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법원 배상 판결, 미북 협상, 관계 정상화에 난제 가능성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9-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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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13일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를 태운 미군 군용기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런컨 공항에 도착해 웜비어 씨로 보이는 남성을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지난해 6월 13일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 씨를 태운 미군 군용기가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런컨 공항에 도착해 웜비어 씨로 보이는 남성을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
REUTERS/Bryan Woolston/File Photo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에서 억류됐다 풀려난 직후 숨진 미국 청년의 유족에게 배상하라는 미국 법원의 최근 판결과 북한의 배상 가능성을 들여다 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우선 이 미국 청년 오토 웜비어 사건 내용을 간단히 짚어 주시죠.

장명화: 네. 20대의 대학생이었던 웜비어는 2016년 1월 관광차 방문한 평양 양각도 호텔에서 체포됐는데요, 그 해 3월 체제전복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 받았습니다. 웜비어는 2016년 3월 재판 당시 다소 불안한 표정이었지만 건강해 보였는데요, 웜비어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오토 웜비어) 제한구역에 들어가 정치 선전물을 떼 낸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미국 정부는 2017년 웜비어 석방 작전에 착수했고, 5월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노르웨이로 보내 북한 측과 첫 번째 접촉을 했습니다. 이후 6월 특별대표는 북한을 방문해 웜비어의 석방을 요구했으며, 하루 만인 6월 13일 억류 17개월 만의 송환이 이뤄졌습니다. 안타깝게도, 2017년 6월 혼수상태로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병원에 입원한 지 6일 만에 사망했습니다.

양윤정: 웜비어의 부모는 북한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얼마 전 미국에서 열린 재판 결과는 어떻게 나왔습니까?

장명화:  워싱턴 연방법원 베릴 하월 판사는 “북한은 웜비어의 가족에게 5억113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가족들이 청구한 위자료와 치료비 등 5100만여 달러를 그대로 인정했고, 징벌적 손해배상금으로 웜비어와 부모 프레드, 신디 웜비어 씨에게 1억5000만 달러씩 모두 4억500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판시했습니다. 하월 판사는 “북한은 야만적인 방식으로 웜비어를 고문해 허위 자백을 하게 했고, 재판 결과를 북한의 외교적 목적을 위해 대미 지렛대로 활용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북한의 과거 가혹행위 사례, 가족과 전문가들의 의견, 주치의들의 소견 등을 종합해 볼 때 웜비어를 인질로 잡고 고문해 사망에 이르게 한 북한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명시했습니다.

양윤정: 이번 판결의 의미,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장명화: 많은 전문가들은 북한의 고문을 비롯한 불법행위가 실제로 있었던 것이다, 라고 미국 법원에서 인정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미국은 인권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여서 북한의 인권유린 행위에 경종을 울린 판결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2001년에 북한 감옥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진 김동식 목사 사건도 2015년에 2심 재판에서 미국 법원이 북한의 책임을 인정하면서 3억 3천만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는데요, 이런 북한의 인권 침해 행위에 대한 미국 법원의 강력한 판결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요한 의미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양윤정: 법원이 인용한 약 5억 달러는 북한 경제에 비추어 어느 정도 규모인가요?

장명화: 지난해 북한 전체 무역액이 55 억 달러였는데요, 5억달러면 10%에 이르는 셈이니까 막대한 규모입니다. 어느 정도 막대하냐면, 미국 재무부가 지난 2005년 9월 북한의 위폐 제조 등을 적발한 뒤 마카오의 방코델타아시아은행에 예치됐던 북한 예금 2500만 달러를 동결하지 않았습니까? 그러자 북한과 미국 간 갈등이 고조됐고, 그 다음 해인 2006년 10월 북한은 첫 핵실험 강행으로 도발했습니다. 당시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2500만 달러를 놓고 “살점을 떼어내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미국 측에 분노를 표시했는데 5억 달러는 그때의 20배 규모입니다.

양윤정: 북한 정부로부터 배상금을 받아낼 가능성은 어느 정도입니까?

장명화: 거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입니다. 실제로, 북한은 웜비어의 죽음이 식중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으며, 이번 소송 과정에는 일절 응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웜비어 부모의 변호인단은 국제우편 방식을 통해 피고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판결문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윤정: 판결이 이대로 확정되면 미국과 북한 간 비핵화 협상과 관계 정상화에 난제가 만들어지겠군요.

장명화: 네. 그렇습니다. 북한이 이번 소송에 응하지 않아 궐석 재판으로 진행됐는데요, 앞으로도 궐석으로 이번 1심 판결이 확정돼 나올 전망입니다. 이와 관련해,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한국의 중앙일보에 “비핵화가 일정 궤도에 올라 양국이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북한의 자산이 미국 영토로 들어가게 되면 이때 유족이 배상 문제를 걸고 나올 텐데 당연히 북한과 미국 관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지난 2015년 중국 당국이 강제 연행한 인권 활동가와 변호사 등 300명 가운데 마지막까지 구류 중인 인권변호사 왕취안장에 대한 재판이 개장했습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국가정권전복죄로 기소된 왕취안장의 1심 공판이 최근 톈진 제2중급 인민법원에서 비공개리에 시작했습니다. 인민법원 홈페이지는 왕취안장의 사안이 '국가비밀'에 관련됐기 때문에 법정을 공개하지 않은 채 심리를 진행해 적절한 시기에 판결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왕취안장의 공판이 열리는 톈진시 제2중급 인민법원 주변에는 검색대를 설치해 사람과 차량 진입을 통제했으며 취재진의 접근도 막았습니다. 왕취안장의 부인은 당국의 제지로 베이징 자택에서 가택연금 상태에 놓여 남편 재판을 방청하지 못했습니다. 왕취안장은 농민 토지수용, 지하교회 사건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건의 변론을 맡아왔고, 2008년 티베트 소요 사태로 체포 당한 티베트족을 무료로 변호하기도 했습니다. 왕취안장은 2015년 8월 경찰에 정식 체포됐으며 2016년 국가정권 전복죄로 기소 당했지만 1000일 동안 소재 불명으로 있다가 재판정에 섰습니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가 캄보디아 감독직을 맡은 혼다 케이스케에 우려를 표했습니다. 일본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혼다는 호주 A리그에서 뛰는 현역 선수이자, 동시에 캄보디아 축구대표팀 감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혼다가 독재 국가 캄보디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며, “캄보디아 사오소카 축구협회 회장은 훈센 정권의 핵심 인물이다. 캄보디아 경찰대 총사령관 출신으로 처형과 고문, 불법 체포 등 인권 탄압에 앞장서 왔다. 세계적으로 악명 높은 인권 유린국가 정권의 중심에 있다. 혼다가 전쟁과 빈곤으로 고통 받는 캄보디아에 손길을 내준 것이지만 우려가 따른다”라고 지적했습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1985년 32살 나이에 정권을 잡은 뒤 33년 간 장기 집권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훈센이 이끄는 캄보디아인민당은 캄보디아 의석을 독점해 사실상 일당 체제를 구축한 독재 국가입니다. 아울러 3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으며 정권에 비판적인 언론을 탄압하고 집회결사의 자유 또한 없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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