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북한난민 신청 과정
2014.11.21
지난주에는 영국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의 거주현황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이번에는 난민신청 과정에 대해 소개해 드립니다.
영국에 유입되는 모든 나라 난민들이 그렇듯, 북한난민도 영국으로 입국하면 홈 오피스, 즉 영국 내무부 소속 이민국에 난민신청을 해야 합니다. 홈 오피스는 영국 여러 지역에 지부를 두고 있습니다. 원래 규정상 전화로 사전 예약을 한 다음 방문하는 것이 원칙인데요. 북한난민들은 언어도 통하지 않고, 또 거주할 숙소도 없다 보니 영국에 입국하면 바로 홈 오피스로 가서 난민 신청을 하고 기다리는 것이 특징입니다.
2013년에 난민신청을 했던 단천 출신의 가명의 이백룡씨는 무작정 홈 오피스로 가서 기다리다 보면 업무 시간이 끝날 때쯤 홈 오피스 직원들이 통역을 불러서 난민신청을 하게 된 사유를 묻는다고 전합니다. 이때 통역은 영어와 한국어를 구사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능한 것이 아니라 홈 오피스에 등록된 통역만이 해당되기 때문에 통 번역 서비스가 그리 원활한 편은 아니라고 이 씨는 강조합니다.
그러다 보니 늦게까지 기다리는 것이 다반사이고 가끔 운이 좋아 통역서비스가 일찍 예약이 되면 난민신청 인터뷰를 빨리 하게 되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그는 덧붙였습니다.
이백룡: 처음에 들어가면 예약 번호표 같은 거 다 받고 오지 않습니까? 처음에… 우리는 번호표 없지 않습니까, 번호표 없이 올라가니까 입구에 할머니가 앉아 있더라구요. 예약번호표를 받아요, 거기서… 우리가 그런 게 없다고 하니까 그 여자가 들어가서 나오면서 예약번호표를 주더구만요, 바로 그날에 볼 수 있는거. 그래서 거기서 앉아 기다렸죠. 번호표 받아 가지고… 아침에 들어가 가지고… 번호표 받아가지고… 거기 앉아 기다린 게 아침에 들어갔다가 오후 네시인가에 했죠.
영국의 난민신청 절차에서 난민판정 인터뷰는 모두 3차례에 거쳐 진행 됩니다. 난민신청 당일 간단한 1차 인터뷰가 끝나면 그 자리에서 신분증 같은 아이디카드가 발급됩니다. 또 외부에 숙소가 있는 사람들은 2차 인터뷰 때까지 외부의 자체 숙소에서 대기하고 있지만 북한난민들 같이 숙소 조차 구할 수 없는 경우에는 홈 오피스에서 배정해주는 임시숙소에 배치 됩니다.
영국 홈 오피스 규정상 난민판정 기간은 최대 6개월입니다. 홈 오피스 웹사이트에 기재된 지침서에는 영국정부는 6개월 안에 난민판정 결과를 알려주게 되어 있습니다. 길면 6개월이라는 얘기지, 한 달 안에 결정되는 사람도 있고요, 또 석 달, 넉 달 안에 결정 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3년, 4년 만에 난민판정결과를 얻어 난민 비자를 취득하는 분도 있습니다. 실제로 6년 만에 난민비자를 취득한 북한 난민도 있습니다.
난민결정이 날 때까지 북한난민은 기본적으로 영국정부로부터 숙소와 생활비를 무료로 제공 받습니다. 때문에 이 기간에 노동을 하게 되면 불법으로 간주됩니다. 숙소에서 지내면서 사용 하는 가스 비, 전기세, 수도세들은 모두 무료입니다.
얼마 전에 난민비자를 얻은 강지영씨는 난민신청기간의 생활비는 주당으로 준다며 65세 미만 독신자들 같은 경우에는 한 주에 35파운드 즉 54달러, 한 달을 5주로 치면 270달러를 받는다고 전 했습니다. 그리고 65세 이상은 조금 더 받고 또 가족이 있을 경우는 조금씩 다르다고 말했습니다.
강지영: 그 전에는 사십 몇 파운드인가를 줬대요. 돈이 조금 변동이 생겨서 내가 들어 올 때부터 독신들은 한 주에 35파운드씩 받더라고요.
영국은 무료교육 제도와 무상 의료보건 서비스 정책을 실시하는 국가로 난민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난민판정을 기다리는 기간일지라도 자녀들을 영국 학교에 무료로 입학시킬 수 있으며, 병원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이 정책은 북한난민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영국으로 유입된 전 난민들과 영국으로 이민 온 이민자들에게도 모두 해당됩니다. 아울러 성인이라도 난민판정을 기다리는 기간에 영어를 배우기 위해 신청을 하면 영어교육 서비스가 이루어지고 임산부나, 장애인들은 소셜워커라고 하는 사회복지사인 가정도우미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런던에서 RFA자유아시아 방송 김국화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