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남북경제생활: 주택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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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간 경제생활 잘 하셨습니까? 남한에서는 최근 유명 방송 연예인인 (탤런트) 이 찬씨와 이민영씨가 결혼한 지 12일 만에 파경을 맞은 소식이 큰 화젯거리입니다. 경제생활 이야기에 웬 파경소식이냐구요? 이들을 파경으로 몰고 간 이유 중의 하나가 '장모의 30억 원 아파트 요구'이기 때문입니다. 미화로 325만 달러 정도나 되는 집값이 문제인 거죠.

이 찬씨는 기자회견을 하며 이렇게 물었습니다. "나이 31세에 3억5,000만원의 49평형 전셋집이 작은 것인가?"라구요. 3억5,000만원이면, 미화로 대략 38만 달러인데요, 이 씨의 주장은 그렇지 않아도 집문제로 고민하는 많은 남한주민들의 가슴에 불을 질렀습니다. 3억 5,000만원의 49평형 전세아파트는 일반인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남한에서 '전세'란 집주인에게 일정한 돈을 맡기고 집을 일정기간 동안 빌리는 것을 말합니다. '전셋집'이란 따라서 일정 금액의 돈을 담보로 빌려주고 쓰는 집을 말하는데요, 북한에서는 '도세집'이라고 하죠.

그렇다면, 남한 신혼부부들은 첫 살림을 시작할 때 어떤 규모의 보금자리를 마련할까요?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어림잡아 액수와 규모를 알 수 있는 통계는 있습니다. 남한의 보건복지부가 지난 2005년에 신혼부부 305쌍을 조사한 결과, 신혼부부 한 쌍의 평균 결혼비용은 1억3000만 원 정도였습니다. 이 가운데 무려 66%인 8570만 원 정도가 주택 마련 비용으로 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신랑이 주택 관련 비용의 대부분을 지출하는 것으로 밝혀져 주목을 끌었습니다.

조사결과에 의하면, 남한의 수도 서울과 수도권 지역에서는 8,000만원에서 9,000만원, 미화로는 대략 8만7000 달러에서 9만7000달러 정도의 액수로 전세 17평에서 20평형대를 구할 수 있다고 하네요.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40대 초반의 홍상미씨는 아이가 있는 경우에는 이 보다 더 큰 평형을 선호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말합니다.

홍상미: 보통은 한 2억에서 2억5000 사이예요. 보통 30대나 40대 정도면, 우선 국민평형인 32평 정도를 많이 하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조그만, 그러니까 인기지역이 아닌 지역, 변두리지역에서 시작했거든요. 23평에서 시작했습니다.

북한의 경우는 어떨까요? 북한에서는 계층과 지역에 따라 독립가옥이나 아파트 등을 임대형식으로 할당받아 사용하고 있는데요, 주택부족이 상당히 심각해서, 신혼부부의 경우, 4년에서 5년을 기다려야 주택을 배정받을 수 있는 차례가 돌아올 정도라고 합니다. 이와 관련해, 탈북자 김영순씨는 북한에서 주택의 개인소유는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중앙에서 주택을 배정해 준다고 말합니다. 김 씨는 지난 2001년에 남한 땅에 정착했습니다.

김영순: 저는 아파트에서 초기에 살다가... 뭐, 요덕수용소 갔다 오게 되니까 집이 없죠. 그리고 장진 중흥 광산에 배치됐을 때는 정부적으로 주는 집을, 말하자면, 그 광산에서 주는 주택에서 살았어요.

그러니까, 일반 주민에게는 소유권이 아닌 이용권만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 1998년 9월에 헌법을 개정해, 개인이 주택을 소유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외화벌이꾼, 재일교포 등이 당국의 묵인 아래 직접 또는 제 3자를 내세워 아파트를 지어 가구당 7000달러에서 1만 달러를 받고 판다는군요. 김 씨의 말을 들어보시죠.

김영순: 개인매매도 가능하고, 또 거액의 돈을 주고 가질 수도 있고... 뭐 여러 가지 방법이니까. 그 가진 다음에 돈 주고 산걸 뭐, 그렇게 하고 등록하면 뒤집고 하면, 다 이루어지는 방법이 여기나 다 같아요. 여기는 그런 것을 다 폭로하고 비리사건으로 공개하기 때문에 그렇지만, 북한은 공개하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암거래가 많아요. 주택도 지금은 맘대로 사고팔고 한다는 말이 있어요.

북한 노동자의 평균 월급은 2500원이고, 1달러는 북한 암시장에서 보통 2500원인 것으로 알려졌으니까, 일반 노동자에게 이들 아파트는 그림의 떡입니다. 땅덩이가 좁디좁은 한반도. 주택문제 해결은 남한이나 북한이나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아무쪼록 올해에는 남북한의 지도자들이 하루속히 바람직한 주택정책을 내놓아, 주민들이 내 집에서 맘 편히 살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워싱턴-장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