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이 알려준 탈북자들의 활동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20-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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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2016년 4월 2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자 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날리는 모습.
사진은 2016년 4월 2일 경기도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자유북한운동연합 등 탈북자 단체들이 대북 전단을 날리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4일 김여정이 노동신문에 ‘남조선당국의 묵인 하에 ’탈북자‘ 쓰레기들이 반공화국적대행위 감행’이라는 담화를 발표한 것을 보고 좀 놀랐습니다. 원래 북한은 탈북자라는 존재 자체를 인민들이 알까봐 그 단어 자체를 잘 쓰지 않았는데, 모두가 보는 노동신문에 탈북자들이 뭘 한다는 것을 공개하다니 이걸 어떻게 해석할까요. 생각이 어려서일까요?

어쨌든 그 신문 기사를 보고 북한 사람들은 탈북자들이 전연에서 수십 만 장의 반공화국삐라를 북으로 날려 보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김여정은 탈북자들을 놓고 “사람값에도 들지 못하는 쓰레기들이 함부로 우리의 최고존엄까지 건드린다”며 쓰레기, 들짐승보다 못한 인간추물들, 똥개 등의 험악한 말을 내뱉었습니다.

최고존엄의 동생으로 북한의 실질적 2인자의 입에서 나온 소리라고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상스러운 말입니다. 그런 수준으로 어떻게 북한을 통치하려 하는지 기가 막힙니다. 그리고 탈북자들에게 있어 김정은이 어떻게 최고존엄이 됩니까. 제일 증오하는 인간이죠. 탈북자들이 누구 때문에 고향을 두고 한국에 왔습니까?

고난의 행군 시기 먹지 못해 사람들이 죽어갈 때, 산에 올라가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다 배를 부둥켜안고 죽어갈 때 김정은 김여정은 스위스에서 최고급 에멘탈 치즈를 먹으며 전 세계를 놀러 다녔습니다. 아버지인 김정일은 전국의 경치 좋은 곳마다 별장을 차려놓고 온갖 주지육림에 기쁨조를 끼고 앉아 놀았고요. 그런 김 씨 일가가 가만히 앉아 죽을 수 없어 목숨 걸고 사선을 넘었던 사람들을 비난하다니요. 쓰레기니 똥개니 하는 말은 탈북자들이 보기에는 김 씨 일가에게나 해당되는 말입니다. 김여정이 탈북자와 상대를 할수록 손해일 겁니다. 탈북자들은 잃을 것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상대를 해봐야 누가 망신을 당하겠습니까.

그런데 지금 그 자랑스럽다는 최고존엄은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요? 얼굴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또 어느 별장에서 실컷 놀고 있는 모양입니다. 북한을 통치할 생각이나 의지나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때 김정은도 열심히 뭔가 하려 했던 적이 있긴 한데, 지금은 자기 뚱뚱한 몸도 이기지 못해 돌아도 다닐 형편이 못되나 봅니다.

저는 불과 6년 전에 김정은이 군 장성들을 상대로 했던 지시를 기억하고 있습니다. 2014년 김정은은 나이든 군 간부들이 자기가 어리다고 무시하는 것 같으니 갑자기 군기를 잡는다고 “육체적 능력이 없으면 지휘관이 될 수 없다”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다른 말로 하면 “나이 들었으면 군복 벗고 집에 가라”는 지시인 셈입니다.

여러분들도 그때를 기억하시죠. 2014년 7월 2일 배를 한껏 내밀고 서 있는 뚱뚱한 김정은 앞에서 팬티 바람의 해군 전대장들이 구호를 외치곤 10km 바다 수영에 도전하는 코믹한 사진이 북한 언론을 통해 공개됐던 장면들 말입니다. 이것이 김정은이 태어난 원산 602초대소 앞바다에서 벌어진 일인데, 김정은이 자기는 움직이기 싫으니 자기 별장 앞 백사장에 동서해 전대장 다 모아놓고 수영을 치게 했습니다.

앞서 3월에는 육군 군단장 불러와서 역시 자기가 태어난 원산 별장 앞 백사장에서 자동보총 주면서 ‘군단장 사격경기대회’를 열었습니다. 눈이 안보이면 집에 가라는 겁니다. 머리 흰 군단장들이 백사장에서 배를 깔고 사격을 하는 뒤에서 김정은이 좋아 어쩔 줄 모르는 사진이 북한 언론에도 실렸습니다. 당시 사단장들은 군장을 메고 숨을 헉헉거리며 백두산까지 행군 경기를 벌였습니다.

공군은 5월에 검열이 있었는데, 육군이 저리 장난감 취급당하는 걸 보니, 공군은 우린 더 뭔가 보여줘야겠다 이런 생각이 안 들겠습니까. 그러니까 공군 윗대가리들이 전임 사령관이던 오금철 부총참모장을 찾아가 “제발 김정은 앞에서 전투기 좀 타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때 오금철이 “내가 67세인데 비행기 탈 나이가 아니잖아”고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후배들이 “그 연세에 비행기를 타면 공군은 누구나 육체적으로 준비됐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지 않습니까” 이랬답니다. 오금철은 “몸이 아파서 비행기 조종이 힘들다”고 또 거절했는데 이번엔 후배들이 “아픈데도 비행기를 타면 결사의 각오가 김정은을 감동시키지 않겠느냐” 이랬다고 합니다. 더는 거절할 구실을 찾지 못한 오금철은 결국 전투기를 탔는데, 그나마 전직 공군사령관이 탄다고 제일 좋은 미그기를 보장해 주었겠지만 한 눈에 보기에도 고물이었죠.

이게 김정은을 감동시켰는지 오금철은 두 달 뒤 상장에서 19년 만에 대장으로 진급했습니다. 이후 장성들 속에서 “오금철이 김정은 앞에서 비행기를 타 달라 했는데도 두 번이나 거절한 것은 나이나 병 때문이 아니라 비행기 추락이 겁이 나서였다”는 소문이 돌았습니다. 북한 전투기의 90% 이상이 수명이 30년이 넘은 고물이니 언제 떨어져도 이상하지 않고, 까딱하면 황천길로 간다는 것을 공군사령관 13년 한 오금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겠죠. 2014년 상반기에만 미그 19기 3대, 헬기도 2대가 추락했습니다.

자, 제가 이때의 이야기를 해드린 이유는 김정은이 내린 “육체적 능력이 없으면 지휘관이 될 수 없다”는 말을 그대로 돌려주기 위해서입니다. 김정은은 북한의 지도자나 북한군 총사령관이 될 육체적 능력이 있을까요?

올해 37살밖에 안 되지만 어딜 가나 숨을 씩씩거리며 겨우 움직이는 김정은이 불과 6년 전에는 60~70대의 노인들에게 육체적 능력이 없으면 은퇴하라고 했다니 웃기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김정은이 뭐가 자랑스럽다고 김여정은 저렇게 나서서 최고존엄이 어쩌고저쩌고 합니까. 또 여동생이 오빠를 최고존엄이라고 하는 것 자체도 정말 웃긴 일입니다.

김여정은 탈북자들을 헐뜯는 그 시간에 비정상적인 고도비만 최고존엄 문제나 빨리 해결하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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