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 시간에는 ‘돈 관리’에 대해 살펴보았죠. 그동안 돈을 잘 관리하셨나요? 이 시간에는 노점상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노점상은 길가의 한데에 물건을 벌여놓고 하는 장사를 말합니다. 북한말로는 ‘매대’라고 하죠.
최근 평양시내를 다녀온 분들의 말을 들어보면, 지하철역 입구 주변이나 공원 같은 곳에서 노점상을 자주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어디든지 쉽게 노점상을 볼 수 있답니다. 평양 모란공원안에 있는 노점상에서는 과자, 생수, 청량음료 등을 팔고 있는데, 가격이 비싸답니다. 대략 150원에서 200원정도. 평양시내 노동자의 평균월급이 3000원 정도니까, 청량음료 하나를 월급의 5%나 주고 사먹게 되는 셈이죠.
지난 2002년 7월 북한이 소위 ‘경제관리개선조치’를 취한 이후, 이런 노점상들이 많이 늘었는데요. 물가가 오르고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가진 것은 없고 마냥 앉아 있을 수 없는 주민들이 너도 나도 불법, 합법 노점에 나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약 이 년 전 함경북도 무산에 살고 있는 친척을 방문했던 중국 조선족 박은성씨의 말입니다. 박 씨는 신변안전을 위해 가명을 썼습니다.
박은성: 대개 95퍼센트는 장사를 합니다. 장사를 하지 않고는 못삽니다. 월급타고 배급 주는 대로 먹고 살자면 굶어 죽은 지 오래죠. 조선 국내에서 나는 제품이 없고, 다 중국 것이니까 장마당에 나가서 매대 (노점)를 하던, 길에 앉아서 담배를 팔던, 얼음과자를 팔던, 넘겨 치기 (소매)하던 도매상을 하던 뭔가 해야지 그냥 법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이 없다고요.
일찌감치 시장경제를 채택한 남쪽에도 물론 노점상이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한국의 수도 서울에는 가판대가 1570개, 구두 수선대가 1614개, 교통카드 판매대 442개 등 모두 3625개의 노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참고로 가판대란 길거리에 벌여놓고 파는 일로, 가두판매의 줄임말입니다.
또 교통카드란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잔돈을 마련하고, 버스표를 구입 하는 등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요금 지불제도의 하나입니다. 보통 거리에 있는 가판대나 노점상들을 보면, 가난한 상인을 떠올립니다. 한 사람이 간신히 들어갈 만한 좁디좁은 공간에 물건을 진열해 놓고 나면 앉을 자리도 없어 보입니다. 더군다나 전기료라도 아낄 요량으로 난방기구없이 종이상자로 꽃샘추위와 싸우며 하루 종일 장사하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이기까지 하기도 하죠. 하지만 일부는 겉보기와는 다르다는 조사결과가 최근 나왔습니다.
서민의 생계를 지원한다는 차원에서 서울시가 허가해준 가판대나 노점상 가운데 상당수가 수억 원대 재산가로 드러난 것입니다. 서울 송파구 지역의 한 노점을 28년간 운영하고 있는 59살의 한 모 씨의 경우가 좋은 예입니다. 한 씨는 서울 잠실에만 아파트 2채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2채를 합치면, 공시지가, 즉 토지기준 가격으로 12억 원에 육박합니다. 한국돈 12억 원이면, 미화로 대략 129만 달러에 달합니다. 한국의 SBS방송이 한씨의 딸을 만나봤습니다.
노점상 한씨의 딸: 이것은 옛날부터 했던 천직이고, 집은 옛날에 샀던 집이니까 가지고 있는 거죠. 팔지 않았으니까.
실제로 서울시가 합법적인 노점상 운영업자 3200명을 조사한 결과, 자기 집 한 채 외에 땅이나 건물도 가지고 있거나 집이 두 채 이상인 경우가 234명에 달했습니다. 6억 원 이상 주택 소유자는 28명, 10억 원 이상도 7명입니다. 이번에는 부동산 보유현황만 조사했기 때문에, 이들의 금융자산이 얼마인지는 미지수입니다. 그야말로 알부자들인 셈이지요. 이처럼 월급쟁이보다 더 많은 수입을 올리는 노점 상인들은 지난 20년, 30년 동안 ‘매대’를 대물림해 운영하고 있는 겁니다.
다행히 서울시는 앞으로 장애인이나 생활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만 노점이나 가판대를 운영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을 밝혔습니다. 북한도 합법적인 노점은 어려운 주민들에게 우선권을 주었으면 좋겠죠?
워싱턴-장명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