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남북경제생활: IMF 아시아 국장 "아시아통화기금 조성 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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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장명화

주간 기획 '알기 쉬운 남북경제생활' 이 시간에는 최근 합의된 아시아 통화기금에 관해 장명화 기자와 함께 알아봅니다.

얼마 전 일본에서 열렸던 재무장관회담에서 아시아 통화협력 논의에 큰 획을 긋는 결정이 발표돼 화제라죠?

네. 그렇습니다. 남한과 중국, 일본 3개국과 아세안, 즉 동남아시아국가연합의 재무장관들은 앞으로 또 발생할 지도 모르는 아시아의 외환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공동기금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갹출한 800억 달러로 기금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아시아 통화 기금 (Asia Monetary Fund, AMF)' 설립의 첫 단추가 꿰어졌습니다. 참고로, 동남아국가연합은 필리핀,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브루나이, 베트남, 라오스, 버어마, 캄보디아 등 모두 10개국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10년 전인 1997년에 태국과 한국 등 여러 아시아 국가에 이른바 ‘IMF, 즉 국제통화기금 사태’가 발생한 게 기억납니다. 이 IMF사태는 흔히 ‘외환위기’로 칭하던데, 정확히 '외환위기'가 무엇인지 간단히 소개해주시죠.

네. 외환위기란 한마디로 한 나라가 대외적으로 달러를 지급하지 못하는 상태를 뜻합니다. 경제가 어려워지거나 경제운용이 잘못된 나라가 경험하는 사건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보통 '국제통화기금'이 소방수로 출동합니다. 국제통화기금은 1946년에 설립됐는데요, 세계은행과 함께 세계금융을 움직이는 한 축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국제금융기구입니다.

이 기구는 평소에는 경제의 자유화, 특히 금융의 자유화, 국제 자본거래의 자유화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어느 국가가 외환위기를 맞으면 긴급 구제자금과 위기극복 처방을 들고 출동합니다. 남한의 경우 당시 긴급 지원을 무려 570억 달러나 받았습니다. 북한의 2천5년도 한해 예산이 28억 9천만 달러였다고 하니까 그 스무 배가 되는 엄청난 지원금이었죠.

10년 전에 IMF등 선진자본에 돈을 꾸러 다녀야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는 아시아 국가들이 이제 자체적으로 힘을 모아 지역 내 문제를 해결해보자, 그래서 이번에 아시아판 IMF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이겁니까?

그렇습니다. IMF가 위기가 발생했을 때 소방수 역할을 하는데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여러 아시아 국가들이 동의한 셈입니다. 또 한 국가의 위기 발생이후 주변국가로 위기가 빨리 전염되는 현상을 목격하면서 공동으로 대응할 필요성도 뼈저리게 느꼈던 겁니다.

기억하시겠지만, 10년 전 외환위기 사태는 태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얼마안가 인도네시아 등을 거쳐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홍콩을 거쳐 남한에까지 위기가 닥쳤었죠. 사실 이번 합의는 지난 2000년에 마련된 지역 내 위기 예방체계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Chiang Mai Initiative)'를 한 단계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 네. 아시아 국가들이 외환위기 직후에 통화의 안정을 위한 노력을 시작했었다는 말이군요. 그런데 '치앙마이 이니셔티브'의 내용은 대충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한 단계 끌어올렸는지 설명해주시죠.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는 태국의 치앙마이에서 열린 아시아 국가들의 재무장관회의에서 합의가 돼,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니셔티브'는 굳이 한국말로 표현하자면, '발의'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 체제하에서는 한 국가가 외환위기를 맞을 때 자기나라의 통화를 맡기는 대신 상대국으로부터 달러를 빌릴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형식은 2개 국가간에 자금지원을 해주겠다는 약속에 국한되는 느슨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실제 자금지원이 이뤄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고 지원효과도 분산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를 법적 구속력을 갖는 '다자간 협약'형태로 바꾸고, 필요할 경우에는 '공동기금'에서 자금이 지원되도록 함으로서 자금지원이 보다 신속하고 확실하게 이뤄질 수 있게 됐습니다.

아시아통화기금이 공식적으로 출범하기까지 어려움은 없겠습니까?

아시아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국제금융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IMF와 미국의 반대를 예상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1998년 당시 일본 등이 주도해 '아시아통화기금'을 만들려고 시도했다가 미국과 IMF측의 제동에 걸려 무산된 적이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IMF의 데이비드 버튼 (David Burton) 아시아 태평양 담당 국장은 국제통화기금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를 지지해왔으며, 따라서 치앙마이 이니셔티브를 다각화하려는 ‘아시아통화기금’ 역시 찬성한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David Burton: You know the IMF has been supportive of the Chiang Mai Initiative, which has been in placed for some time. We are also supportive of the current initiative under way to move to multilateralize that initiative to turn into some form of reserve pooling arrangement.

버튼 국장은 그러나 이번 논의과정을 깊이 주시하고 있다면서, 향후 아시아통화기금이 국제통화기금과 협력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아시아 지역권에 있는 북한이 향후 이 '아시아통화기금'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은 있습니까?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부정적입니다. 현재 미국의 민간연구기관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객원연구원으로 활동 중인 박형중 선임연구원의 말을 들어보시죠.

박형중: 아시아통화기금이 성립된다고 해도, 북한과는 상관이 없을 겁니다. 아시아통화기금의 기본목적은 한국이 겪었던 1997-1998년처럼 한 국가에 금융위기가 났을 때 이 국가에 기금을 원조해주고자 하는 기능을 하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장 북한하고는 연관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박 연구원은 북한이 가입하고자 애쓰는 아시아개발은행이나 세계은행은 주로 후진국의 개발원조에 초점을 맞추지만, 아시아통화기금은 일단 회원국가에 외환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금을 지원해주자는 것이기 때문에, 북한문제는 논외일 거라는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