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생각, 평양생각: 산모와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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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양지 바른 산비탈과 나무 밑에는 파릇파릇한 파란 옷을 입은 풀들이 새파랗게 돋아나는 3월도 중순입니다. 장미꽃나무 줄기들에는 빨간 물이 올라 기름이 찰찰 흐르고 있네요. 이런 봄과 함께 저의 마음은 한껏 부풀어 있습니다. 요즈음 저는 마음의 즐거움과 함께 오래지 않아 할머니가 된다고 생각을 하니 조금은 서운하지만 너무도 행복합니다.

버스를 타고 지나다가도 산부인과 병원 간판만 보아도 금방 손자를 안고 나오는 모습이 환각처럼 느껴지며 동대문 시장이나 남대문 시장을 가도. 또 옷 가게를 지나도 그냥 지나지 않고 아기들의 옷과 이쁜 신발들을 한두 번 만져 보는 것이 습성이 되였고 지나는 애기들만 보아도 애기들의 손목을 한번 잡아 보고 지나는 것이 버릇이 되여 버렸습니다.

오늘도 한 달에 한번 씩 산모와 아기의 건강검진을 위해 병원에 가는 날입니다.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배 속에 있는 아기의 숨소리를 듣게 되였습니다. 저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처음 저는 태아의 사진을 보고 어떻게 찍었을까? 하고 의문을 가지고 있었는데. 배속의 아기가 숨 쉬는 박동 소리와 태아의 움직임을 보는 순간 저는 그저 뿌듯한 가슴을 안고 세상에. 세상에. 하고 감탄의 소리만 질렀습니다.

의사선생님은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태아의 사진과 박동 소리를 찍어 산모의 수첩에 붙여 주었는데 저는 집에 와서도 믿어지지가 않아 수첩을 펄쳐 보고 또 보았습니다. 웬 지 보면 볼수록 믿어지지도 않으며 저도 아이를 키워온 어머니이지만 너무도 신기한 현실인 것입니다.

수첩을 펼치면 처음 아기가 생겨난 지 한 달 되어서부터 10개월. 아기가 태여 날 때까지의 모습이 모두 기록 되여 있답니다. 애기 엄마는 배속에서부터 자라는 아기의 모습을 보며 엄마로서의 마음의 준비와 자질을 갖춘답니다.

이런 속에서 모성애란 단어의 정이 어떤 것이며 어머니로서의 자랑과 위치가 얼마나 중요한가도 실지 체험으로 느끼고 있는 우리여성들의 가슴 뿌듯한 행복에 대해 저는 다시 한번 알게 되였습니다. 북한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저도 3명의 아이를 낳아 기른 어머니 이지만 남한의 이런 현 실에서 하나 더 낳아 길러 보았으면 하는 마음도 없지 않으며 이것이 여성들의 욕심이라는 것도 알게 되였습니다.

북한에서도 임신을 하면 한 달에 한번 씩 정기 검진을 받지만 그저 담당 선생님의 청진기로 아기의 숨소리를 들을 뿐 아기 엄마는 그저 몇 달이 지나 아기의 움직임만을 느낄 수 있는 것이 고작이며 산골 지방에 있는 산모들은 그나마도 검진을 받을 수가 없고 병원에 가보지 못하고 집에서 해산하는 일이 평범한 일로 알고 있습니다.

또 아기를 낳아도 지방에 살고 있는 산모들은 아기의 작은 배하나 제대로 채워주지 못해 아기를 남의 집문 앞에 버리는 현실도 없지 않아 있답니다. 귀저기도 없어 아무런 천이나 마구 사용하다 보면 아기들의 피부가 망가지고 또 망가진 피부에 약이 없어 화장 분이나 찬물로 씻어주는 민간요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이쁜 옷도 마음대로 입힐 수가 없으며 아이를 한명 키워도 지방과 평양과의 차이가 심해 남모르게 우리의 어머니들이 많은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 남한은 북한과 하늘과 땅차이랍니다. 아기들의 세상에 태여 난 날부터 먹을 걱정 없이 하나하나 좋은 것으로 골라 가며 입히고 좋은 놀이 감과 티 없이 맑고 깨끗한 교육과 배움을 위해 서라면 심지어 외국으로 까지 가고 있답니다. 우유가 뭔지도 모르고 사는 북한아이들이 라면 여기 남한 어린이 들은 먹기 싫어 먹지 않는 것이 우유랍니다.

저는 이런 행복한 세상에서 태여 나게 될 손자손녀를 생각하면 너무너무 행복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잠을 안자도 피곤한 줄을 모고 산답니다. 세월과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저에게는 행복과 즐거움만이 넘쳐흐르니 더더욱 젊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항상 웃음가득 기쁨 가득한 저의 얼굴을 보며 찬구들은 부러움을 감추질 않는 답니다. 주말이면 만나는 친구들마다 저는 아직 태여 나지도 않은 손자손녀의 자랑으로 끝이 없답니다.

오늘도 등산길에서 손자손녀의 자랑으로 수다를 떨어 많은 사람들을 웃기였답니다. 고향에 게시는 어머님께 한마디 전하고 싶습니다. <어머니 황금돼지인 올해 저는 어머님처럼 할머니가 된답니다. 어머님 오래지 않아 증손자 증손녀를 보게 되니 기뻐해 주세요.>그리고 하늘나라에 있는 여보,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네요. 당신도 하늘나라에서 축복해 주세요. 우리가 아이들을 키우며 못 다한 사랑을 저는 손자 손녀들에게 다하겠어요. 오늘도 행복한 생활에 도취 되여 어머님과 형제들이 있는 북녘하늘을 우러러보며. 통일되는 날 형제들과 얼싸 않고 돌고 또 도는 모습을 그려보며 서울에서 김춘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