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직업, 나의 미래] 법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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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남한과 북한의 서로 다른 체제의 특성을 뽑으라면 남한은 사유재산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일 겁니다. 남한에서 재산 소유권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법적 다툼도 많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남한에서는 이런 법적 절차문제를 해결해주는 법무사의 수요도 많고, 법무사는 돈도 잘 버는 직업입니다.

북한주민들은 매일 같이 생활 총화로 발표에도 뛰어나고 논리적으로 말하는 훈련이 평소에 되어있기 때문에 탈북자들도 남한에서 법에 대해 공부를 하고 자기 노력을 쏟는다면 충분히 법무사라는 직업에 도전해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겁니다. ‘나의 직업, 나의 미래 ’ 오늘은 법률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취급하는 전문인으로 제2의 변호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법무사란 직업에 대해 알아봅니다.

집을 임대를 받는데 임대인과 임차인의 관계를 모르고 무작정 계약서를 쓴다든지 모든 부분에서 사기가 많이 일어나는 게 탈북자 사회더라고요.

탈북여성 박현지씨는 법무사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법 용어를 몰라 사기를 당하는 남한입국 탈북자들을 많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우리 탈북자들 오면서 브로커하고 계약을 맺을 때 와서 돈을 얼마 주겠는데 돈을 주지 못하면 하나원에서 나오는 통장을 주겠다든지 해서 브로커들이 통장을 뺐어갔데요. 그 일로 탈북자들이 생활에 어려움을 격고...

박현지씨가 법무사 사무실에서 일하면서 남한입국 탈북자들이게 법률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하지만 남한의 법무사와 비교될만한 북한의 직업이 마땅히 없어 북한주민들은 법무사가 어떤 일을 하는지 생소하실 겁니다.

남한에서 법무사가 하는 일은 쉽게 애기해서 타인에게 위촉에 받아서 보수를 받고 사법관계 서류를 작성해주고 법원에 그 서류를 제출하는 일. 이것을 업으로 삼는 사람을 말합니다.

탈북여성이 남한 사람도 어려워하는 법 관계 일을 처리하는 사무실에서 일한다는 것이 놀라운데요. 박현지씨가 처음부터 법무사가 되겠다고 한 것은 아닙니다. 식당일을 하다가 팔을 다치면서 생계를 꾸려갈 직업을 찾았고 비록 우연하게 얻은 직업이지만 일을 하면서 얻은 보람도 크기 때문에 법무사 자격증 시험에도 도전을 하게 된 겁니다.

사무장님 상담도 엿듣고, 법전도 보고... 북한에서야 법이 뭔지도 몰랐죠. 법이 곧 주체사상이었으니까요. 주체사상이라는 것이 또 김일성 사상이었고요. 참 남들이 6시간 자면 저는 4시간씩 자면서 법 공부를 했죠.

박현지씨는 법무사 사무실에 다니면서 법학대학에도 입학을 했습니다. 법을 더 공부해서 법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입니다.

방송통신대학은 일하면서 공부하는 대학입니다. 평생교육원이라고 하는데... 출석 수업도 있고 시험이 있는데 그때는 정말 잠도 못자고 책 6-7권을 다 외우듯 공부를 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참 보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남한에서 법무사 시험에 응시하는 것에는 학력이나 나이에 제한 또는 성별에 제한을 받지 않습니다. 다만 법을 다루는 일인 만큼 실형을 살았거나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한 사람은 일정 기간이 지난 후 법무사 시험에 응시를 할 수 있습니다.

법무사가 변호사처럼 당사자를 대리해서 법정에 나가 변론할 수 있는 권한은 없지만 웬만한 민사나 형사 사건에 대해서 변호사를 찾아가 의뢰를 할 때보다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일반시민들은 변호사 보다는 법무사를 먼저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박현지씨는 일하면서 자연스레 법 공부를 할 수 있는 직장이 만족하고 있습니다.

주 5일 근무인데 월요일에 법원에 제출할 서류가 있으면 스스로 출근해서 이 사건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인지 법적인 서류도 보고 용어도 보고 하나 하나 배워나갑니다.

박현지씨처럼 법무사가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 끊임없이 공부하지 않으면 국가 자격시험에 합격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법무사 자격시험은 3차 시험까지 합격을 해야 자격증을 가지고 정식으로 허가를 받아 사무실을 내거나 법무사로서 취업이 가능합니다.

법무사 자격시험은 1차는 객관식 필기시험이고, 2차는 논문식 주관시험 그리고 3차 시험은 면접 형태로 치러집니다. 법무사의 수입은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일반적으로 법무사 시험에 합격 후 법인체에 취업을 할 경우 최소 월 300-400만원 미국 돈으로 하면 4000달러는 받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8년 현재 남한에서 활동하는 법무사는 5,600여명이 있습니다.

법학과 공부를 마치고 나중에 통일이 되면 복지사회가 잘 안 돼 있는 북한인데 50살까지 공부 하느라면 통일이 되지 않을까요. 그때면 내 고향에 가서 뭔가 하고 싶습니다. 통일된 사회의 한사람으로 서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