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드는 ‘우리의 소원은 통일’ 세대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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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기수인 남측 원윤종, 북측 황충금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시 입장하고 있다.
9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남북 선수단 공동기수인 남측 원윤종, 북측 황충금이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시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강원도 평창 동계올림픽이 드디어 9일 개막식을 했고 25일까지 이어집니다. 한국은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에 이어 이번 동계올림픽까지 유치했으니 하계, 동계 올림픽 모두 유치한 나라가 됐습니다.

전 세계에 200개 가까운 나라가 있지만 하계 동계 올림픽을 모두 유치한 나라는 한국을 포함해 8개뿐인데, 모두 강국들입니다.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러시아에 이어 한국이 여덟 번째가 됩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만이 하계, 동계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나라입니다. 중국도 아직 못했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의 국력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것이고, 북한은 통일되기 전에는 올림픽을 유치할 수는 없을 겁니다.

이번 평창 올림픽은 북한 선수단의 참가와 예술단의 공연 등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남쪽에서 어렵게 올림픽을 유치하고 준비했는데 북한은 다 지은 밥에 와서 숟가락 얹고 퍼먹기만 합니다.

문재인 정부는 우리가 좀 양보를 하더라도 이번 올림픽 축제를 계기로 남북관계를 발전시켜 보자는 대의명분을 중시한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번 올림픽에 북한이 끼어들면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크게 떨어졌다는 것입니다.

원래 남쪽에선 북한과 뭘 하겠다는 대통령은 지지율이 떨어졌는데, 문재인 대통령도 다르진 않습니다. 반면에 박근혜, 이명박처럼 말만 친하게 지내겠다고 하고 실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통령이 대북정책 지지율이 높습니다. 박근혜도 다른 지지율은 한심했는데 대북정책은 80% 이상 지지율을 보였습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개성공단처럼 이미 했던 것을 폐쇄했는데도 지지율이 높아집니다. 이건 뭘 의미할까요.

바로 한국 사람들은 북한과 엮이는 것을 싫어한다 이런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에 특히 크게 혼이 났던 것이 바로 빙상호케이 남북단일팀 구성 때문이었습니다. 북한 선수들을 참가시키자니, 올림픽 참가를 위해 오랫동안 고생하며 훈련해 온 남쪽 선수를 그만큼 출전시킬 수 없게 됐습니다.

그러자 사람들이 분노했죠. 아니 북한 선수를 위해 왜 몇 년동안 땀을 흘리고 준비한 남쪽 선수가 희생해야 하냐고 말입니다. 특히 20대에서 그 분노는 특히 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집권할 때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다 이런 말을 했죠. 그런데 북한이 끼어들면서 과정이 공정하지 않다는 의견이 젊은 층한테 확산된 것입니다. 청와대도 어리둥절했던 것 같습니다.

남북 평화, 나아가 통일이란 거창한 대의를 위해 몇몇 선수의 출전시간 좀 줄이는 것 정도는 감내할 수 있지 않겠냐고 생각했는데, 젊은 세대는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는 나이든 세대와 젊은 세대의 통일관이 다르다는 것을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실제로 여론조사를 해보면 20대의 절반 정도는 ‘한민족이라 반드시 통일을 해야 한다’는 민족주의적 통일 필요성을 공감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의 소원은 통일, 꿈에도 소원은 통일”을 외치던 세대는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의 대다수는 “단순히 같은 민족이라고 한 국가로 살아야 하나. 독일이나 스위스처럼 같은 민족도 다른 국가로 살 수 있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잘 살면 아마 통일 여론이 커지겠지만, 지금 북한은 남쪽에 부담일 뿐입니다. 너무 못사니까 북한을 잘 살게 하려면 내가 세금을 더 내고 희생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 통일하면 남쪽의 돈을 가지고 북한을 발전시켜야 할 가능성이 높고, 그러면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세금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큽니다.

요즘 젊은 세대는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라고 묻는 겁니다. 솔직히 지금은 돈이 없으면 부모 친척 형제도 돌보기 어려운데, 왜 본적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돈을 써야 하는 가고 묻는 겁니다.

거기에다 북한 사람들이 고마워하면 또 모르겠습니다. 북한 사람이 “아니 잘 사는데 너희들이 통일을 위해 좀 희생하면 안 되냐” 하는 순간 싸움이 나는 겁니다. 솔직히 저부터도 그런 생각하는 사람에게 내 돈을 주고 싶지 않습니다. 그거 돈이면 좋은 차도 살 수 있고, 외국 여행을 갈 수도 있고, 내 자식에게 맛있는 것도 사줄 수 있는데, 왜 본적도 없고 고마워하지도 않는 사람을 위해 돈을 쓰겠습니까. 이런 건 나이 불문하고 똑같은 심리입니다.

북한에서도 마찬가지 아닙니까. 가령 잘 사는 형제가 못사는 형제에게 돈을 주는 게 당연하진 않죠. 피를 나눈 혈육도 잘 산다고 해서 그러는데, 남쪽 사람들이 희생해야 하는 것은 의무가 아닌 거죠.

공정과 정의에 민감한 젊은 세대는 더욱 그런 사고가 두드러집니다. 그리고 이들이 나서 자라며 본 것은 북한이 도발하는 장면뿐이었습니다. 2010년 천안함을 공격해 해군 장병 46명을 죽게 했고, 연평도에 포탄을 퍼부어 5명을 죽게 했고, 분계선을 넘어와 지뢰를 매설해 젊은 청년들이 다치게 했습니다. 북한이 미사일 쏘고 핵실험 하는 장면 지겹게 봤습니다. 김정은이 올라서서 계속 이 짓만 하니까 젊은 세대는 북한을 동족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적이고 우리의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식이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습니다. 이번에 동계올림픽 때 북한 미녀 응원단과 예술단이 와서 노래 부르고 춤을 추고하겠지만, 그것도 한때이지, 김정은이 도발 한번하면 또 도루묵이 됩니다. 남북관계는 며칠간의 행사로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김정은이 얼마나 진정성 있게 남쪽을 동족으로 생각하는지 거기에 달려있습니다. 하지만 한반도에서 그 누구보다 자기밖에 모르는 김정은이 그럴 리는 만무하고, 아무튼 앞으로 남북 간에 계속 좋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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