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탈북민들의 남한생활. 이 시간 진행에 김수인 입니다.
탈북민들이 남한 생활에서 어떤 점이 편리하고 좋은지, 오늘은 지난 시간에 이어 20대초반에 한국에 왔다는 전용진 씨 이야기를 들어 볼 텐데요, 대학교에서 이공계를 전공하고 지금 대학원에서 석사공부를 하고 계신다는데요, 북한과 달리 한국에선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키울 수 있어 행복하다고 하는데요, 교육체계가 다른 남한에서 공부하는 과정과 또 북한 남성이 사회에 잘 적응하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전: 안녕하세요. 전용진이라고 합니다. 한국에 온지는 7년차 됐고 지금 30살입니다. 한양대 기계공학부를 졸업했고 지금 대학원에서 다니고 있습니다.
기자: 저희가 북한에서도 살아보고 또 남한에서도 살고 있는데 특별한 경험인 것 같아요. 남한에 오신지 7년 되셨으면 대부분 적응을 하셨을 것 같은데요. 어떠세요? 좋은 점이 있나요?
전: 네. 한국에서 사는 게 좋은 점이 참 많은데요. 일단은 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고, 또 원하는 만큼 공부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또 자신이 마음만 먹으면 정당한 방법으로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이 있다는 게 너무 좋죠.
기자: 네. 남한에선 탈북민들이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게 여러 가지 지원들이 있죠. 개인적으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게 가장 큰 혜택인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가 대학교는 등록금이 지원이 되지만 대학원은 지원이 안되잖아요. 대학원 등록금은 어떻게 충당하셨어요?
전: 지금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데요, 탈북민이라서 따로 지원금을 받는다거나 그런 특혜는 없습니다. 하지만 공대 대학원을 다니다 보니 대학원 특성상 공부를 하면서 일도 할 수가 있는데요. 주로 정부에서 주는 연구 과제들이 있어요. 때문에 그 일을 하면 수익이 생기고 그 돈으로 등록금을 납부하고 있습니다.
기자: 공부하는 분야가 기계공학이라고 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학문인지 설명 해주시면 좋겠네요.
전: 기계공학은 광범위한 학문이에요. 단순히 기계만 다루진 않고요, 산업체의 모든 기술직이나 생산직 산업 전반에 기반 지식을 다루는 학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학부 때는 기초적인 지식을 배우는데 대학원에선 다른 학문과 융합해서 새로운 학문을 만들기도 하고요. 쉽게 말하면, 기계공학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핸드폰을 예로 들 수 있는데 핸드폰이 배터리가 열이 많이 나잖아요. 설계를 잘못하면 핸드폰이 터지거나 문제점이 생기는데 어느 위치에 배터리를 넣을 건지 와 같이, 모든 전자제품을 만들 때 기계공학적인 기본 지식이 다 들어가게 됩니다. 기계공학은 모든 산업체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자: 한국에 왔으니 우리가 삶의 변화가 많은 것 같은데요, 북한에선 보통 주민의 자녀가 대학을 다니기가 어렵잖아요. 공부를 잘하더라도 집에서 뒷바라지를 못하면 힘들죠.
전: 저 개인적으론 한국에 와서 가장 행복한 건 20대 초반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탈북민들은 정부에서 무료로 공부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니까 경제적 어려움 없이 공부 할 수 있는 거죠.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서 취업도 할 수 있죠. 남한에서는 북한과 달리 자신의 진로에 대해 장기간 축척해가고 그 만큼 또 발전해 갈 수 있다는 점이 좋습니다. 제가 만약에 북한에서 쭉 살았다면 군 복무를 10년을 하고 30대에 제대가 됐을 텐데 군 복무만 하다 보면 사회에 나갔을 때 살아나갈 수 있는 아무런 능력이 없잖아요, 아마도 국가에서 시키는 일을 하면서 수동적으로 살아갔을 것 같아요. 단순히 수동적인 존재로 말이에요.
기자: 그렇죠. 남자들은 군사복무가 의무잖아요. 굉장히 긴 시간인데 그 동안 공부를 하면 자기 개발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시간이죠. 또 북한에선 개인이 직업의 선택권이 없잖아요, 그런 일은 일부 특권층이나 가능하겠죠. 그리고 우리가 또 대학을 다니려면 생활비가 필요하잖아요. 기본적으로 교통비나 교재비, 식비 이런 게 필수니까요. 어떻게 충당했어요?
전: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한국에는 아르바이트 시스템이 있잖아요. 본인이 편한 시간에 마트 같은 곳에서 일하면 일한 만큼 돈을 받는 거죠. 남한 대학생들도 많이 하는데요. 또 새터민들은 특별히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단체들이 여러 곳 있어요. 장학금을 지원해주는데요 저는 장학금을 받아서 많이 도움이 됐어요.
기자: 네. 학점과 또 가정형편에 따라 장학금을 받을 수 있는 기회도 있죠. 학부 4년과 석사과정은 2년이면 6년을 공부하게 되는데 그 과정을 마치면 앞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고, 또 월급을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잖아요. 보통 어떤 회사에 취업하고 어느 정도 받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전: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떤 학부를 전공하냐 에 따라 연봉은 천차만별인데요, 기계공학과 학생들은 학부 4년을 마치면 한국의 대기업이라고 하는 회사들에 취업을 합니다. 연봉 4천에서 5천만원 정도 받죠. 석사를 마치면 월급은 학부생과 비슷하게 받지만 연봉이 증가하는 속도가 학부 생에 비해 좀 빠르죠.
기자: 네. 한국에서 7년정도 사셔서 이젠 많은 부분에 적응이 되셨을 것 같은데요, 우리가 남북한이 문화가 좀 다르잖아요. 또 사람들 성격차이도 있고 대화할 때 표현방법도 좀 다르고요. 남한에서 살려면 이런 점은 바꾸어야 한다. 그런 게 있을까요?
전: 저도 북한남자니깐요. 성격이 살짝 욱하는 면이 있는데, 특별히 북한 남성들에게 조언해 주고 싶은 건 최대한 주먹을 아껴라 고 말하고 싶습니다. 북한에선 싸움이 나면 남자들끼리 주먹다짐을 하거나 폭행, 그런 행동을 쉽게 하는데, 그럼에도 북한에선 크게 문제가 안되잖아요. 벌을 받는다거나 그런 일이 거의 없으니까요. 반면 남한은 법치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법 질서가 철저합니다. 쌍방간에 시비가 붙어서 싸움이 났다고 해도 시시비비를 따지기 전에 먼저 폭행을 한 사람이 더 많은 법적 책임을 지게 됩니다. 또 책임에 따른 처벌도 큰데요 경우에 따라 벌금을 많이 내야 되고 심지어 상대방이 합의를 해주지 않는다면 감옥에 가게 됩니다.
기자: 북한에선 법보다 주먹이 가깝다라는 얘기가 있듯이 싸울 때 주먹이 먼저 나가는데 한국에서 그렇게 행동하면 정말 감옥에 가게 될 수도 있죠. 혹시라도 싸움에 휘말리게 된다면 주먹보다는 좀 더 지혜롭게 해결하는 게 필요하죠.
네.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인턴기자 김수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