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국을 떠도는 탈북자들: 김옥애 씨의 시집 ‘죽사발 소동’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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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원희 leew@rfa.org

북한을 탈출해 남한으로 입국한 많은 탈북자들은 자신들만이 가지고 있는 잊지 못 한 일들을 글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지금 6년째 탈북자들의 남한 사회적응 교육 기관, 하나원에서 상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옥애 씨가 쓴 시집이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남한 행을 기다리는 탈북자들에게 많은 위로를 주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김옥애 씨가 남한에 입국해서 시집을 낸 것은 정치적 문제도 아니고 이념문제도 아닌 다른 탈북자들과 마찬가지로 가족들의 굶주림 때문이었습니다.

김옥애: 이 책이 누구에게든 전달되어도 탈북자는 조국 반역자가 아니고 오직 굶주림 때문에 가족도 버리고 고향을 뒤에 두고 이렇게 떠났구나 하는 것을 인식시키고 싶어서...

그리고 북한 생활 남한 생활이 너무 달라 글을 써야겠다는 강한 느낌을 받은 것도 또 하나의 다른 이유였습니다.

김옥애: 한국에 입국하면서 북한과의 모든 생활을 대비하게 되었고 또 그리고 북한에서 생활하던 모습 남한의 생활모습을 대비하면서 썼고 또 탈북경로에 대해서 썼고...

김옥애 씨는 중국 길림성에서 태어났는데요 그러다 1960년대 온 가족이 다시 북한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극심한 식량난을 겪게 되자 1998년 북한을 탈출해 중국으로 다시 갔습니다.

김옥애: 탈북은 98년도 1월 달에 했습니다. 중국에 체류했다가 몽골을 통해서 2001년도 한국에 도착 했습니다. 3국을 몽골을 통해서 왔어요 아들과 함께... 아들은 20살에 왔어요. 지금 28살 결혼해서 아기까지 있습니다. 여기 한국에 입국한 것은 천만번도 잘 했다고 생각하지만 항상 북에 두고 온 가족들이 지금 다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나버려 그 생각을 하면 죄책감을 느끼며 사는 거죠.

김옥애 씨는 자신이 안고 있는 모든 어려움 슬픔 등을 글로 옮겼습니다. 중국에서 두만강을 넘던 때를 돌아보며 도강이라는 제목을 시를 썼습니다.

산속에 잠복해 때를 기다리는 순간 몇 끼를 굶주렸는지 모를 창자에서는꼬르륵 꼬르륵 소리 1월 강한 추위에 살을 꼬집어도 감각이 없네앞에 보이는 저 강을 넘어야 하는데 숨소리마저 죽이고 신경을 도사리며기회를 노리는 순간 저 멀리서 비치는 차 불빛, 가까워지는 차 발동 소리 차는 국경경비 검문소 앞에서 멈추어 차 검문을 하는 순간 재빠르게 흰 눈 덮힌두만강 위로 섰다. 가슴은 두근두근 뒷덜미를 잡는 듯 한 공포감 빨리 가자 저 중국땅으로.... 마침 지나던 구름이 달을 가리는 순간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뛰고 또 뛰었다 나도 모르는 순간 어느덧 중국 땅, 그 얼마나 갈망하던 순간인가...

그는 아직도 식량난으로 가족들을 잃은 것을 누구를 탓해야 하는가 하는 의문이 남습니다.

김옥애: 아들, 남편, 어머니, 동생 다 세상을 떠나시고 지금 둘째 아들이 하나 있어요.

이것이 누구 탓인가 내 탓인가 부모 탓인가 아니면 세월 탓인가, 아니다 이것은 분명 정책 탓, 그때는 모르고 당했었지 우물속의 인생 늦게야 알게 된 지나간 세월, 뱃가죽이 등 뒤에 붙은 아들들의 그 때를 생각하면 가슴 찢어져 지금도 맛난 음식을 앞에 놓고도 아사로 잃은 아들, 두고 온 아들 생각하면 눈물이 가리어 먹을 수 없어...

김옥애 씨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남한 행을 기다리다 이 시집을 읽었다는 탈북자들을 하나원에서 심심치 않게 만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 시집에 어떻게 동남아 3국 까지 진출 했는지 의아해 했습니다.

김옥애: 우리 교육생 들이 한 달에 150명씩 입소하는데 그 교육생들이 저를 보더니 선생님 책을 쓰지 않았느냐고.. 해서 저는 특별히 책을 쓴 것이 없는데 책 이름이 무어냐고 물어보니 죽사발 소동이라고 하더라구요. (웃음) 아니 그 책을 어디서 보았느냐 그 책은 여기 하나원 밖에 없는데 하니까 캄보디아 수용소 우리 탈북자들이 입국을 하려고 직결했던 그곳에서 책을 보았다는 사람, 베트남이나 태국에서도 보았다는 사람 많더라구요. 태국에 베트남에 다 갔대요. 그렇다면 이 책이 북한에 안 갔으리라고는 생각 안 해요.

그들은 남한 입국을 기다리는 동안 수용소에서 책을 돌려가며 읽고 바로 자신들의 얘기라 감동을 받고 잊지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김옥애: 그 책을 보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고 북한사실, 탈북 사실 그대로 탈북 경로를 그대로 나타내서 감동 되었다 하면서 이 책을 쓴 사람이 탈북자라는데 한번 만나 보았으면 좋겠다고 그런데 여기오니까 만나게 되었다고 하는 얘기를 자주 들어요.

지금도 매달 하나원으로 들어오는 교육생 들을 통해 탈북자들이 국경을 넘는 소식을 접하지만 온통 반갑지 않은 얘기들뿐입니다.

김옥애: 지금이 더 어려운 것 같아요 우리는 앞뒤 재는 것 없이 그냥 오방 길에 막 넘어온 것 같은데요. 지금오시는 분들은 상황을 다 알고 이제 한국에 가면 어떻게 대할 것 이라는 것을 다 알아요 그리고 탈북 수가 그전에 비하면 3-4배가 증가 했어요 그러니까 중국도 그렇고 북한도 그렇고 단속 통제가 북송 양도 더 많고 하니까 더 힘든 것 같아요 일부 탈북자들이 말하는 것 보니까 실제로 남한으로 오는 수 보다 북송되는 수가 더 많다고 말하는 분들도 있어요.

그는 이제 그동안 만난 수많은 탈북자들과 하나원에서의 생활을 다시 글로 쓰고 싶다며 의욕을 보이고 있습니다.

김옥애: 하나원이라는 자체는 남과 북이 서로 거쳐 가는 통일의 작은 광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 하나원의 노정에 대해 쓰고 싶은 마음의 충동은 가지고 있어요.

탈북자들의 탈출 과정, 중국에서의 생활 또 3국을 통해 남한 입국까지 여러 가지 비슷한 경험을 나누는 탈북자 들은 이제 혼자가 아니라는 마음에서 다시 내일을 기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