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아파트와 연결된 평양 땅굴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20-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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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t.jpg 사진은 평양 보통강에 위치한 '체육인 살림집'.
사진-연합뉴스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북한 언론을 보면 함남 태풍 피해지역들에서 새집들이 건설된다고 연일 자랑이더군요. 솔직히 그렇게 제재를 받으면서도 아직도 집들을 지을 여력은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긴 북한은 옛날부터 건설에 힘을 많이 쏟았으니 그럴 수는 있겠다 싶으면서도, 저렇게 빨리 건설하는 능력을 좀 더 많이 인민을 위해 썼으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김 씨 일가 우상화 공사에 얼마나 많은 국력을 탕진했습니까.

제가 직업 때문에 북에서 온 많은 분들을 만나게 되는데, 그중에는 공병국에서 23년 동안 근무하며 소좌까지 지내다 오신 분도 있습니다.

제가 이 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놀랐던 점이 많습니다. 평양에 김 씨 일가를 위해 만든 무수한 비밀 굴들이 있는데, 이 분이 직접 건설에 참가했습니다. 그러니 1960년대 말부터 김일성을 위해 만든 평양의 극비 지하 구조물 공사에 참가했던 산증인인 셈입니다. 제가 김 씨 일가의 유사시 도주로에 대해 평소 궁금했는데, 진짜 공사를 했던 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런 구조물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제가 여러분들 대부분이 모를 대표적인 몇 개만 말씀드리겠습니다. 평양의 김일성광장은 누구나 다 아시죠. 그런데 지하 약 200m에 ‘김일성광장’이 또 있습니다. 지하에 있는 것도 정식 명칭이 김일성광장입니다. 그게 어디 있냐면 저도 깜짝 놀란 것이 김일성대 밑에 있답니다. 저는 만 6년 이곳에서 대학을 다녔지만, 우리 대학 아래에 김일성광장이 있었다는 것은 나도, 또 동창 누구도 몰랐습니다.

이곳은 옛 주석궁, 지금의 금수산태양궁전과 연결돼 있는데, 가로, 세로가 100m 이상이고 높이는 12m라고 합니다. 전쟁 중이라도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소집할 수 있도록 이렇게 크게 건설됐답니다.

김일성대 교내 안에 있는 룡남산 김일성동상 바로 밑에 샘물터도 있고, 또 이곳 한쪽에 큰 암반을 그대로 두고 만찬장도 만들었다고 합니다. 여길 폭격하면 김일성대 교정을 폭격해 대학생들을 죽였다는 비난을 받게 될 판입니다.

북한은 1961년부터 김일성을 위한 지하 대피로 공사를 착공해서 1969년에 지하 김일성광장을 완성시켰다고 합니다. 또 평양에서 산 사람들은 누구나 궁금했던 비밀이 있죠. 김일성대 앞 삼흥역에서 다음 대성산 낙원역까지 가보면 중간에 금수산태양궁전 앞에 광명역이라는 무정차역 하나를 지나는데, 지하철역이 17개 밖에 안 되는데, 이곳만은 쓰지 않고 있었습니다.

그럴 바에는 왜 지었을까 저도 계속 궁금했는데, 전쟁이 발발하면 김일성은 주석궁에서 바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하로 광명역까지 오는데, 이곳이 분기점이랍니다. 광명역에서 김일성 전용 기차역이 있는 형제산구역 서포역까지 연결된 통로, 최고사령부 야전지휘소로 알려진 철봉산특각으로 가는 통로, 중앙당사까지 가는 통로 등으로 연결돼 있다고 합니다.

평양에선 1968년에 지하철공사가 시작돼 1973년 천리마선이 완공됐는데, 그 지하철 공사 이전에 김일성 대피로가 먼저 뚫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더 놀라운 건 지하철보다 김일성 지하 통로가 훨씬 아래쪽에 있다는 점입니다. 평양 지하철은 전쟁이 터지면 평양 시민 대피 공간이 되는데, 김일성의 땅굴은 더 아래 있기 때문에 대피한 평양 시민들을 인질로 머리에 이고 있는 모양새가 됩니다.

평양 지하철의 유일한 환승역인 전우역에 가면 에스컬레이터로 150m 정도 지하로 내려갑니다. 수직으로 보면 지하 100m 깊이에 지하철이 있는 셈인데, 내려가서 다시 숨겨진 비밀입구로 가면 거기서 다시 에스컬레이터로 150m 더 내려가 김일성 전용 땅굴이 나온다고 합니다. 땅굴 너비는 당시 김일성이 타던 포드 승용차 한 대가 지나갈 정도의 폭으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결론적으로 말해, 평양에는 김 씨 일가만 이용하는 무수한 땅굴이 얼기설기 건설돼 있으며, 이것들의 입구는 대학교와 아파트, 병원 등과 연결돼 있어 폭격도 어렵다고 합니다.

재미있는 사실이 또 있습니다. 보통강구역에 있는 지하철 황금벌역 뒤에 40층 아파트가 있는데, 이곳은 유명 연예인들만 살아서 ‘예술인아파트’라고 불렸다고 합니다. 그런데 중앙당사에서 이 아파트하고 지하터널이 연결돼 있고, 김정일이 이곳을 이용해 예술인아파트를 계속 몰래 다녔다고 합니다. 이런 날이면 호위국이 ‘행사경호’라는 이름으로 아파트를 둘러싸고 교통을 통제했다고 합니다.

김정일이 왜 도둑처럼 땅굴로 연예인아파트를 굳이 연결했을까요. 뻔하지요. 데리고 사는 여자들에겐 특각 하나씩 주었지만, 여러 명도 성이 차지 않아 인기 여성 연예인들을 한 아파트에 모아놓고 마치 간식 찾아먹듯이 이 집, 저 집 다녔다는 말이죠.

지금도 평양의 미로 같은 지하땅굴을 관리하느라 숱한 군인들이 동원돼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 것이 어디 평양에만 있겠습니까. 덕천 승리산 아래도 김 씨 일가를 위한 어마어마한 지하공사를 했다는데 그 비밀은 누구도 모르죠. 김일성 시대에 이 정도니 이후에도 얼마나 많이 팠겠습니까. 얼마나 많은 국력이 탕진됐겠습니까.

전쟁이 일어나면 인민들은 적들과 용감하게 싸우라고 선동하고 김 씨 일가는 즉시 땅굴에 들어가 비겁하고 치사하게 안전하게 도망칠 생각부터 하는 겁니다. 이렇게 지하 도주로를 통해 중국까지 일사천리로 가게 이미 다 완성됐습니다. 향산군에서 창성까지 1호 도로 있는 걸 아는 분들도 많겠지만, 이곳은 땅굴을 미처 못 파고, 길로 연결했는데 민간 차량은 누구도 못 들어갑니다. 도로가 울퉁불퉁하다고 손으로 다 포장했습니다. 그런 도로가 놀고 있습니다.

지금이라도 제 정신을 차려서 이런 걸 다른 사람도 사용하게 허용하고, 또 두더지처럼 몰래 계속 굴을 만들지 말고 인민들을 위한 건설만 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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