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경제생활의 구석구석을 살펴보는 ‘알기 쉬운 남북 경제생활’, 오늘은 ‘옥수수’에 관한 얘기를 전해드립니다.
요즘은 겨울밤이 무척 길죠? 기나긴 밤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입을 궁금하게 하죠. 한국같은 경우, 냉장고에 먹을 것이 가득 찬 요즘이야 언제든지 간식거리를 뚝딱 만들어내지만 예전엔 그렇지 못했었죠. 어른들은 집에서 삶은 옥수수만큼 인기가 좋았던 먹을거리도 없었다고들 말씀하시곤 하십니다. 예전에 겨울철이 되면, 냉동 시설이 없어 삶은 옥수수를 말려 먹었다고들 하시잖아요.
그런데, 이런 옥수수가 바이오 연료인 에탄올의 원료로 각광을 받으면서 수요가 늘어 세계적으로 옥수수 값이 크게 오르고 있습니다. ‘바이오연료’란 한번 쓰면 없어지는 석유나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에 비해 식물을 기르기만 하면 다시 만들 수 있는 연료를 말하는데요, 옥수수, 콩 등 곡물에서 뽑아냅니다. 대표적인 바이오연료로는 바이오에탄올이 있죠.
미국에서는 최근에 옥수수 가격이 지난 1년 사이에 곱절이나 상승했습니다. 지난해 초 시카고 상품거래소에서 부셀, 즉 약 25kg당 2달러하던 옥수수 가격은 현재 4달러가 넘는 수준입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옥수수 재배국일뿐만 아니라, 선도적인 옥수수 수출국입니다.
따라서 미국시장의 옥수수 가격변동은 주목을 받고 있죠. 특히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행한 국정연설에서 미국 석유 소비량의 15%를 바이오 연료 등으로 대체하겠다고 선언한 바로 다음날, 국제 곡물시장에서 옥수수 가격은 1.6%나 급등했습니다. 이런 옥수수 가격은 10년만의 최고치라고 하네요. 부시 대통령의 연설 중 관련대목을 들어보시죠.
Bush: We must continue investing in new methods of producing ethanol -- (applause) -- using everything from wood chips to grasses, to agricultural wastes.
이렇게 옥수수 가격이 뛰자, 미국의 남쪽에 위치한 멕시코에서는 최소 7만여 명이 참여한 반정부 시위가 열렸습니다. 왠지 아세요? 멕시코 서민들이 즐겨먹는 옥수수 전병인 ‘토티야’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어서 불만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멕시코는 그 동안 미국에서 싼값에 옥수수를 수입해왔는데, 최근 옥수수 값이 크게 올랐거든요.
북한에서도 옥수수는 주민 제 1의 주곡인데요. 남의 일만 같지 않습니다. 소위 ‘옥수수 박사’라는 별명을 가진 한국 경북대 농업경제학과의 김순권 박사도 세계 옥수수 가격의 급등이 북한에 미칠 영향에 대해 염려하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김순권: 옥수수는 북한의 주식량인데, 종종 자기들이 옥수수 수입을 하고 있죠. 그동안 미국이나 한국이 원조를 줄때 옥수수를 많이 주었는데, 이제 옥수수 가격이 뛰면 아무래도 양이 줄어들겠죠. 중국도 여태까지는 옥수수를 수출하다가 지금은 자유화 선언을 하고 완전히 수입을 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중국이 에탄올 생산에 무척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옥수수 작황은 그리 부정적이지 많은 않다고 김 박사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덧붙입니다. 지난 1998년부터 북한에 옥수수 관련 지원사업을 펼친 김박사는 옥수수 농사 성공이 연간 100만 톤 이상의 북한 식량생산에 기여했다고 자평했습니다. 한국의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량은 448만 톤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김순권: 작년에 옥수수 농사가 굉장히 잘 되었습니다. 내가 여태까지 본 중에 제일 잘됐어요. 제가 그동안 한 3년 동안 북한에 못 갔었죠. 그랬다가 작년에 가봤는데, 옥수수 농사가 정말 잘 됐습니다. 평양도 가보고, 온산 옥수수농장이라고 여러 현장에 다녀봤죠.
예로부터 한반도의 중부 산간지나 북부지방에서 완숙한 이후에 수확해, 식량으로 이용되던 옥수수. 자동차 연료를 만들기 위해 옥수수가 계속 각광을 받는다면, 본래 용도인 식량과의 경합이 불가피해 지겠죠? 사람이 먼저냐, 자동차가 먼저냐. 이것이 문제입니다.
워싱턴-장명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