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관련해 화제 거리가 됐던 주제에 대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솔직한 의견을 들어보는 ‘탈북자의 소리’ 시간입니다. 오늘은 미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생활에 대한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지난 3월 1일 제이 레프코위츠 특사는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가 주최한 북한인권청문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지난해 5월 이후 현재까지 30명의 탈북 난민들이 미국에 입국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처럼 합법적으로 미국에서 살고 있는 탈북자 이외에도 불법적으로 미국에 입국한 탈북자들까지 포함하면 현재 약 100-200여명의 탈북자들이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최근 남한의 KBS 방송은 미국 내 탈북자들이 북한과는 완전히 다른 언어와 문화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또 한인사회로부터 조차 냉대와 차별을 받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2004년 미국에 입국해 현재 미국 내 한인 동포들을 대상으로 북한 실상을 알리는데 힘쓰고 있는 탈북자 마영애 씨는 언어와 신분문제 때문에 남한에 정착하는 것보다 미국에 정착하는 것이 더 힘든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영애씨는 현재 미국에 망명 신청을 한 상태입니다.
마영애: 사실 미국생활이 너무나 힘이 들었습니다. 우선 언어가 안 통했죠. 남한에서는 그래도 대한민국 국민으로 자격을 인정받았기 때문에 아무 곳에 가나 신분이 정확하고 신용이 쌓였기 때문에 아무 곳에 가서나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가 있지만 미국은 이민의 사회이기 때문에 신용이 쌓이지 않으면 생활을 보장받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고급승용차도 뽑을 수 있는데 미국에서는 신용이 없으면 그런 것이 어렵습니다. 이처럼 이 나라에는 신분이 정확해야만 모든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이 어렵습니다.
또 남한에 거주하다 지난 2000년 캐나다를 거쳐 미국에 불법 입국한 탈북자 오광석(가명)씨도 탈북자들은 미국에 오면 대부분 한인동포 사회에서 차별과 무시를 받으며 힘든 일만 도맡아 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오광석: 북한 사람이라면 일하는데 싼 임금을 주려고 하고 무시하는 경향도 있어요. 미국에 와서 신분이 안 되니까 일하는 것이 거의 3D 업종뿐입니다. 식당이나 건설업이나 그런데서 일하잖아요. 그런데서 일하는 사람들이 북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 은근히 무시합니다.
그러나 오광석씨는 북한을 탈출해 중국에서 숨어 살다가 남한을 거쳐 태평양을 건너 미국까지 먼 길을 온 만큼, 그 정도 고생과 외로움은 각오 했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그런 각오도 없이 허황된 꿈만 가지고 미국에 온 탈북자들은 정착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오광석씨도 미국에 망명신청을 했으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태입니다.
오광석: 북한 사람들이 사회주의 국가에서 살다 왔기 때문에 생활력이 약해요. 그런데다가 한국이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적응을 못한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미국에 마음먹고 돈을 벌겠다고 온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미국에 와서 정착금 준다니까 허황된 생각만 가지고 오니까 미국 생활에 적응이 안 됩니다. 사실은 미국은 이민자 나라잖아요. 이민자들이라면 누구나 처음에 와서 그런 고통을 다 겪습니다.
그러면 우리한테도 건강과 능력만 있으면 되는데 정신상태가 안되어 있어서 정착금 가지고 와서 우는 소리하고. 어떤 사람들은 실제로 몇 만 불씩 가지고 들어와요. 탈북자들이 그런 식으로 살았기 때문에 일을 하려고 안합니다. 일을 소개시켜줘도 제대로 못해요. 그래서 북한 사람들 가운데 미국사회에서 정착이 안 되서 돌아간 사람이 많고, 힘들다고 하는 사람들은 100% 정신상태가 안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민 사회에서 탈북자들을 경멸해도 그것은 탈북자들에게 문제가 많은 것입니다.
또 남한에 거주하다 지난 2002년 미국에 불법 입국해 살고 있는 탈북자 김영철(가명)씨는 특히 말이 전혀 안통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미국사회에 사는 것이 남한에서 사는 것보다 더 힘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여러 민족이 살고 있는 이민국가라는 관대함과 또 풍부한 일자리가 있기 때문에 열심히 일한 만큼의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김영철씨 역시 미국에 불법 입국한 후 망명신청을 한 상태입니다.
김영철: 아무래도 외롭죠. 한국에서는 어디 나가도 생활에 지장이 없는데 여기는 언어도 그렇고 풍습도 그렇고 다른 나라에 왔으니까 외로운 것도 있는데 그것은 감수해야죠. 모든 이민자들이 그 과정을 거쳤는데 우리라고 그 과정을 안 거치겠습니까? 후회는 없습니다. 미국에 와서 잘 살자고 왔는데 왜 후회를 합니까? 개개인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좀 괜찮습니다.
여기는 이민 국가이기 때문에 탈북자라고 해서 다르게 보는 눈도 없고 자기가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면 괜찮습니다. 다른 분들은 일자리 때문에 고민도 하고 고생하는 분들도 있는데 저는 건설 일을 하고 있어서 괜찮습니다. 보수는 한국보다 셉니다. 그런데 대신 한국에서는 한국 정부에서 집을 주니까 집값이 안 나가잖아요, 그런데 여기서는 자기가 벌어서 집값도 내야하고 내야 할 것들이 많으니까 저축하는 것이 한국보다는 못합니다.
현재 미국에서 집수리 자영업을 하고 있는 김영철씨는 앞으로 미국에 정착할 북한인들에게 본보기가 되기 위해서, 사업가로서 미국 사회에서 성공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워싱턴-이수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