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통신] “새로운 도약을 위해” 한겨레중고등학교 졸업식
서울-이예진 xallsl@rfa.org
2011.02.15
2011.02.15
RFA PHOTO/ 이예진
안녕하세요? 희망통신, 이예진입니다.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건 물론 12월과 1월입니다만, 청소년들에게는 학년이 올라가거나 새로운 학교, 사회로 진출하게 되는 2월과 3월이 오히려 새로운 시작의 의미가 더 클지도 모르겠습니다.
특히 2월에는 대학진학이나 사회 진출을 앞두고 학창시절을 마무리하는 고등학교 졸업식이 있죠.
오늘 희망통신은 설렘과 아쉬움의 순간으로 가득 찬 탈북청소년들의 졸업식장으로 안내합니다.
교감선생님: 졸업생은 중학교 34명, 고등학교 43명으로 모두 77명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들은 북한에서 태어나 사람으로 견디기 힘든 과정을 겪어 대한민국이라는 낯선 땅에 와서 지난 몇 년간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스러운 졸업장을 받는 이들에게 뜨거운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경기도 안성, 탈북청소년들의 남한 사회 적응을 위해 세워진 한겨레 중고등학교가 5회째 졸업식을 맞았습니다.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 모두 77명이 선생님과 학부모, 내외빈 200여명으로 가득 찬 강당 안으로 씩씩하게 입장합니다.]
노래와 풍금 연주
[후배들의 풍금연주와 노래로 시작된 졸업식. 연주가 끝나고 대형화면에 졸업생들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즐거웠던 학교생활이 영상으로 펼쳐집니다.]
1반 담임선생님: 3학년 1반 친구들, 졸업을 축하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한 1년, 참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살면서 힘든 일 있을 때 이걸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인생은 철길을 건너는 것과 같아요. 철길에 섰을 때, 멈춰서 기차가 오는 지 살펴서 기차가 오면 멈추고, 기차가 오지 않으면 건너야겠죠. 이렇듯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마음을 멈춰보고, 마음을 살펴보고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해보면 어떤 어려움도 다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걱정 마시고 너무 힘겨워 마시고, 저는 늘 이 자리에 있겠습니다. 3학년 1반 친구들, 모두 파이팅! 2반 담임:원서 써가면서 학업계획서에 여러분과 씨름도 많이 했습니다.
일일학습지 줘가면서 공부시킨다고 했을 때 얼마나 짜증을 많이 냈습니까. 이게 다 여러분 생활에 큰 버팀목이 되길 바라는 입장이니까, 의리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고 했죠. 어딜 가든지 다른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성실하게 의리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졸업을 축하합니다.
[1년간 함께 했던 담임선생님이 영상으로 전하는 이야기를 웃으며 듣는 아이들은 아직 졸업을 하고 학교를 떠난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병태 이사장: 오늘 가슴 벅찬 영광의 주인공이 된 졸업생 여러분은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가족과 떨어져서 그야말로 뼈저린 고생 끝에 대한민국의 품에 안겨 우리 한겨레학교에 와서 익숙하지 않던 어려운 학습과정을 마치고 오늘 졸업하게 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청년들입니다. 여러분은 이 졸업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과정을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병태 이사장의 격려사 뒤에는 특별 방문한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로버트 킹: 여러분,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노력 많이 하셨습니다. 많은 고생과 노력 덕택에 이 자리에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졸업생 77명에 대한 각각의 졸업장과 장학금 등의 수여식이 끝나고 재학생 대표와 졸업생 대표의 송사, 답사가 이어집니다.]
김희정: 송사. 한겨레고등학교 2학년 김희정. 선배! 선배라는 말은 우리에게 낯설기만 합니다. 학년별로 나이가 다양하기에 선배라 쉽게 부르지 못했고, 우리도 동생들로부터 선배라는 말을 듣지 못합니다. 1년에 한번, 이렇게 불러보는 선배라는 단어가 낯설기만 한 것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운동할 땐 선배들의 존재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인생에 있어 나보다 먼저 경험한 사람이 내 삶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이젠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어딜 가시더라도 귀여운 동생들 잊지 마시고 열심히 생활하세요. 그래야 우리도 선배들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선배님들,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장미: 답사. 한겨레고등학교 3학년 장미. 후배님들 감사합니다. 부족하고 못난 우리들을 선배로 생각하고 잘 따라줘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땀으로 범벅이 되면서도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함께 걸었던 지리산 종주, 자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만끽했던 생태체험, 민족의 역사를 알고 숨결을 느꼈던 유적답사, 각자의 진로를 정하고 정보를 찾고자 노력했던 직업체험. 저희들에겐 소중하고 값진 추억이 되었습니다. 졸업은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첫 걸음입니다. 여러분도 내년 이맘때 이 자리에 설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후배님들,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졸업식이 무르익어 갈수록, 친구들과의 추억을 되새길수록 이별이라는 말이 실감나는지 아이들이 눈물을 훔치기 시작합니다.]
졸업-선생님들 노래
[선생님들이 사랑의 마음을 담아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은 한겨레중고등학교 졸업식의 백미. 한 명, 한 명 발을 씻어주고 닦아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순간엔 눈물을 펑펑 쏟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교감: 이상으로 제5회 한겨레중고등학교 졸업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아쉽지만 후련한 졸업식이 끝났습니다. 탈북청소년들은 남한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보다 조금 더 두려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미래를 향한 희망은 누구보다 더 큽니다.]
이예진: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김경수(가명): 네 감사합니다. 졸업하면서 저에 대해 다시 다짐했어요. 모든 것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지금 제가 살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하면서 살아가려고 많은 다짐을 했어요. 그래서 더더욱 졸업식이 저에겐 귀중한 거고, 앞으로도 이 졸업식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졸업생 대표로 답사를 한 장미 학생은 당차던 아까 모습과 달리 눈물만 흘리고 있었는데요. 왜 이렇게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걸까요?]
장미: 고맙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커서 있을 때 잘해야 하는데 떠날 때 되니까 그게 후회돼서 아쉬운 마음이 있어서요.
이예진: 누구한테 제일 고맙고 미안해요?
장미: 담임선생님이요. 항상 저를 위해 노력하셨는데 그걸 몰라주고 너무 선생님에 대해 오해도 있고 그랬어요. 선생님, 장미 졸업합니다. 앞으로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올해 3월,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학과에 진학하는 장미 학생은 한편으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장미: 아직은 새내기라 걱정 반, 기대 반 가지고 있어요. 어쨌든 제가 맡은 일은 제가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자리가 없어 서서 꽃다발을 들고 졸업식을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마음도 아이들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호철 어머니: 우리 아들이 북한에서 살다 여기에 와서 정착하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자랑스럽고 아름다워요. 북한에선 공부도 못하고 있다가 여기에 와서 졸업식까지 하니까 너무 기뻐요. 아들! 한국에서 정착을 많이 했지만 대학에 가서 더욱 힘내고, 앞으로 남북통일이 되면 더 큰 사람이 되길 기대하고 있을게.
[이제 인생의 한 고개를 넘은 아이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43명 가운데 35명이 대학교에 진학하게 됐고, 8명은 취업하거나 내년에 대학교에 진학할 예정입니다.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는 이 아이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희망통신, 이예진이었습니다.]
교감선생님: 졸업생은 중학교 34명, 고등학교 43명으로 모두 77명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이들은 북한에서 태어나 사람으로 견디기 힘든 과정을 겪어 대한민국이라는 낯선 땅에 와서 지난 몇 년간 많은 어려움을 이겨내고 성스러운 졸업장을 받는 이들에게 뜨거운 박수 부탁드리겠습니다.
[경기도 안성, 탈북청소년들의 남한 사회 적응을 위해 세워진 한겨레 중고등학교가 5회째 졸업식을 맞았습니다.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 모두 77명이 선생님과 학부모, 내외빈 200여명으로 가득 찬 강당 안으로 씩씩하게 입장합니다.]
노래와 풍금 연주
[후배들의 풍금연주와 노래로 시작된 졸업식. 연주가 끝나고 대형화면에 졸업생들의 이름과 사진, 그리고 즐거웠던 학교생활이 영상으로 펼쳐집니다.]
1반 담임선생님: 3학년 1반 친구들, 졸업을 축하합니다. 여러분과 함께 한 1년, 참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살면서 힘든 일 있을 때 이걸 기억했으면 좋겠어요. 우리 인생은 철길을 건너는 것과 같아요. 철길에 섰을 때, 멈춰서 기차가 오는 지 살펴서 기차가 오면 멈추고, 기차가 오지 않으면 건너야겠죠. 이렇듯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마음을 멈춰보고, 마음을 살펴보고 어떻게 행동할지 생각해보면 어떤 어려움도 다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너무 걱정 마시고 너무 힘겨워 마시고, 저는 늘 이 자리에 있겠습니다. 3학년 1반 친구들, 모두 파이팅! 2반 담임:원서 써가면서 학업계획서에 여러분과 씨름도 많이 했습니다.
일일학습지 줘가면서 공부시킨다고 했을 때 얼마나 짜증을 많이 냈습니까. 이게 다 여러분 생활에 큰 버팀목이 되길 바라는 입장이니까, 의리는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고 했죠. 어딜 가든지 다른 사람들한테 인정받고 성실하게 의리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졸업을 축하합니다.
[1년간 함께 했던 담임선생님이 영상으로 전하는 이야기를 웃으며 듣는 아이들은 아직 졸업을 하고 학교를 떠난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 모양입니다.]
이병태 이사장: 오늘 가슴 벅찬 영광의 주인공이 된 졸업생 여러분은 어린 나이에 고향을 떠나 가족과 떨어져서 그야말로 뼈저린 고생 끝에 대한민국의 품에 안겨 우리 한겨레학교에 와서 익숙하지 않던 어려운 학습과정을 마치고 오늘 졸업하게 된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청년들입니다. 여러분은 이 졸업을 통해 인생의 새로운 과정을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병태 이사장의 격려사 뒤에는 특별 방문한 로버트 킹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의 축사가 이어졌습니다.]
로버트 킹: 여러분,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노력 많이 하셨습니다. 많은 고생과 노력 덕택에 이 자리에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졸업생 77명에 대한 각각의 졸업장과 장학금 등의 수여식이 끝나고 재학생 대표와 졸업생 대표의 송사, 답사가 이어집니다.]
김희정: 송사. 한겨레고등학교 2학년 김희정. 선배! 선배라는 말은 우리에게 낯설기만 합니다. 학년별로 나이가 다양하기에 선배라 쉽게 부르지 못했고, 우리도 동생들로부터 선배라는 말을 듣지 못합니다. 1년에 한번, 이렇게 불러보는 선배라는 단어가 낯설기만 한 것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함께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운동할 땐 선배들의 존재를 깨닫지 못했습니다. 인생에 있어 나보다 먼저 경험한 사람이 내 삶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이젠 조금 알 것 같습니다. 어딜 가시더라도 귀여운 동생들 잊지 마시고 열심히 생활하세요. 그래야 우리도 선배들과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선배님들,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장미: 답사. 한겨레고등학교 3학년 장미. 후배님들 감사합니다. 부족하고 못난 우리들을 선배로 생각하고 잘 따라줘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선생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땀으로 범벅이 되면서도 목표를 향해 포기하지 않고 함께 걸었던 지리산 종주, 자연의 소중함과 아름다움을 만끽했던 생태체험, 민족의 역사를 알고 숨결을 느꼈던 유적답사, 각자의 진로를 정하고 정보를 찾고자 노력했던 직업체험. 저희들에겐 소중하고 값진 추억이 되었습니다. 졸업은 또 다른 시작을 위한 첫 걸음입니다. 여러분도 내년 이맘때 이 자리에 설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후배님들, 선생님들 감사합니다.
[졸업식이 무르익어 갈수록, 친구들과의 추억을 되새길수록 이별이라는 말이 실감나는지 아이들이 눈물을 훔치기 시작합니다.]
졸업-선생님들 노래
[선생님들이 사랑의 마음을 담아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는 세족식은 한겨레중고등학교 졸업식의 백미. 한 명, 한 명 발을 씻어주고 닦아주며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순간엔 눈물을 펑펑 쏟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교감: 이상으로 제5회 한겨레중고등학교 졸업식을 모두 마치겠습니다.
[아쉽지만 후련한 졸업식이 끝났습니다. 탈북청소년들은 남한에서 나고 자란 아이들보다 조금 더 두려울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미래를 향한 희망은 누구보다 더 큽니다.]
이예진: 졸업을 축하드립니다.
김경수(가명): 네 감사합니다. 졸업하면서 저에 대해 다시 다짐했어요. 모든 것에 대해 자신감을 가지고 지금 제가 살고 있는 것에 대해 만족하면서 살아가려고 많은 다짐을 했어요. 그래서 더더욱 졸업식이 저에겐 귀중한 거고, 앞으로도 이 졸업식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졸업생 대표로 답사를 한 장미 학생은 당차던 아까 모습과 달리 눈물만 흘리고 있었는데요. 왜 이렇게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걸까요?]
장미: 고맙기도 하고, 미안한 마음이 너무 커서 있을 때 잘해야 하는데 떠날 때 되니까 그게 후회돼서 아쉬운 마음이 있어서요.
이예진: 누구한테 제일 고맙고 미안해요?
장미: 담임선생님이요. 항상 저를 위해 노력하셨는데 그걸 몰라주고 너무 선생님에 대해 오해도 있고 그랬어요. 선생님, 장미 졸업합니다. 앞으로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올해 3월,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학과에 진학하는 장미 학생은 한편으로 새로운 출발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장미: 아직은 새내기라 걱정 반, 기대 반 가지고 있어요. 어쨌든 제가 맡은 일은 제가 열심히 할 계획입니다.
[자리가 없어 서서 꽃다발을 들고 졸업식을 지켜보는 학부모들의 마음도 아이들과 별반 달라 보이지 않았습니다.]
이호철 어머니: 우리 아들이 북한에서 살다 여기에 와서 정착하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자랑스럽고 아름다워요. 북한에선 공부도 못하고 있다가 여기에 와서 졸업식까지 하니까 너무 기뻐요. 아들! 한국에서 정착을 많이 했지만 대학에 가서 더욱 힘내고, 앞으로 남북통일이 되면 더 큰 사람이 되길 기대하고 있을게.
[이제 인생의 한 고개를 넘은 아이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43명 가운데 35명이 대학교에 진학하게 됐고, 8명은 취업하거나 내년에 대학교에 진학할 예정입니다. 자신이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새로운 도약을 앞두고 있는 이 아이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희망통신, 이예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