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북 인권 정식 안건 채택

워싱턴-장명화 jangm@rfa.org
201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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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에서 사상 처음으로 북한 인권 상황과 반(反) 인권 최고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결의안이 채택된 것을 환영하는 포스터가 2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나붙었다.
유엔에서 사상 처음으로 북한 인권 상황과 반(反) 인권 최고책임자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결의안이 채택된 것을 환영하는 포스터가 22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나붙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모든 사람은 ‘사람다운 삶’을 누릴 권리를 갖고 태어납니다. 인권의 개념은 시대, 나라, 사회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지만, 그 누구도 인권의 소중함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세계 각처에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인권'을 이야기하고 있는 까닭입니다. 하지만 ‘인권’이라는 단어가 아무리 많이 사용된다고 해도 삶에서 인권이 바로 실천되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으로 인권이 존중받는 세상이 이룩되려면 말뿐만 아니라 인권을 보호하고 실천하려는 의지와 행동이 따라야합니다. 장명화가 진행하는 주간 프로그램 '인권, 인권, 인권'은 인권 존중의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세계 각처의 인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이번 시간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최근 북한 인권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한 것을 들여다봅니다.

(프랑수아 델라트르) 국제형사재판소는 공평하고 효과적으로 일을 처리할 것입니다.

프랑스 프랑수아 델라트르 주 유엔 대사가 얼마 전 북한의 인권 상황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안건으로 채택할 지를 결정하기 위해 15개국이 모여 앉은 자리에서 한 말입니다.

투표에 앞서 중국이 반대 의사를 강하게 밝혔으나 대세를 바꿀 수는 없었습니다. 중국 류제이 주 유엔 대사의 말입니다.

(류제이) 안전보장이사회는 긴장을 고조시킬 수 있는 모든 것을 예방하기 위해, 대화를 조성하고 긴장을 완화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최근 소니 영화사에 대한 북한의 사이버 공격까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미국의 서맨사 파워 주 유엔 대사의 말입니다.

(서맨사 파워) 북한 체제는 자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부정하는 데 만족하지 못하고 이제 우리나라에서 이 기본권을 억누르려는 의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은 그들이 행한 공격에 대해 미국이 공동조사하지 않는다면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까지 위협했습니다.

안전보장이사회는 표결에 앞서 이반 시모노비치 유엔 인권담당 사무차장이 보고한 북한 인권 현황에 대한 비난이 이어졌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노동교화소를 포함한 각종 수용시설에는 12만 명이 수감돼 있으며 이들은 처형, 고문, 강간 등 각종 폭력에 노출돼 있습니다. 보고서는 북한이 동시대를 살아가는 다른 나라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인권 침해 행위를 저지르고 있으며 이는 정부 최고위층에서 지시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이어진 투표 결과,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11개국이 북한의 인권 문제를 정식 안건으로 채택하는 데 찬성한다고 손을 들었습니다. 예상대로 중국과 러시아는 반대했습니다. 또한 아프리카의 차드와 나이지리아는 기권했습니다.

북한은 김송 북한 유엔대표부 참사관이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 안전보장이사회는 인권에 대한 권한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예고한 대로 이번 회의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습니다.

이번 회의의 투표 결과, 9개국 이상만 찬성하면 안건이 되는 규정에 따라 북한의 인권 문제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뤄지게 됐습니다. 안전보장이사회가 인권 문제를 정식 의제로 채택한 것은 2005년 짐바브웨와 2006년 미얀마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하지만 앞선 두 국가들에 대한 의제 채택은 안전보장이사회의 단독 결정인 반면 이번의 경우 유엔총회가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한 후에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영향력이 더 크다는 평갑니다.

이번 안건 채택으로 3년 동안 이사국들은 필요할 때마다 북한 인권 회의를 열고 논의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오준 주 유엔 대사가 투표 결과가 발표된 직후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 말입니다.

(오준) 북한 인권 문제가 악화되면 안전보장이사회가 언제든지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의 인권문제가 앞으로 당분간 유엔 내에서 상시적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습니다. 안전보장이사회 의제 상정 이후 북한의 인권문제와 관련 유엔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하는 식의 정해진 절차는 없습니다. 하지만, 유엔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안전보장이사회의 정식 의제로 채택됨에 따라 북한 인권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감시가 시작됐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구체적으로, 당장 내년 3월 있을 유엔 인권이사회를 비롯해 9월에 열리는 유엔총회 제3위원회, 12월 총회 본회의에 이르기까지 북한인권 문제는 계기마다 언제든 논의될 수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 심각한 인권 유린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될 경우,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에서 회의가 소집될 수 있습니다. 이미 의제로 채택된 만큼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면 이에 대해 논의할 의무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한 주간 들어온 인권 관련 소식입니다.

-- 미얀마에서 지난 5월 첫 가톨릭 복자가 탄생한 가운데 오랜 내전과 군사정권 체제에서 탄압을 받아왔던 가톨릭교회가 평화와 종교적 관용을 촉구하는 등 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AFP통신이 최근 보도했습니다. 미얀마 카야주의 주도인 로이카우 교구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미얀마에 가톨릭을 처음 전파한 것은 1510년 포르투갈 상인들로 미얀마의 가톨릭 역사는 500년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미얀마 인구 5천100만 명 가운데 불교도 비중이 약 90%로 가톨릭 신자들은 약 5%인 50만 명에 불과합니다. 가톨릭교회는 2011년 문민정부가 들어서기 전까지 군사정권하에서 계속 탄압을 받아왔습니다. 이 같은 미얀마의 가톨릭교회가 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1950년 내전이 한창이던 미얀마 동부지역에서 선교활동에 나섰다가 무장세력 총격에 숨진 미얀마인 교리교사 이시도르 응에이 코 랏이 지난 5월 교황청에 의해 미얀마의 첫 복자로 추대되면서부터입니다. 문민정부가 민주화 개혁과 경제 개방을 추진하고 언론 검열을 폐지하는 한편,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여사와 야당의 의회 진출을 허용한 것도 가톨릭교회의 제 목소리 찾기를 고무시켰다는 평입니다.

-- '아랍의 봄' 진원지였던 튀니지가 최근 실시한 대통령 선거에서 원로 정치인 베지 카이드 에셉시 후보가 56%를 득표해, 당선이 확정됐다고 AP통신을 포함한 주요 외신이 일제히 보도했습니다. 2011년 튀니지 국민이 민주화 혁명으로 독재자를 축출한 지 4년 만의 일입니다. 당선이 확정됨에 따라 에셉시는 아랍의 봄 국가에서 선출된 첫 민선 대통령이 됐습니다. 이번 대통령선거는 아랍의 봄이 터진 후 민주화 운동의 시발점이 됐던 나라에서 치러진 첫 대통령선거이자, 튀니지가 1956년 프랑스에서 독립한 뒤 치른 첫 자유 경선이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에셉시 후보는 투표 마감 후 출구 조사 결과 발표에서 득표율이 상대편 후보 몬세프 마르주키를 10%포인트 가량 앞지르자, 선거 본부 앞에 모인 2000여명의 지지자들에게 일찌감치 선거 승리를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에셉시 후보는 아랍의 봄으로 축출된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 시절 국회의장을 거쳤고, 세속주의적 성향이 강하다고 평가받는 인물입니다.

‘인권, 인권, 인권’ 오늘은 여기까집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장명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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