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남북경제생활: 단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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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장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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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심양에 위치한 <평양단고기집> - RFA PHOTO/박성우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왔나 했더니 다음 주면 벌써 6월이 우리 곁을 찾아옵니다. 올해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데요, 더위에 지치게 되면 식욕이 떨어지고 금방 피로해지기 마련이죠.

북한에는 “5-6월 단고기 국물은 발잔등에 떨어지기만 해도 약이 된다”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이 더운 여름을 나는데 뭐니 뭐니 해도 단고기를 꼽습니다. 단고기는 ‘개고기’를 일컫는 북한식 표현인데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단고기를 좋아한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달리니 없어서 못 먹을 뿐이라는군요. 평양출신 탈북자 이금룡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이 씨는 지난 2004년 9월에 탈북 했습니다.

이금룡: 많죠. 단고기집이 많아요. 원래 평양의 동대원구역 신흥동 단고기가 제일 맛있다고들 했는데요, 통일거리에 단고기집 큰 게 들어서면서 거기가 잘한다고 해서, 거기에 사람들이 많이 갔어요.

이 씨가 말한 통일거리의 단고기집은 ‘평양 단고기집’을 말하는데요, 400명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크고, 또 요리도 등뼈, 갈비찜, 보쌈 등 70가지가 넘는다고 합니다. 지난 2000년 평양에서 남북장관급 회담이 열렸을 때 남북대표단이 이 식당에서 부위별로 5가지 요리가 나오는 ‘단고기 코스’로 점심을 먹기도 했었죠.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이 최근 중국 심양지역에 해외지점을 낸 ‘평양단고기집’을 취재차 방문했었는데요, 중국 사람들에게도 인기 만점이라고 합니다. 이 식당 복무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복무원: 단고기는 국물이 기본입니다. 이거 다 잡숴야지 안 됩니다. 땀을 흘리면서 잡숴야지 병균이 다 바깥으로 나온단 말입니다.

단고기를 즐기는 북한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남한에서는 단고기를 드러내놓고 먹기를 삼가는 편입니다. 이름도 단고기, 개고기로 부르지 않고, 몸을 보호한다는 ‘보신탕,’ 사철 내내 먹을 수 있다는 ‘사철탕’ 등으로 순화해서 부르고 있습니다. 왜냐면 개고기를 혐오식품으로 인식하는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렸을 때, 남한정부는 개고기 식당을 서울 4대문 밖으로 몰아냈습니다. 게다가, 남한에서는 시시때때로 개고기 먹기 반대집회까지 갖는 동물 보호 민간단체들도 꽤 됩니다. 이 원복 한국 동물연합대표의 말입니다.

이원복: 북한은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개고기가 애용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저희 대한민국, 남한은 세계적으로 경제 10위의 경제대국이고, 꼭 인간과 가장 친숙하고 또 인간에게 사랑과 정을 주는 발유동물인 개를 잡아먹는 것은 없어져야할 악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도, 초복이 되면 서울에서 사무실이 밀집한 강남이나 종로구 일대 유명 보신탕집은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고 합니다. 강남에서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40대 양민 씨의 말입니다.

양민: 지금은 강남 같은데나 큰 사거리에도 보신탕집이 다시 생겼어요. 젊은 사람들도 많아요. 젊은 아가씨들까지도 많이 먹습니다. 특히 강남의 좋은 보신탕집에 가면, 거기는 식당자체를 아주 깔끔하게 해놓았어요. 깔끔하게 깨끗하게요. 보통 ‘보신탕집’ 그러면 옛날에는 뭔가 허름하고 지저분했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더 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저와 같은 경우는 식구들, 아이들까지 데려가서 같이 먹죠.

가격은 보통 보신탕 한 그릇에 만 원 정도 합니다. 만원이면 미국 돈으로 11달러 정도입니다. 양씨의 경우, 보신탕 한 그릇에다 ‘수육’도 시키는데요, 일인분에 이만오천원정도한다고 하네요. 이만오천원이면, 미국 돈으로 27달러 정도. 북한 일반 노동자 열 달 월급 값이니, 싼 음식은 아닌 셈이죠.

전통 보양식을 즐기느냐, 철폐되어야 할 왜곡된 보신문화냐. 글쎄 그 판단은 청취자 여러분이 알아서 해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