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환경이다] ⑫전자폐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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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은 18세기와 19세기 산업혁명 이후 경제 발전이라는 구호 아래 열심히 앞만 보고 뛰었습니다. 그 결과, 물질의 풍요와 생활의 편리성은 어느 정도 이루어 놓았지만, 지구 환경은 지금 신음하고 죽어가고 있습니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국가의 노력만으로 해결할 수 없기에 그 심각성은 큽니다. 북한도 예외는 아닙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이제는 환경이다'는 북한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최신 환경문제를 짚어보는 시간입니다. 오늘은 늘어나는 전자폐기물의 위험성을 들여다봅니다.

세계적으로 버려지는 전자 폐기물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전자 폐기물'이란 더 이상 가치가 없게 된 낡고 수명이 다한 여러 가지 형태의 전기, 전자제품과 장비를 말합니다. 무심코 집안에 놔둔 구형 손전화 (휴대폰), 밖에 내다버린 구형 텔레비전, 안 쓴다고 쌓아 둔 컴퓨터 모니터 등이 환경과 건강을 해치는 중요한 위협요소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해마다 전자 폐기물이 대략 2천만-5천만 톤이나 버려진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를 기차에 싣는 컨테이너에 담아 연결하면 지구를 한 바퀴 돌 수 있을 양입니다. 유엔환경계획에 따르면, 가장 많은 전자폐기물을 배출하는 국가는 미국을 포함한 산업화된 선진국입니다. 정보 기술 분야의 선진국인 한국 역시 상당한 양의 전자폐기물을 배출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전자폐기물 줄이기' 운동을 벌이는 비영리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의 최홍성미 부장입니다.

최홍성미

: 한국에서 발생하는 전자제품 폐기물은 기본적으로 소형 전자폐기물과 대형 전자폐기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소형 전자폐기물'은 폐휴대폰을 비롯한 작은 전자폐기물을 말하고, '대형 전자폐기물'은 보통 ‘백색가전’이라 고해서 냉장고나 세탁기 등이 포함됩니다. 한국에서 특히 많이 발생되고 있는 것이 폐휴대폰입니다. 폐휴대폰은 매년 1,409만대 정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게 매년 증가되고 있어 더 큰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최홍성미 부장이 말하는 '큰 문제'는 한마디로 환경오염과 건강피해입니다.


최홍성미

: 폐휴대폰이나 컴퓨터와 같은 가전제품에는 여러 가지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전자제품을 부적절한 방식으로 처리하게 되면, 납이나 수은 등의 유독한 화학물질이 배출됩니다. 이런 물질들이 장기적으로 체내에 축적이 되게 되면 암이 발생될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컴퓨터 모니터 한 대에는 평균적으로 2.3kg이 넘는 납이 들어있습니다. 또 컴퓨터에는 카드뮴이나 수은 등의 중금속이 들어있고, 각종 전자제품의 플라스틱 틀에는 독성이 강한 폴리염화비닐(PVC)과 브롬 화합물이 들어있습니다. 이런 전자폐기물을 야외에서 소각하면, 잔류성 유기오염물질이 돼서 거의 모든 생물의 지방 조직에 축적되고, 먹이사슬을 통해 생물체에 농축되면 간과 갑상선, 신경계 장애를 유발하게 되는 겁니다. 또 텔레비전과 컴퓨터 모니터 유리판에 쓰이는 전자 회로기판에는 납이 다량 함유되있는데요, 이를 다른 일반 쓰레기와 함께 매립시 유출돼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킨다는 지적입니다.

이 같은 전자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생산자, 정부, 그리고 소비자의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는 게 환경운동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이 가운데 전자제품 생산과 판매를 통해 가장 큰 이익을 얻는 생산업자가 생산에서 폐기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최홍성미

: 생산자와 이동통신사의 경우, 한국에서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라고 해서 2003년부터 전자제품폐기물에 대한 생산자의 책임을 묻는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생산자와 이동통신사는 특정제품을 만드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재활용률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법이나 회수에 대한 노력을 확대해야합니다. 생산 공정에 따라서 환경오염이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사전 예방차원에서 폐기물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나 친환경적인 부분에 많이 신경 써야 합니다.

정부 차원에서는 현재 실시되고 있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를 독일, 영국 등 유럽 15개국과 일본처럼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최홍성미 부장은 강조했습니다. 과거에 생산자들은 재활용이 쉬운 재질, 구조의 제품을 생산하여 이를 판매하는 시점까지만 책임을 지고, 사용 후 발생된 폐기물은 소비자의 책임이었지만, 이제는 사용 후 발생되는 폐기물의 재활용까지 생산자의 책임으로 범위를 확대한 이 제도를 시행한 결과, 2008년 현재 재활용률은 약 41%에서 54%로 13% 증가했고, 대상품목은 제도시행 당시 15개 품목에서 그동안 새로운 품목을 추가해 24개 품목으로 확대된 상태입니다.

물론, 소비자의 책임도 똑같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최홍성미

: 한사람 한 사람이 전자폐기물의 문제를 잘 인식하고 오래 오래 사용하는 게 제일 좋습니다. 그렇게 안 될 경우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은 집안에 그냥 방치할 것이 아니라 반드시 재활용이나 재사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아보고, 폐휴대폰과 같은 소형 전자제품의 경우 일반 생활 폐기물과 함께 섞어서 버리지 않도록 주의해야합니다.

결국 건전하고 건강한 소비가 지구환경과 인간을 살리는 주요한 방법인 셈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환경뉴스입니다.

--- 위스키로부터 재생가능 에너지를 생산한다고 하면 술자리 끝에 나온 터무니없는 망상으로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의 한 위스키 제조장이 새로 설치하는 생물가스 발전기를 통해 환경도 보호하고 자사의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고 미국 방송 CNN이 보도했습니다. 스코틀랜드 아일라 섬에 있는 브룩래디 양조장은 이달 중으로 위스키 제조 때 나오는 부산물을 박테리아로 분해하는 혐기성 침지기 한대를 들여다 증류 찌꺼기를 전기로 바꿀 계획입니다. 양조장 주인인 마크 레이니어 씨는 이 침지기가 양조장에 필요한 전기의 80% 정도를 감당해 매년 최대 12만 파운드, 미화로 약 17만 3천 달러를 절약토록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현재 매년 수십만 리터의 증류 찌꺼기를 파이프 관을 통해 섬 동쪽 해안의 아일라 해협으로 배출하는데 이 처리 과정에 매년 3만 달러 정도가 들고 에너지 비용도 증대하고 있어 이러한 기술도입을 결심하게 된 것입니다.

--- 생물종을 구하고 자연계를 보호하기 위해, 자연을 과잉 개발하는 기업에는 벌금과 세금을 부과하는 등 자연과 경제의 관계에 관해 사고방식을 일대 전환할 것을 생물다양성에 관한 유엔 보고서가 주장할 계획입니다. 올해 여름 발간될 예정인 `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의 경제학' 보고서는 지구경제체제에 자연을 불가결의 인자로 고려하지 않을 경우 지구환경이 더욱 취약해지고 외부 충격에 대한 노출도도 커짐으로써 인류의 삶과 세계경제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며 이 같은 주장을 펼 예정입니다. 보고서는 또 자연환경에 대한 착취를 엄격히 제한하는 방안으로 기업에 과잉개발 세나 벌금을 물리는 금융조치 외에, 기업과 정부에 자연 및 인적 자원의 사용에 따른 책임을 지우며, 지역사회에 자연환경을 개발하는 지원비 대신 보전하는 지원비를 제공할 것을 주장할 예정입니다.

‘이제는 환경이다,’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장명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