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남북경제생활: 남북한의 사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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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알기 쉬운 남북 경제생활’을 진행하는 장명화입니다. 지난 한 주간 경제생활 잘 하셨습니까? 지난 주 발표된 남북한의 신년사를 보면, 양측 모두 ‘경제문제’를 올해의 화두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남한의 경우는 해결해야 할 경제문제 중의 하나로 교육이 언급돼 눈길을 끌었는데요. 당연히 경제와 교육과 무슨 상관이냐고 물으시겠죠? 북한도 그렇지만, 남한의 경우 경제와 교육이 뗄레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갖고 있습니다.

남한의 한 언론사가 최근에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관련해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요, 주민들을 가장 고통스럽게 하는 문제 중의 하나로 ‘과도한 사교육비 부담’이 손꼽혔습니다. 참고로, ‘사교육’이란 학교수업이 끝나고 나서, 집이나 학원 등에서 학습하는 활동으로, 음악, 체육, 어학 등 여러 가지 교과목을 개인적으로 따로 돈을 내고 배우는 교육을 뜻합니다.

이 조사에 따르면, 학생자녀가 있는 가구의 절반 이상이 소득의 20% 이상을 사교육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니까, 한 달에 100만원, 미화로 1,000달러를 번다고 하면, 이 가운데 20만원, 미화로는 200달러 이상을 사교육비로 쓰고 있다는 말입니다.

남한의 한 대기업 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김미영씨도 예외는 아닙니다. 40대 초반으로 역시 대기업에 다니는 남편과 함께 두 자녀를 키우는 김 씨는 매달 나가는 사교육비 때문에 등골이 휘청할 정도라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김미영: 기본적으로는 아이들이 영어유치원을 다니는데요, 한 달에 보통 최소 60만원에서80만원이 들어요. 영어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하죠. 영어 유치원에다가 네이티브 회화를 집에서 프리 토킹으로 가르치고. 그러니까 엄마들이 영어교육에 목숨을 건다고 할 수 있어요. 수학 같은 경우에는 선행을 한 2-3년을 기본으로 하고 있고. 보통 한국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특목고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수학, 영어, 논술, 요즘에는 철학, 그러니까 어떤 논술적인 글쓰기도 굉장히 많이 공부시켜요.

여기서 '프리 토킹'이란 영어로 자유로이 일상회화를 하는 것을 말하구요, '네이티브'란 한국 사람이 아닌 영어권 국가출신의 선생님을 뜻합니다. '선행 학습'이란 말 그대로 다음 학년이나 학기에 배울 내용을 미리 공부하는 것을 말하구요, '특목고'란 '특수목적고등학교'의 줄임말로, 예술, 과학, 외국어 등 특정 분야를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고등학교를 지칭합니다.

실제로,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하는 사교육비 규모가 자그마치 21조원을 훌쩍 넘어 가정경제를 압박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이는 남한의 국방비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남한의 국내총생산, 즉 일정 기간 동안 생산된 모든 상품이나 재산, 그리고 서비스를 합한 것 중에서 사교육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4%로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교육열이 높다는 일본은 그 비중이 1.2% 수준이니 얼마나 높은지 짐작이 가시죠?

한민족의 반쪽인 북한의 경우는 어떨까요? 북한의 교육열도 남한 못지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의 학부모들도 자녀를 명문대학에 보내는데 모든 걸 건다고 합니다. 하지만, 개인과외나 학원은 없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북한에서 한의사, 즉 동의사로 일했던 탈북자 김지은씨는 다만 특수층에서 개인 과외를 하는 경우도 있긴 하지만, 아주 드문 예라고 지적했습니다. 김 씨는 지난 1999년에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김지은: 과외가 있었다면 어떤 부분들이 좀 있었냐면, 악기 하는 사람들, 어린애들한테 악기 가르치잖아요. 피아노라든가, 가야금이라든가, 첼로라든가, 북한은 손풍금이라고 하는 아코디언도 많이 가르치는데, 그런 것을 가르칠 때는 전문적인 사람을 집에 데려다가도 가르치고, 거기 가서도 가르침 받고 그러더라구요. 비싸기도 하지만, 누구나 다 받는 것은 아니에요.

또 다른 탈북자에 따르면, 어느 외화벌이 지도원의 아들에게 기타를 가르쳐주고, 하루에 옥수수 1kg을 받았다고 합니다. 남자인 경우는 저녁을 가서 먹고, 술대접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합니다.

교육열 하면 아마도 한민족을 따를 만한 민족은 없을 겁니다. 땅덩이도 크지 않고, 자원도 부족한 한민족에게 교육만이 살 길이기 때문입니다. 아무쪼록, 남북한 주민들 모두, 자녀들 잘 가르치셔서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인재로 키워내시길 희망해 봅니다.

워싱턴-장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