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성하의 서울살이] 일본을 추월한 대한민국의 저력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22.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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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하의 서울살이] 일본을 추월한 대한민국의 저력 지난 1일 부산항 신항 4부두에서 23만t급 HMM 로테르담호가 수출화물을 선적하고 있다. 수출화물과 환적화물을 가득 실은 HMM 로테르담호는 이날 부산항 신항에서 국적 원양 선박으로 처음으로 출항했다.
/연합뉴스

사랑하는 북녘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2022년의 초침이 다시 돌기 시작했습니다. 올해는 또 어떤 일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제가 지난해 여러분에게 들려드렸던 방송들을 쭉 보니 북한의 암담한 상황과 김정은이 얼마나 반인민적 정책을 펴는지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더군요. 그래서 코로나 상황 속에서 여기 남쪽은 어떻게 사는지에 대해선 많이 말씀드리지 못했습니다.

 

사실 저는 코로나 사태가 터지고 2년 동안 해외에 가보지 못했습니다. 2019년엔 무려 7번이나 미국이나 유럽, 동남아 등을 일 때문에도 가고 휴가 보내기 위해서도 갔는데 2년을 해외에 못 가니 참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못간 이유는 자가격리라는 것 때문인데, 다른 나라도 그렇고 한국도 그렇고 외국에 갔다가 오면 열흘 동안 격리돼 집에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제가 할 일이 너무 많으니까 열흘이나 집에서 머무를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가지 않았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새해가 시작되면 여느 때처럼 또 올해 휴일이 며칠이나 되는지 하는 것에 눈길이 갑니다. 이건 제가 애써 찾아보지 않아도 각종 언론이 올해의 휴일은 며칠이나 되는지 계산해 보도합니다.

 

올해의 경우 국가가 정한 공휴일은 118일이 되더군요. 여기 한국은 주 5일제가 도입돼서 일주일에 토요일과 일요일은 쉬고 닷새만 일하는데, 거기에 설날이나 광복절, 한글날 등 국가 명절까지 포함해 모두 118일이 되는 겁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각 회사들마다 또 자체로 휴가를 줍니다. 보통 보름을 기본으로 주고 거기에 각 회사마다 추가로 주는 규정이 있습니다. 제가 일하는 동아일보의 경우 입사하면 1년에 보름 휴가를 의무적으로 보장해주고 그 이후 재직 2년 마다 휴가가 하루씩 더 늘어납니다. 저의 경우 올해는 23일 동안 회사 휴가가 보장돼 있습니다. 그러니까 올해 제가 공식적으로 쉬는 날은 모두 141일이 되는 겁니다. 1년이 365일인데 그 중에 141일을 쉬니 닷새에 이틀씩 쉬는 셈입니다.

 

물론 제 사례가 한국을 대표하는 것은 아닙니다. 저보다 더 쉬는 사람도 있고, 또 영세한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저보다 더 못 쉬는 사람도 있습니다. 아마 저는 대한민국 평균보다 쉬는 날이 조금 더 많을 것 같습니다. 로임도 어떤 회사에 다니는가에 따라 천차만별인 것처럼 쉬는 날도 개인들의 사정에 따라 다 다릅니다. 저희 회사만 봐도 회사 오래 다닌 사람은 1년에 10만 달러씩 받고 갓 입사한 사람은 4만 달러 정도 받습니다. 하는 일에 따라서도 급여 수준이 다른데 저는 우리 회사에서 중간쯤 되는 것 같습니다.

 

아마 이 방송을 들으시는 여러분들은 닷새에 이틀 쉬면 일은 언제 하느냐고 의아해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북한에 있을 때 저는 일주일에 하루 쉬면 잘 쉬었습니다. 토요일은 일도 하고 학습도 하고, 일요일에도 동원 나갈 때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일해서 북한이 잘 살아졌습니까. 생활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거꾸로 가지 않습니까. 남들이 앞으로 나갈 때 북한은 사회주의라는 되지도 않을 구호를 내걸고 실질적으로는 김 씨네 봉건, 독재, 군국주의 왕조 체제를 만드느라 거꾸로 갔습니다. 역사의 퇴행을 만든 것이죠. 그 결과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가 됐습니다.

 

여기 한국은 저처럼 1년에 140일씩 휴식을 해도 매년 쑥쑥 발전합니다.

 

지난해 무역개발회의라는 유엔의 한 기구는 한국을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를 변경시켰습니다. 이 기구가 창설된 지 57년이 됐는데, 그동안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가 변경된 것은 한국이 유일합니다. 그만큼 한국은 세계에서 인정받는 국가가 됐습니다.

 

한국전쟁 직후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 하나였지만, 5년 전인 2017년에 한국은 구매력 평가 환율 기준으로 1인당 소득에서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이게 무슨 기준이냐면 각 나라마다 환율도 다르고 물가도 다르니 소득 대비 같은 물건을 살 때 어느 나라가 더 많이 사느냐 그걸 평가하는 기준입니다. 가령 사과 한 알이 한국에선 1달러라면 일본에선 2달러 하는데 로임은 한국이 1.5달러고 일본이 2달러면 한국이 더 잘 산다는 의미입니다.

 

이 기준으로 볼 때 한국은 일본은 물론, 세계에서 부유한 국가들로 인정받는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보다 더 잘 산다는 국제 연구소의 평가도 12월에 나왔습니다. 프랑스, 독일보다는 아직 조금 떨어지긴 하지만 외국을 침략 하지도 않고, 식민지도 운영한 적이 없는 나라 중 유일하게 부유한 국가로 올라선 겁니다. 이만큼 우리 민족은 저력이 있습니다. 실질 임금도 한국이 일본을 추월한 지 오래고, 구매력 평가가 아닌 순수 명목상 1인당 국민소득도 곧 일본을 추월한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세계는 한국을 일본보다 더 부유한 나라로 봅니다.

 

제가 북에서 살 때 일본제라면 사람들이 환장을 했고, 일본에서 친척이라도 오면 난리가 났는데 지금 한국이 일본보다 더 잘 산다니 정말 대단하죠. 제가 목숨 걸고 탈북한 대가로 세계적인 빈민국에서 세계가 알아주는 선진국 국민으로 신분이 변신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극명하게 대비되는 북한과 한국은 불과 75년 전에는 같은 나라였고, 지금도 똑같은 머리를 가진 같은 민족입니다. 75년 분단의 세월이 한쪽은 세계에서 조롱하는 빈민국으로, 다른 쪽은 존경하는 선진국으로 변화시켰습니다. 서로 반대 방향으로 열심히 뛰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한국은 저처럼 140일씩 쉬면서도 선진국을 하나씩 따라잡지만, 북한은 쉬는 날도 없이 반대 방향으로 더 열심히 뛰면서 더 가난한 국가가 되고 있습니다. 그쪽으로 가다간 벼랑 끝 밖에 없습니다. 김 씨 일가를 위해 전 인민을 노예처럼 부리는 북한체제가 언제 벼랑에서 굴러 떨어져 망할지 모르는 일입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주성하, 에디터 오중석, 웹팀 김상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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