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북한 주민인권 개선 없이 제재해제 안돼”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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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한 인권 및 수용소 전문가인 데이비드 호크 북한인권위원회(HRNK) 선임 고문이 지난 2017년 10월 26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평안남도 개천 1호 교화소 위성사진.
미국의 북한 인권 및 수용소 전문가인 데이비드 호크 북한인권위원회(HRNK) 선임 고문이 지난 2017년 10월 26일(현지시간) 공개한 북한 평안남도 개천 1호 교화소 위성사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 인권을 언급한 미국 하원의 결의안 초안을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미국 하원이 발의한 대북 결의안 초안의 세부 내용이 공개됐다면서요?

장명화: 네. 이번 결의안 초안 (H.Res.976)은 지난달 말 크리스토퍼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이 대표 발의했습니다. 미국 의회는 미국과 북한 간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한 지난 3월부터 북한 인권 개선 관련 결의안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실제로, 지난 3월 이후 의회가 발의한 북한 관련 결의안과 법안은 모두 9건입니다. 이 가운데 무려 6건이 북한 인권과 관련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인권활동가들은 “이번 결의안의 본회의 통과 여부는 지켜봐야 하지만 미국 조야의 북한 인권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양윤정: 이 결의안 초안의 핵심 내용은 뭡니까?

장명화: 자유아시아방송이 스미스 의원실에서 입수한 결의안 초안에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 인권 개선이 미국의 한반도 비핵화와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 역내 전략의 일부가 돼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 합의가 이뤄져도 경제 지원과 현재 북한 고위층의 개인 제재 해제는 북한의 인권 개선이 전제돼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 정권의 반인륜적 범죄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 국제형사재판소 설립을 촉구했습니다. 이런 특별 국제형사재판소의 선례로는 구유고국제형사재판소, 시에라리온 특별재판소, 캄보디아 특별재판소 등이 있습니다.

양윤정: 결의안 초안은 북한의 인권유린 실태에 대해 어떻게 언급하고 있습니까?

장명화: 무엇보다, 북한 내 여러 강제 노동 수용소와 8만~12만 명으로 추산되는 정치·종교범 수용소 내 수감자들의 고통을 명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수용소들을 철폐하고 수감자들을 석방시키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또 유사종교와 흡사한 김 씨 일가 숭배를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진행중인 대북 협상 전략의 일환으로, 주체사상이 강조되는 김정은 일가 숭배에 관한 전략적, 정치적 타당성에 대해 국제 전문가들과 상의하라고 조언했습니다.

양윤정: 결의안 초안은 이를 위해 미국 정부에 어떤 조치를 취하라고 명시했습니까?

장명화: 초안에는 인권 가해 혐의 선상에 있는 북한 관료뿐 아니라 중국 관리들에 대해서도 미국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실 제재 명단에 추가하는 방안을 담았습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지난 2017년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을 고문, 언론 통제 등의 인권침해 당사자로 지목해, 제재 대상의 목록에 올린 바 있습니다. 결의안은 또 미국 국무장관이 결의안 채택 90일 이내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북한인권 개선 전략 보고서를 의회에 제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결의안은 이어 인권 유린을 이유로 미국이 북한에 부과한 제재 정보를 구체적으로 공개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양윤정: 북한의 인권 탄압과 관련된 제재는 대략 어떤 게 있습니까?

장명화: 국제종교자유법, 인신매매 희생자 보호법, ‘세계 마그니츠키 법' 등입니다. 국제종교자유법은 1998년 미국 의회를 통과했는데요, '종교의 자유가 특별히 우려되는 국가'로 지정되면 상황이 개선될 때까지 광범위한 외교와 경제적 제재를 가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인신매매 희생자 보호법’은 2000년 제정됐는데요, 미국 국무부는 매년 전 세계 인신매매 실태를 조사해 보고서로 만들어 발표해 오고 있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는 지난 6월 말 공개한 ‘2018년 인신매매 실태보고서’를 통해 북한을 최하위 등급인 3등급 국가로 분류했습니다. 이 법에는 인신매매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국가에 대해 경제적, 군사적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세계 마그니츠키 법은 미국이 러시아 인권 활동가인 알렉세이 마그니츠키의 수감 중 사망에 연루된 러시아 관리들을 제재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요, 지난 2016년 적용 대상을 세계로 확장시켰습니다.

양윤정: 북한 당국은 최근 들어 부쩍 인권문제 거론에 반발하는 상황 아닙니까?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가장 최근의 반응으로는 북한 대남선전 매체인 ‘우리민족끼리’가 6일 미국을 향해 "상대방을 자극하고 우롱하는 시대착오적인 대조선 '인권' 놀음을 걷어치워야 한다"고 비난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매체는 특히 미국 국무부가 얼마 전 북한을 16년 연속으로 ‘최악의 인신매매 국가’로 지정한 것을 두고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종식하고 지역과 세계의 안전보장에 이바지하려는 우리의 평화 애호적인 노력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해당 보고서가 발표된 당시에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었는데요, 마침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방북하는 당일 이 같은 내용의 논평을 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비핵화 후속 협상을 두고 북한이 본격적인 기 싸움을 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유엔 인권전문가 그룹이 공동 성명을 내 지난해 숨진 중국 반체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의 부인 류샤의 가택연금 해제를 촉구했습니다. 이달 13일은 류샤오보의 1주기입니다. 성명에는 유엔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 자의적 구금에 관한 실무그룹 의장, 유엔 인권옹호 특별보고관이 참여했습니다. 이들은 "류샤의 건강이 매우 나빠졌다는 보도에 심히 우려한다. 류샤가 모처에서 심각한 심리적 장애로 고통을 겪는데 중국 정부는 즉각 그의 소재를 공개하고 가택 연금을 해제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화가인 류샤는 남편이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뒤 가택 연금됐습니다. 류샤는 국가 전복 혐의를 받은 남편과 달리 범죄 혐의로 기소되지도 않았습니다. 류샤가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남편 장례식 때가 마지막입니다. 류샤는 남편이 숨진 뒤 외국 이주를 원했으나, 장례식 직후 윈난성으로 강제 여행을 가게 됐고, 이후 40여 일간 연락이 두절됐다 베이징으로 돌아와 또다시 가택연금을 당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류샤가 자유롭게 생활하고 있으며 중국법에 따라 모든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자이드 라드 알 후세인 유엔 인권대표가 미얀마에서 로힝야족 탈출 사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미얀마 정부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자이드 대표는 최근 유엔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올해 1만1천432명이 미얀마에서 방글라데시로 넘어왔다며 이들 중 다수가 폭력, 살해, 주거지 소실을 목격했다고 밝혔습니다. 유엔난민기구와 미얀마 정부는 올해 5월 방글라데시에 있는 로힝야 난민의 송환 문제와 관련해 양해각서를 체결했지만 시민권 보장 내용이 빠진 것으로 알려져 실효성에 논란이 제기됐습니다. 자이드 대표는 "어떤 핑계를 대더라도 이런 사실관계가 약화하지는 않는다"며 "라카인 주에서는 여전히 사람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박해를 피해 달아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미얀마를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해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는 라카인주에서 여러 세대 거주한 이슬람 소수 민족 로힝야족을 방글라데시인으로 규정하며 이들이 불법으로 미얀마로 넘어왔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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