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남북경제생활: 돼지고기 소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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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기획 ‘알기 쉬운 남북 경제생활’ 2006년 정해년을 맞아 오늘은 남북한의 돼지고기 소비에 대해 알아봅니다.

2006년의 경제생활을 잘 마감하시고, 새해 출발을 멋지게 시작하셨습니까? 올해는 정해년, 즉 돼지해입니다. 돼지해도 그냥 돼지해가 아니고, 60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돼지해여서 많은 사람들이 설레고 있는 모양입니다. 황금돼지해에는 그 어느 해보다 재물 운이 많아 다복하게 산다고 해서입니다.

그 만큼 복덩이로 인식되는 돼지. 이 돼지는 무엇보다도 한민족의 주요 식량이었습니다. 옛 사람들은 죽은 사람의 손에 돼지를 닮은 물건을 쥐어주기도 했습니다. 낙랑시대 평양 부근에서는 녹유돼지와 옥돈이 나왔는데요, 죽은 사람이 저승에 가면서 먹는 ‘비상식량’ 역할을 했답니다.

지금도 돼지고기는 남북한에서 사랑받고 있는 주요 식품입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원하는 만큼 자주 먹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현재 남한에 정착해 방송인으로 일하고 있는 탈북여성 김춘애씨는 돼지고기는 특별한 날에만 먹게 되는 특별 음식이라고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회상합니다. 김 씨는 지난 2000년에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김춘애: 북한사람들은 평소에 돼지고기 자주 못 먹죠. 그래서 명절날이나, 생일날이나 돼야 먹을 수 있어요. 왜 그러냐면, 월급이라는 게 북한에서는 적잖아요. 월급도 적거니와, 평양시같은 경우에는 1월1일이던가, 2월16일, 4월15일 같은 명절 때에는 1인당 200g씩 고기를 공급해줘요.

그런데 지방에서는 기관이나 기업소별로 하는데, 힘 있는 기업소에서는 돼지고기를 공급해 주고, 힘없는 기업에서는 돼지고기를 공급 못 해주거든요. 그러니까 자체적으로 구입해서 사 먹어야하는데, 솔직히 시장에서는 쌀값보다 돼지고기 값이 비싸거든요. 그러니까 평소에 사먹기, 먹기가 힘들죠.

이런 특별 음식인 돼지고기의 수입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북한통계는 한참 뒤에 나오기 때문에 가장 최근 자료는 지난 2004년 것인데요, 북한이 2004년 1월부터 7월까지 중국으로부터 들여간 돼지고기 수입액은 약 8천만 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의 2천만 달러에 비해 4배 가까이 늘어났습니다.

김 씨가 북한을 탈출한 해인 2000년까지는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들여간 돼지고기 수입액은 연간 100만 달러에도 못 미쳤었습니다. 그런데 1년 후인 2001년에는 516만 달러로 전년과 비교해서 7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이어서 2002년에는 971만 달러, 2003년에는 약 6천만 달러 등 폭증세를 보이고 있는 겁니다. 최근에도 돼지고기 수입은 증가일로라는 소식입니다. 북한경제의 변화상을 엿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지난달 북한 주요 도시의 물가동향을 보면, 돼지고기 값이 싼 곳은 1kg에 2,600원이구요, 비싼 곳은 3,000원으로 나타났습니다. 이것은 남한의 대북 민간단체인 ‘좋은 벗들’이 매달 발표하는 북한소식지에서 따온 자료인데요, 1kg에 보통 1,000원하는 쌀값보다 여전히 비싼 셈입니다.

남한의 경우는 어떨까요? 최근 남한의 대기업이 남한 상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상위 10가지 품목을 살펴보았는데요, 지난해에도 역시 돼지고기의 한 부위인 삼겹살이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고 밝혔다. 살과 지방이 겹겹이 층을 이루고 있어서 ‘삼겹살’이라고 합니다. 탈북자 김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김춘애: 북한에는 삼겹살이라는 것은 없구요, 식당들에서 오리고기를 썰어서, 양념해서 재웠다가 불고기로 해먹는 것은 있었어도, 삼겹살이나 그런 것은 없어요.

남한에서 삼겹살의 인기는 일반 가정의 식탁뿐만 아니라 회식 자리에서도 식을 줄 모르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남한의 민간기업인 GS리테일이 임직원 860명을 대상으로 회식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응답자 가운데 10명 중 8명이 회식 때 삼겹살을 먹는다고 답했습니다.

아마 기본적으로 영양가가 높고, 소고기보다 일단 가격이 싸서 그렇지 않을까 짐작해 봅니다. 그래서 주말에 ‘삼겹살 1인분 2,900원’이란 간판을 크게 내건 가게에는 손님이 그득합니다. 아무쪼록 청취자 여러분께서 돼지해에 몸에 좋은 돼지고기를 많이 드시는 한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워싱턴-장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