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남북경제생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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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옛날에 우산장사하는 아들과 소금 장사하는 아들을 가진 어머니가 있었는데요, 비오는 날에는 소금장사하는 아들의 소금이 빗물에 녹을까? 걱정을 하고, 맑은 날에는 우산 장사하는 아들이 장사가 안 되는 것을 걱정했다는 이야기, 들어보셨죠?

한국이 올 가을경에 미국산 쇠고기를 다시 수입하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 확정적인 것은 아니지만, 늦어도 추석 전에는 수입을 재개한다는 게 한국정부의 입장입니다. 이렇게 될 경우 한국 재래종 소를 기르는 한우 농가 입장에서는 비오는 날 소금장수 격이지만 한국의 소비자들에게는 희소식입니다.

한국의 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요,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게 되면 한우의 산지가격은 최소한 6%, 최대 39%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야말로 미국소가 한국소를 잡아먹는다는 것이 농민들의 인식입니다. 벌써부터 소키우는 것을 포기하겠다는 농가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성시 초목목장의 이규홍씨의 말입니다.

이규홍: 농가에서 생산성이 안 맞으면, 키워서 남는 게 없으면 소 못 키우는 것 아닙니까? 정리하고 농사짓든지...

농협자료에 따르면, 2006년 현재 산지 한우가격은 600kg짜리 한 마리에 475만원입니다. 미국 돈으로는 5200달러가량 됩니다. 그러나 산지가격이 그대로 있거나, 떨어질 때도 소비자 가격은 떨어지지 않는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중간상인들 탓이라는 게 정설입니다.

그 결과, 한국인이 세계에서 가장 비싼 쇠고기를 먹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실 한우는 서민에게 사치품이나 마찬가지라고 소비자들은 말합니다. 웬만한 경우, 한우 전문식당에서는 등심 1인분에 4만원을 받습니다. 4만원은 미화로 44달러가량 됩니다. 1인분 150그람은 결코 충분한 양이 아니기에, 만일 세 사람이 가서 식사를 하게 되면 10만원은 훌쩍 넘습니다. 서울에서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이지희씨는 그래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를 내심 환영하고 있습니다.

이지희: 아무래도 미국산 소고기가 수입이 된다면, 이용을 많이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저하게 가격이 싸기 때문에 가정이나 음식점 등 어디나 미국산 수입고기를 많이 사용할 것 같아요.

보다 싸게 쇠고기를 사먹을 수 있다는 기대감에 부풀어있는 사람들 가운데, 무덤덤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탈북자 김지희씨도 그 중 하나입니다. 김씨는 지난 1999년에 북한을 탈출했습니다.

김지희: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구요, 북한은 소고기를 먹지 않거든요. 일단 없어서 못 먹구요, 두 번째로 소고기를 잡아먹으면 법적으로 규제가 되요. 북한사회에서는 소고기가 고기가 아니고 노동력이거든요. 그래서 소를 잡았을 때는 엄한 경우에는 총살까지 하고 있어요.

앞으로 통일이 되면, 남북한 주민들이 맛도 좋고 영양가가 듬뿍 들어있는 쇠고기를 부담 없이 사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동시에 한반도의 농가들이 값싼 미국산 쇠고기와 건전한 가격 경쟁을 벌여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우산장수 아들과 소금장수 아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제 3의 길이 있지 않을까요?

워싱턴-장명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