다”라고 하면 북한 사람들 인식에는 “아, 이건 응당히 받아들여야 한다”고 인식되어 있습니다.

그러길래 반박도 못하고 “예, 들어오십시오. 볼 수 있으면 보세요”라고 고분고분하게 대하는 거지요. 하지만, (세계인권조항, 북한헌법 조항)이런 조항을 알고 있었다고 하면 주민들이 “수색영장 봅시다”하고 반박할 수도 있지요.

질문: 우리가 북한에 있을 때 구소련영화나 기타 외국영화들에서 “체포영장이 있습니까?, 수색영장이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는 영상들을 본 기억이 있는데요, 그런데 북한주민들은 자기 사생활 영역인 살림집을 보여주면서도 수색영장을 보자고 말을 못하는거지요?

김동남: 못하지요. 그렇게 반박할 수도 없거니와 세계인권선언에 대한 학습을 전혀 받지 못했기 때문에 오직 수색을 응당한 일로 생각하는것이지요. 보안원이 집을 좀 보자고 하면 응당 보여주어야 되는 것처럼 받아들이는거지요.

질문: 숙박검열이 사실상 가택수색이 아니겠습니까, 보안원이 가택을 수색하면 무엇을 봅니까,

김동남: 예를 들어서 누군가가 노동을 안하는데, 갑자기 그 사람의 집에 색텔레비전이 있고 장사하는 사람들의 왕래가 많으면 벌써, 감시체계에 따라 시당이나 안전부로 신고가 들어갑니다.

예를 들어서 A라는 사람이 요즘 분주하게 다니고 그러면 집중 감시가 들어가는 거지요. 흠을 잡아야 하는데, 숙박검열하면서 텔레비전이나 여러가지 집기들이 있는지 확인하는거지요. 예를 들어서 냉장고 색텔레비가 있다고 하면 그 출처를 대라고 하면 말하지 않고는 못견딥니다.

질문: 그러니까, 기본 외래자들이 집에서 자는지를 감시하는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수입대 지출에 맞게 사는지 주민들을 감시하고, 또 어떤 사람들이 오가는지 감시하기 위한 통제체제라고 볼 수 있는데요. 그러면 김선생님은 남한에 있을 때 이런 숙박검열을 경험해보았습니까?

김동남: 한국에는 그런걸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0.1퍼센트도 그런게 없지요. 경찰들이 혹시 오는 경우에는 그 집에서 신고가 들어왔을 때입니다. 그 외에는 절대로 안옵니다. 옆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옆집에 누가 이사오든 상관하지 않고요. 경찰에 신고할 필요도 없고요. 그리고 남의 사생활에 대해서 전혀 관심가지지 않습니다.

질문: 미국도 비슷한데요. 경찰에 신고하기 전에는 경찰이 마음대로 집에 들어오지 못합니다. 주인 모르게 들어올 경우에는 불법 침입죄로 오히려 문제가 될수 있습니다.

북한은 2013년 개정된 헌법 제79조에 “공민은 인신과 주택의 불가침, 서신의 비밀을 보장받는다. 법에 근거하지 않고는 공민을 구속하거나 체포할 수 없으며, 살림집을 수색할 수 없다”고 박아놓았습니다.

하지만, 인민보안단속법 제33조에는 “인민보안기관은 신분등록, 숙박등록, 살림집 이용질서를 어기는 행위를 단속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질문: 김 선생님은 북한의 숙박검열에 대해 남한에 나와 어떻게 느끼셨습니까,

김동남: 예를 들어 북한의 숙박검열을 다른 나라에서 찾아볼래야 볼 수 없는 단어이고, 숙박검열이라는 이 자체가 벌써 인권 침해입니다.

질문: 북한은 인민보안법 제6조에서 “국가는 인민보안단속에서 인권을 유린하거나 직권을 람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규정했습니다.

이렇게 헌법과 인민보안단속법에도 인권유린을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해놓고도 지키지 않는 것이 북한 현행법인데요, 북한 주민들이 몰라서 자기 주장을 못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동남: 그렇지요. 우선 첫째로 모르는 것도 있지만, (보안원들이)악용하는거지요. 자기 직권 가지고 자기보다 아래 사람들에게 “너희들은 우리가 이렇게 하게 되면 무조건 복종해야 한다”는 강압적인 시스템이지요.

질문: 그걸 주민들이 인권침해라고 말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김동남: 아, 예전에는 인권이란 단어조차 북한 사람들은 잘 몰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외국에 사람들이 갔다오고, 그리고 사람의 인권이 어떤 것이구나 하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단속이라든가 구타를 하게 되면 “이건 인권침해다”하고 맞서고 있다고 합니다.

김동남씨는 헌법과 인민보안단속법 등의 모순만 눈여겨 봐도 북한 주민들이 자신의 사생활 영역을 보호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탈북기자가 본 인권> 오늘 시간을 마칩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정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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