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무부, 16년째 북한 최악 인신매매국 지정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8-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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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인신매매 실태(TIP) 보고서 표지.
2018 인신매매 실태(TIP) 보고서 표지.
Photo courtesy of US Department of State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 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 합니다.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 국무부의 ‘2018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의 북한 부분을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질문에 양윤정 앵커, 대답에 장명화입니다.

양윤정: 장명화 기자, 우선 미국 국무부의 인신매매 보고서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장명화: 네. ‘인신매매 보고서’는 미국 정부에서 2001년부터 매년 각국의 인신매매 실태와 정부의 인신매매 방지노력 등을 조사해 발표하는 보고서입니다. 미국 국무부는 의회의 '인신매매와 폭력 피해자 보호법'에 따라 각국의 인신 매매 실태를 매년 조사하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보고서는 '인신매매 관련 입법 준수상황'을 기준으로 전 세계 국가를 3등급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1등급은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며 인신 매매 관련 입법 기준을 전적으로 준수하는 국가 ▲2등급은 관련 법규를 완전히 준수하지는 못하지만 납득할만한 노력을 기울이는 국가 ▲3등급은 인신매매 관련 법규를 제대로 준수하지도 않고 납득할만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는 인신매매 방조국입니다.

양윤정: 북한은 이번 보고서에서 어떻게 분류됐습니까?

장명화: 북한은 가장 낮은 단계인 3등급으로 분류됐습니다. 국무부는 북한 정부가 인신매매를 근절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로써, 북한은 2003년 이후 16년째 매년 3등급으로 분류됐습니다.

양윤정: 북한이 최하위 등급으로 분류된 주요 이유가 뭡니까?

장명화: 보고서는 중국에 거주하는 북한 난민들과 망명 희망자들이 인신매매에 가장 취약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일부 북한 여성은 중국에서 감금, 납치, 성 매매, 강제결혼 등에 노출되는데, 이들이 북한에 송환되면 구타, 낙태, 성폭행 등 탄압을 받는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미국 국무부는 북한에 인신매매 피해자에 대한 처형과 처벌을 중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양윤정: 인신매매에는 비자발적 강제노동도 포함되는데요, 이에 대한 내용도 있습니까?

장명화: 네. 국무부는 북한의 해외 노동자 파견을 국가 주도의 강제노동이라고 명백히 지적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직접 기자회견에 참석해 강제노동의 구체적 사례로 북한을 꼽았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의 말, 잠시 들어보시죠.

(마이크 폼페이오) 수많은 북한 주민이 자국 정부에 의해 해외 강제노동에 동원되고 있습니다. 이런 해외 강제노동은 많은 경우 상대국 정부의 암묵적인 동의 하에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양윤정: 미국-북한 관계가 훈풍을 타는 시점인데, 이 같은 보고서가 나온 셈이네요?

장명화: 물론, 북한의 인신매매 상황이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다소 원론적인 내용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는 별개로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확실히 짚고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사실, 북한 인권 문제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에서 언제든 변수로 급부상할 수 있는데요, 그래선지 북한은 최근 들어 대내외 매체들을 동원해 인권 문제를 거론하는 건 모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인권 문제가 더 확산되는 걸 차단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양윤정: 북한 이외에 어떤 나라들이 최하위 등급을 받았습니까?

장명화: 중국, 러시아, 이란,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시리아 등 22개국이 포함됐습니다. 이슬람계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사태를 이유로 미얀마가 3등급에 새로 추가됐습니다.

양윤정: 중국이 북한과 같은 수준의 인신매매 3등급을 받았네요?

장명화: 사실, 중국은 지난해 처음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강등됐습니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은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북한의 강제노동자들을 더는 받아들이지 않아 북한의 자금줄을 차단하는데 동참해야 한다며, 중국이 최악의 인신매매국으로 강등된 것에는 북한 강제노동자들을 받아들이는 것도 한 원인이라고 설명한 바 있습니다.

양윤정: 인신매매 3등급 국가로 지정되면 어떤 영향을 받게 됩니까?

장명화: 3등급 국가로 지정되면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의 비인도적 구호와 지원금 지원이 중단될 수 있고 미국 정부의 교육과 문화교류 프로그램 참여도 금지될 수 있습니다. 중국의 경우, 이런 피해보다 'G2 국가' 중국에 대한 망신의 의미에 무게가 더 실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G2는 경제적, 정치적으로 세계 2대 강국인 미국과 중국을 이르는 말입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중국은 미국의 인신매매 실태보고서 내용에 크게 반발했습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미국이 유엔 인권활동으로부터 후퇴함에 따라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의 평화유지활동을 축소하려 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외교·안보 전문 매체 ‘포린폴리시’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차별을 이유로 유엔인권이사회로부터 탈퇴하는 등 인권활동으로부터 후퇴하고 인권활동에 대한 재정지원을 삭감하면서 그간 인권 프로그램에 비판적이었던 중국과 러시아가 이를 틈타 인권 프로그램 축소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매체는 이들 양국이 막후 예산협상을 통해 인권 프로그램 예산의 대폭 삭감과 최소 170명의 관련 인력 감축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평소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의 인권 프로그램을 경시하면서 국제기구는 회원국의 내정에 간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유엔 내부 협상 문건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는 유엔 평화유지활동 중 발생한 인권침해와 성적 착취를 조사하기 위한 유엔 프로그램 예산의 대폭 삭감을 제시했습니다. 독립 연구기관인 '분쟁지 민간센터'는 “삭감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유엔 평화유지활동은 수십 년 후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국제적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가 로힝야족 집단학살과 '인종청소' 사태에 책임이 있는 13명의 미얀마군 장성을 기소해 국제형사재판소 법정에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최신 보고서에서 최고사령관인 민 아웅 흘라잉 장군을 비롯한 13명의 미얀마군 고위급 인사가 로힝야족을 상대로 한 반인도 범죄를 감독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얀마 군부 일인자인 민 아웅 흘라잉을 지목해 국제법정에 세워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단체는 "로힝야족을 상대로 한 인종청소는 가차없고 조직적으로 진행됐다. 미얀마군은 이 과정에서 아이들을 포함한 수천 명의 로힝야족을 불법적으로 죽였다"고 덧붙였습니다. 국제앰네스티는 또 "이 범죄 행위는 통제 불능의 병사 무리가 자의적으로 저지른 것이 아니다"라며 일부 병사가 교전 수칙을 어겨 벌어진 일이라는 미얀마군의 주장을 일축했습니다. 앞서, 유럽연합은 로힝야족 학살과 인종청소 논란의 책임이 있는 미얀마군과 경찰의 장성급 인사 7명을 개별적으로 제재했고, 미국도 지난 12월 같은 사유로 미얀마군 사령관 1명을 요시찰 인명부에 올렸습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제작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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