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동안 화제 거리가 됐던 주제에 대해 남한에 정착한 탈북자들의 솔직한 의견을 들어보는 ‘탈북자의 소리’ 시간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민주화를 위한 탈북자들의 역할에 대한 얘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올해 들어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해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의 수가 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최근 서울에서는 북한인권단체가 주관한 탈북자 1만 명 돌파 기념대회도 열렸습니다. 대회 참석자들은 탈북자 1명이 북한주민 1명을 구출하는 운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앞서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가 대표로 있는 탈북자 연합 단체인 북한민주화동맹은 올해 12월 열리는 남한 대통령 선거에서 북한 인권 문제 해결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온 좌파 정권의 종식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자유북한방송의 김성민 국장은 앞으로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탈북자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 졌다면서, 탈북자들은 개인의 안위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1만 명 개개인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성민: 탈북자들 개개인이 자신이 탈북자라는 것, 북한 민주화를 위해 본인이 할 일이 있다는 것을 분명히 알고 열심히 일하면 1만 명이라는 숫자가 큰 힘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그냥 자유를 찾아서 왔다. 내 개인과 내 가정만 돌본다고 생각하면 1만 명이 아니라 10만 명이 되어도 소용이 없지 않나 생각합니다. 탈북자 한사람, 한사람, 단체 한 단체, 한 단체가 힘을 모아서 북한 민주화를 위해서 일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중국에 있는 탈북자들을 한명씩 데리고 오는 일, 그리고 북한 주민들에게 라디오나 삐라를 보내서 남한의 현실을 알려주는 일등 가까운데서 자기가 할 일들을 찾아서 해야 합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 찾고, 단체들이 힘을 모아야 합니다.
김성민 국장은 특히 남한의 탈북자들이 북한의 가족들에게 보내는 돈과 외부 소식들은 이미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성민: 탈북자들 가운데 적지 않은 사람들이 휴대폰을 통해서 고향 사람들하고 연결을 하고 있는데 그냥 안부만 묻는 것 같아도 남한 사회의 많은 진면모가 북으로 전달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탈북자들이 북한에 보내는 돈도 무시할 수 없는 액수입니다. 그런 면에서 탈북자들 스스로 북한에 남한 사회를 알리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고 봅니다.
반면, 탈북자 이용화(가명)씨는 탈북자들이 북한의 민주화를 위해 구체적 행동에 나서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탈북자들은 오랫동안 북한의 우상화 정책에 세뇌 당했고, 또 대부분 북한에 살고 있는 가족에게 피해가 갈까봐 활동하는데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이용화: 여기 온 탈북자들이 다 3국에서 피신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다 살기 위해서 왔는데 소리를 내면 본인에게 불리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소리를 낸다는 것은 언론에도 나갈 수 있는데 그런 것들이 북한에 있는 친지들에게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탈북자들은 언론을 기피하고 소극적입니다. 현 상황에서는 탈북자들이 목소리를 높이고 이런 힘은 없습니다. 앞으로 좀 나아는 지겠지만 이들이 주먹 쥐고 나서고 그런 상황은 못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탈북자들은 탈북자 입국 1만 명 시대를 맞아 남한정부의 탈북자 수용 정책과 지원 방안도 재정비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용화씨는 남한정부는 탈북자들의 인권을 고려하지 않고 북한과의 관계와 정부 예산 등을 이유로 더 이상 탈북자들의 입국을 반기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습니다.
이용화: 탈북자가 1만 명이 오기까지는 54년이란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우리 한국정부에서 탈북자들에 대한 대책 안이 구체화 된 것이 없습니다. 그동안 탈북자 관련 법안은 여러 차례 개정되어 나왔지만 사회주의 사회에서 나와 자본주의 사회로 온 사람들이 어떻게 적응하느냐 하는 문제에 대한 구체적 논의가 없었습니다. 앞으로 탈북자 문제를 놓고 고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씨는 특히 중국을 비롯해 제 3국에 머물고 있는 탈북자의 수가 20-30만에 이르는 것에 비하면 남한에 입국한 1만 명은 소수일 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남한정부의 소극적 수용정책 때문이라며, 남한정부는 스스로 목숨을 걸고 남한 공관까지 찾아온 탈북자들에 한해서 그것도 매달 몇 십 명씩 제한해서 입국시키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중국도 탈북자 검색을 강화하고 있어 탈북자들의 남한입국은 험난하기만 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여러 가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탈북자들의 남한입국은 올해 1만 명을 넘어섰고, 앞으로도 그 숫자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입니다. 탈북자 임영선씨의 따르면, 비록 남한에서 경제적인 어려움은 겪고 있지만 자유의 소중함을 알게 된 탈북자들은 북한의 가족과 친척들에게 남한으로 올 것을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임영선: 앞으로 탈북자들이 대한민국에 오는 숫자가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지는 않을 것입니다. 이미 남한에 와서 자유를 찾은 북한 인민들이 이것이 자유라는 것을 알고 현재 북한이나 중국에 있는 자기 가족이나 친척이 자유를 찾을 수 있도록 협조하는 횟수가 늘고 있기 때문에 결코 줄지 않을 것이라는 게 저희들의 견해입니다.
임영선씨는 따라서 남한 내 탈북자들이 크게 소리 내어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가 1만 명을 넘어섰다는 것 자체가 북한 정권에게는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탈북자의 소리’ 시간이었습니다.
워싱턴-이수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