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산갈마관광지구와 카지노 산업

주성하-탈북자, 동아일보 기자
2018-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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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원산 시내에 조성 중인 대규모 관광단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건설현장 모습.
북한이 원산 시내에 조성 중인 대규모 관광단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의 건설현장 모습.
연합뉴스 제공

사랑하는 북녘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요즘 정세가 하도 변화무쌍한데, 이번 주에 가장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일은 북한이 북부 핵실험장을 폭파한 것이었습니다. 이 폭파 행사에 한국,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취재진을 불렀습니다. 한국 취재진은 남쪽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중단시키지 못했고,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의 책 출판회를 묵인했다는 것을 트집 잡고, 쏙 빼버릴 것처럼 엄포 놓다가 결국 받긴 받았네요.

이번에 핵실험장 폭파를 보려 간 기자들은 상당히 융숭한 대접을 받았습니다. 이들은 원산까진 비행기로, 거기서 기차를 타고 풍계리로, 다시 버스를 타고 핵실험장 인근까지 가고, 이어 2시간 걸어 산에 올라가 폭파 장면을 봤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이 기자들에게 원산갈마관광지구를 많이 취재해 달라고 해서 눈길을 끌었습니다. 사진들을 보니 정말 빠르게 건물들 많이 짓고 있긴 하더군요. 여러분들은 왜 원산에 갑자기 이런 관광지구가 급히 건설되는지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제가 볼 때는 카지노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카지노 산업을 활성화시켜, 외국인들에게 개방하면 알짜 돈줄이 되기 때문이죠. 그런데 원산 갈마반도가 카지노 특구가 되면 북한 인민은 명사십리 해수욕장도 더 못 보겠네요.

김정은이 왜 그렇게 카지노에 눈독을 들일까요? 그걸 알려면 16년 전부터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2002년 북한은 신의주특별행정구를 선포했고, 양빈이란 중국 사업가를 특구 장관에 임명했습니다. 제가 보니 신의주특별행정구에 입법, 행정, 사법까지 모두 위임해서, 그야말로 북한법이 적용되지 않는 특별 지역이었고, 완전한 파격이었죠.

그런데 북한이 신의주 특구를 발표하자마자 중국이 양빈 장관을 탈세 혐의로 잡아 감옥에 구속했습니다. 그렇게 신의주 특구는 물이 건너갔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중국이 보니, 김정일의 구상이 중국 옆에다 마카오 못지 않는 카지노를 짓겠다는 것이었던 겁니다. 신의주에 카지노를 지으면 엄청난 중국의 불법 자금이 북한으로 건너가 세탁되게 되고, 중국은 눈을 뜨고 음지의 엄청난 달러를 빼앗기게 됩니다. 그러니까 바로 제동을 걸어버린 것이죠. 반면 김정일 입장에선 신의주를 내어주면서까지 유치하려 했던 것이 바로 카지노입니다. 그 황금알을 낳는 산업의 중요성을 알았던 것이죠.

지금 세계에서 카지노가 가장 발달된 곳이 홍콩 아래에 붙은 마카오입니다. 마카오는 인구는 65만 명이고, 면적은 30.5㎢입니다. 그냥 갈마반도와 그 주변 면적과 비슷합니다. 그런데 이 마카오가 1년에 카지노로 300억 달러 넘게 벌어들였고, 많이 번 해에는 450억 달러도 벌었습니다. 북한의 1년 무역 총액의 10배가 넘습니다. 마카오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1년에 3500만 명이고, 내년에는 4000만 명이 넘을 전망입니다. 이 관광객의 3분의 2가 중국 사람들입니다.

결국 갈마반도만한 나라를 중국인들에게 내주고 마카오가 300억 달러 넘게 1년에 버니, 김정일이나 김정은 입장에선 저런 노다지가 없는 것이죠. 그리고 제한된 구역을 철저히 통제하면 북한 내부에 미칠 영향도 철저히 막을 수 있으니, 이만한 땅만 잘 개발해 통제하면 자기 독재를 영원히 유지할 수 있는 돈줄이 되는 겁니다. 인민들이 잘 살건 말건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독재자의 돈줄이 중요한 것이죠.

그래서 김정일은 신의주를 떼어주려 했고, 김정은은 지금 갈마를 떼어 주려 하는 겁니다. 물론 갈마반도를 카지노 구역으로 만든다고 해서 곧바로 마카오처럼 번창할 수는 없지만 마카오의 10분의 1만 돼도 연간 30억 달러를 법니다. 또 갈마반도엔 나중에 중국은 물론, 한국과 일본 관광객까지 받을 수 있다고 타산할 겁니다.

카지노 산업은 나라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중국도, 한국도, 일본도 합법화하지 않고 있는 산업입니다. 국민들을 도박중독자로 만들고, 검은 불법 자금을 세탁해 통제를 어렵게 하고, 성매매와 같은 음성 산업을 키우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은 여기에 북한 사람들은 접근하지 못하게 하면, 중국 일본 한국 사람들이 도박중독자가 되든 말든, 나만 돈을 챙길 수 있다고 타산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정작 카지노장을 운영하게 되면 어디 계획대로 되겠습니까. 일단 아무리 경치 좋은 갈마반도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내준다고 해도 원산까지 온 카지노 고객들이 그걸로 만족하겠습니까. 밤에 도박하고, 낮에는 해수욕을 하라고요? 천만의 말씀이죠. 카지노와 함께 동시에 번창하는 것이 바로 성매매 산업입니다. 돈을 따고 여자에게 뿌리고 낮에 또 돈을 쓰고, 이게 바로 카지노 산업의 특성입니다. 마카오는 카지노와 함께 성매매의 천국입니다. 이게 충족되지 않으면 카지노만 보고 원산에 가지 않습니다. 돈 쓸 바엔 마카오에 가지 원산에 왜 갑니까?

그럼 김정은도 카지노 꾸려놓고 돈 벌려면 성매매를 활성화시켜야 할 겁니다. 그런데 그 성매매 여성들을 중국이나 일본, 한국에서 데려오겠다고 생각할까요? 중국 여자 만나려면 중국인들이 뭐하러 원산 갑니까. 제 생각에는 북한 여성들을 뽑아서 이런 곳에 넣지 않고선 장사가 되지 않습니다. 그걸 안할까요? 제 생각에는 분명히 합니다. 막대한 돈이 눈에 보이는데, 그걸 안할 거면 카지노 짓지도 않았겠죠.

그럼 북한 인민의 입장에선 가장 아름다운 명사십리 해수욕장을 떼워, 또 아름다운 처녀들은 외국인의 노리개로 보내, 정말 억울한 일만 가득할 겁니다. 혜택은 외화가 쌓인다고 좋아할 김정은만 보겠죠.

제가 볼 땐 자본주의 나라들도 부작용 때문에 감히 할 생각을 못하는 이런 무서운 장면을 김정은이 관광특구라는 미명하게 원산에서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도 이런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분노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에서 주성하였습니다.

 

** 이 칼럼내용은 저희 자유아시아방송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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