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FA 초대석: ‘화성 탐사선’의 주역 재미 우주과학자 정재훈 박사


2007.06.20

워싱턴-장명화

미국은 1981년 최초의 우주왕복선 콜럼비아호를 발사한 이후 챌린저호, 디스커버리호, 애틀랜티스호, 엔데버호 등 모두 5대의 우주왕복선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그 가운데 챌린저호와 콜럼비아호 등 두 대는 폭발사고로 잃었습니다. 그것도 두 대 모두 각각 승무원 7명을 태운 채 공중폭발을 해 미국 전체를 비탄에 빠뜨렸었습니다. RFA 초대석, 오늘은 이 두 참사의 원인을 해결해 향후 우주왕복선의 발사를 성공시킨 숨은 공로자, 재미한인 정재훈 박사를 모셨습니다. 정박사는 현재 미국 테이코 우주개발사 (Tyco Engineering, Inc.) 사장으로, 금성탐사선, 화성탐사선 등 수많은 인공위성 관련 기기를 개발 생산해 우주산업에 일익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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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우주과학자 정재훈 박사-PHOTO courtesy of 정재훈

얼마 전 NASA, 즉 미국 항공우주국 관계자등이 참석한 한 강연회에서 디스커버리호의 성공적인 발사가 정재훈 박사의 공로였다고 강조했었는데요. 청취자들을 위해 간단히 우주왕복선의 문제점과 디스커버리호 발사 성공에 대해 소개해주시죠.

정재훈: 네. 우선 우주왕복선은 미국의 자랑거리인 space shuttle program 중의 하나입니다. 우주왕복선은 보통 우주 정거장을 건설하는데 필요한 자재 등을 싣고 가서 우주 비행사 7명이 가서 활동하고, 다시 집으로 귀환하는 비행기같이 생긴 우주선입니다. 그런데 2003년에 이렇게 임무를 마치고 귀환하던 컬럼비아호가 미국 중부 텍사스 주 상공에서 폭발했었습니다. 그때 우주비행사 7명이 전원 목숨을 잃고, 굉장한 침통에 빠졌었습니다.

NASA에서 그 이후에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얼음파편으로 인한 날개의 균열 때문에 재진입, 재귀환 과정에서 폭발했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저희 회사가 아이디어를 제출했더니 채택됐습니다. 얼음방지 장치를 개발해서 그 장치를 장착하고 이년 후인 2005년에 우주 왕복선 디스커버리호가 성공적으로 발사할 수 있었습니다. 그 시스템을 저희가 개발해서 성공할 수 있도록 만든 거죠.

그렇게 중대한 일을 성사시키기까지는 하루아침에 된 일이 아닐 텐데, 언제부터 우주선에 관여해왔습니까?

정재훈: 저는 30년 전에 미국으로 이민 왔습니다. 1977년도에요. 한국에서 대학도 나오고 결혼도 하고 딸들도 낳은 후 이민 왔습니다. 그때 이후로 지금 현재 제가 종사하고 있는 테이코 우주개발사에 취직해서 계속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자유진영에서 쏘아 올리는 인공위성의 95%는 저희가 개발해서 만든 로켓 엔진 열 조절 장치가 없으면 발사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2004년도에 화성 표면에 착륙했던 스피릿 (Spirit)과 오퍼튜니티 (Opportunity) 쌍둥이 로봇을 발사한지 7개월 만에 성공적으로 화성 표면에 착륙해서 지금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로봇에도 저희가 개발한 1562종류의 열 장치와 신경조직 등이 장착되어 있습니다. 저희가 처음에 우주왕복선과 연관이 된 것은, 한 20년 됐죠. 지난 1986년도에 챌린지호가 발사한지 2분 만에 사고가 났었습니다. 그때는 고체 연료 이음매 부분에서 사고가 있었는데요, 그때 NASA에 제 아이디어를 제출했더니 받아들여져서, 제가 만든 열장치를 장착하고 나중에 우주왕복선을 발사했었는데, 그때 이후로는 줄곧 우주왕복선이 발사될 때마다 제가 만든 열 장치를 장착하고서야 발사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국에서 대학교를 졸업하고 결혼까지 했다면, 이민 일세인데요. 미국에 와서 어떻게 성공했는지 비결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정재훈: 뭐. 그게.. 어떤 사람들은 운이 좋다고도 그럽니다. 그런 것만은 아닙니다. 처음 이민 와서 지금 이 회사에 말단 엔지니어로 취직했습니다. 시간당 4불 25전씩을 받았어요. 엔지니어링이 아니고, 말단으로 도면 그리는 보조 엔지니어로 취직했는데요. 다른 사람들이 하루에 도면 한 장 그리는 것이 보통이라고 하는데요, 처음에는 30분 일찍 출근해서 회사 청소 다 해놓고, 30분 늦게 퇴근하면서 하루에 10장씩 그려댔습니다. 그랬더니 그때 다른 사람들이 절더러 ‘슈퍼맨’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습니다.

그냥 내 일처럼, 이것은 내 일이다 생각하면서 아주 성실하고 깨끗하게 , 열심히 정말, 온 정성을 다해서, 비록 말단으로 취직했지만, 열심히 했습니다. 저희 회사에는 한국 사람이 저 하나인데요, 사장님이 인정해주어서 3년 후에 chief engineer가 됐습니다. 취직한지 7년이 되니까 우주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승진했고, 부사장이 된 이후 경영혁신, 깨끗한 경영, 그리고 첨단 개발에 역점두면서 일했더니 취직한지 22년 만에 경영권을 인수해서 경영자가 됐습니다.

우주개발이라는 한 우물을 진득하게 파서 현재까지 이르렀다, 이렇게 이해합니다. 역시 지름길은 없네요. 그런데 언제부터 우주분야에 관심을 갖게 됐습니까?

정재훈: 아. 뭐 누구나 요즘 비전이나 꿈에 대해 많이들 이야기를 하죠. 저도 그 중의 하나일 따름입니다. 지금도 간직하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때, 그러니까 17살 때 쓴 일기장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데요, 좀 얼마 됐습니다만, 우연히 보니까, 그때 제 비전을 써놓은 게 있드라구요.

그때 이미 평생의 비전을 가지고 계셨단 말이죠?

정재훈: 네. 그때 써놓은 것을 보니까 저도 깜짝 놀랄 정도였어요. 제가 뭐라고 써놨나면요. 그때는 한국이 너무 가난하지 않았습니까? 가난한 나라에서 뭐 꿈도 못 꾸던 시절이었는데도 뭐라고 써놨냐면, “내가 만일 머리를 싸매고 연구를 계속 한다면, 인류의 환희를 위해 봉사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꼭 그렇게 하고야 말겠다! “청춘의 피는 끊는다고 한다.” 등등 그런 것을 써놨드라구요. 또 저희 어머님이 기독교 신자였는데, 매일 밤 머리맡에서 “우리 민족을 위해서, 세계 민족을 위해서 귀하게 쓰임을 받는 인물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하시던 게 생각납니다.

아까 자녀분들을 낳은 후 미국에 이민 왔다고 했는데요, 아버지의 유전인자를 받아 자녀분들도 우주과학 분야에서 뛰는지?

정재훈: 아닙니다. 우주분야에서 좀 일했으면 좋겠는데, 영... 재능이 달라서 그런지.. 저희 집에는 왕비하고 공주님 두 명, 그래서 여자만 세 명이 있는데요, 큰 공주님이 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12년 전에 미국 국무성의 외교관이 됐습니다. 작은 공주님은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라디오방송국의 뉴스 담당 프로듀서로 일하고 있습니다. 아버지하고는 정 다른 길을 가고 있죠.

우주 전문가로서 북한의 우주산업에 대해 한마디 평가해주시죠. 왜 북한이 과거에 ‘광명성’이라는 인공위성을 발사하는데 성공했다고 주장하기도 했었쟎습니까?

정재훈: 북한은 너무 폐쇄된 사회이기 때문에 잘은 모르겠습니다. 미사일 발사기술은 많이 심혈을 기울여서, 대포동이니 이번에도 미사일 실험을 하곤 했는데, 미사일 기술은 상당히 개발한 것 같습니다. 얼마 전에 대포동 미사일을 실험하면서 북한은 평화를 위해서 인공위성을 쐈다고 했는데, 사실 미사일이라는 것이 옆으로 쏘면 폭탄이 되고, 하늘을 향해서 쏘면 평화적으로 인공위성을 쏘는 게 되거든요.

그러니까 고체연료로케트라는 것이 미사일인데, 우주를 향해서 쏠 때 그 위에다가 인공위성을 태우고 올라가서 발사하면 됩니다. 인공위성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에요. 여기 미국대학생도 만들고, 유럽 대학생들도 만들 수 있는 겁니다. 북한이 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그것 쐈다고 해서 굉장히 기술이 발달했다는 것은 아닙니다. 인공위성이 거기서 과연 몇 년 동안이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면서 잘 활동하고 조정이 잘되고 이런 것들을 봐야하는데, 아마 그냥 쏘는 것으로 그치치 않았나, 그 외에는 그것을 조정하거나 이용하거나 그런 기술은 그렇게 높이 평가할 만한 것은 못된다고 판단됩니다.

미국에 산지 30년이 넘었는데요, 성공한 과학자, 성공한 사업자로서 미국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마디 해 달라.

정재훈: 전 미국이 너무 좋습니다. 미국에 살고 있다는 것이 축복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첬재로 ,미국사람들이 좋아요. 우리나라, 우리민족을 위해서 기회만 되면 돕고 싶은 생각이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제가 살고 있는 미국이 생각하면 할수록 멋진 나라이고,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을 만한 나라라고 봅니다. 첫 번째 이유를 들라면, 하여튼 세계민족을 위해서 굉장히 통이 큰 것 같아요. 세계평화, 인류의 삶의 질의 향상 등에 아낌없이 투자하거든요.

지금 미국만 잘 사려고 우주개발에 투자하는 것이 아닙니다. 우주개발에 투자한다는 것도 결국은 전 세계인류가 우주개발로 인해 얻어지는 하이테크를 이용해서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목적을 가지고 우주개발을 하고 있는데요. 그렇게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서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킨다거나, 세계평화를 위해 앞장서 나가는 미국, 누가 뭐라고 해도 저는 미국에 찬사를 보내고 싶고, 정말 미국을 위해 헌신하고 싶고, 세계민족과 세계 평화를 위해서 헌신하고 싶은 다짐을 여러 번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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