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 3만 달러를 돌파한 대한민국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7-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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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붐비고 있다.
서울 중구 명동 거리가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어느덧 2017년도 다 지나가는 이 시점에 남쪽 사람들은 올해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돌파하냐 마냐에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국민소득은 올 한해 그 나라의 국민총생산액을 인구수로 나눈 액수를 의미합니다. 아직 올해가 다 가지 않았고, 또 총생산액을 집계하려면 시간이 좀 필요해서 11월과 12월분이 파악되는 데는 시간이 걸립니다.

하지만 예상은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까지 상황을 반영해 대충 예상하고 있는 액수는 2만 9200달러에서 2만 9800달러 사이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3만 달러에서 불과 몇 백 달러가 모자란 것이죠. 헌데 올해 4/4분기 경제가 많이 좋아졌고, 한국 돈이 강세를 보이면서 잘하면 올해 3만 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습니다. 설령 올해 3만 달러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내년 중반에는 확실히 3만 달러 고지를 넘게 됩니다.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섰는데, 북한은 얼마일까요. 세계 각국의 국민소득을 조사하는 국제통화기금이 추산한 북한의 1인당 국민소득은 1800달러입니다. 이거 그대로 받아들이면 한국이 북한보다 16배로 잘 산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북한의 1인당 소득은 정확한 경제 지표를 절대 알 수 없어 그야말로 추산일 뿐입니다. 이 통계를 보면 북한은 우크라이나나 베트남 수준으로 사는 것으로 집계되는데, 현실은 전혀 아니거든요. 그 나라 사람들은 북한 수준으로 산다고 하면 버럭 화를 낼 겁니다. 제가 볼 때도 우크라이나 베트남은 먹을 게 풍족하고 자가용차를 갖고 있는 집도 많고 적어도 오토바이라도 한대씩은 갖고 있는데, 어떻게 북한과 같은 수준이겠습니까.

제가 볼 땐 북한의 수준은 네팔이나 캄보쟈 정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이들 나라가 1인당 소득이 600달러에서 1000달러 사이인데, 저도 체감상 북한의 1인당 소득이 잘 쳐봐야 800~900달러 정도 될 것 같습니다. 한국의 30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이죠.

정말 반세기 만에 남북의 경제 격차는 하늘과 땅으로 벌어졌습니다. 물론 국민소득이 곧 그 나라 사람들의 행복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은 아니고 가난해도 행복한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사람이 어느 정도 경제력은 있어야 여행도 다니고, 사고 싶은 것도 다 사면서 행복을 느낄 수가 있는 것입니다.

6.25전쟁이 끝났던 1953년에 남쪽의 1인당 국민소득은 겨우 67달러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64년 만에 무려 447배로 성장했습니다. 한국은 1960년에도 국민소득이 76달러로 세계 최빈국에 속했습니다. 당시 필리핀은 170달러, 타이는 220달러, 북한도 135달러였습니다. 아시아 웬만한 나라는 한국보다 다 잘살았던 것이죠.

1966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베트남전 참전 7개국 정상회담이 열렸는데 당시 아시아 2위 경제 강국이었던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 오자 미국 장관보다 더 작은 방을 주어 홀대했습니다. 그때 한국의 국민소득은 130달러였고, 필리핀은 299달러였습니다. 필리핀이 두 배 이상 잘 사니까 그즈음 한국의 미인대회에서 1등한 최고 미인이 필리핀 외교관한테 시집가기도 했다 합니다.

그런데 박정희 시대가 끝난 1979년에는 처지가 역전돼 한국은 1647달러, 필리핀은 643달러였습니다. 한국 사람들은 온 국민이 피와 땀을 흘려 경제를 일떠세웠고, 지금은 필리핀에서 여자들이 시집오지 못해서 난리치는 나라를 만들어놨습니다.

한국은 김영삼 시절인 1995년 1만 달러를 처음 돌파했고, 노무현 시절인 2006년엔 2만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이제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돌파했다는 것은 한국이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이 됐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는 2만 달러 돌파한 뒤로 10년 넘게 3만 달러를 넘지 못해 중진국의 함정에 빠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끝끝내 3만 달러도 이뤄냈습니다.

지금 세계에서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은 국가는 27개국입니다. 그런데 스위스, 룩셈부르크, 아이슬란드처럼 인구가 적은 나라가 다수고 이런 나라는 강국으로 인정해주지 않습니다. 인구가 5000만 명이 넘으면서 국민소득도 3만 달러 넘는 나라 정도가 경제력과 인구를 동시에 갖춘 강국으로 인정받습니다. 이런 나라는 세계에서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 등 6개국에 불과합니다. 2005년 이탈리아가 이런 자격을 얻고 12년간 그런 자격을 갖춘 나라가 없었는데, 이번에 한국이 3만 달러를 달성하면 일곱 번째로 도달합니다.

앞에서 언급한 6개국,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은 모두 제국주의를 해봤던 강대국입니다. 한국은 식민지 처지에서 제국주의 강대국과 어깨를 나란히 겨루는 유일무이한 신화를 창조했습니다.

지난달에 외국 어디서 어느 나라 여권이 제일 힘이 있나를 조사했는데 대한민국은 자국 여권 들고 157개 나라를 비자 없이 방문할 수 있어 여권 영향력 세계 3위에 올랐습니다. 한국이 잘사니 외국 가도 도망쳐서 그 나라에 숨어 살 일이 없으니까 다른 나라들에서 한국 사람은 그냥 별다른 승인 절차 없이 여권만 들고 마음대로 와도 믿을 수 있다 이런 뜻입니다.

나라의 힘은 바로 이런 데서 표현이 됩니다. 지금 김정은처럼 핵무기나 만들었다고 혼자 자랑한다고 해서 세계가 북한을 강국으로 인정하는 것이 아닙니다. 천만에 말씀이죠. 핵무기가 있어도 세계는 북한을 거지국가로 봅니다. 핵무기 흔들어봐야 1전 한 푼 생기지 않고 오히려 제재를 받아 더 빈국으로 전락하게 될 뿐입니다. 똑같은 민족인데, 남쪽은 국민소득 3만 달러를 자축하고, 북쪽은 손가락 쫄쫄 빨면서도 쓰지도 못하고 화만 부를 핵무기나 자랑하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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