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산의 경제 이야기]치약 하나 못만드는 무능한 계획경제

한 나라의 경제 정책은 그 나라 국민들의 밥 먹고 사는 문제에만 관련된 것이 아닙니다. 정책의 실패에 따라 국민들의 기본 생활부터 건강까지 망칠 수 있는데요, 오늘 잘사는 경제 이야기 시간에는 이런 건강과 경제에 대한 얘기를 해보겠습니다.

2008.08.26
탈북 방송인 김태산씹니다.

북을 떠나 남으로 온 탈북자들이 이제 만 5천명을 넘어섰습니다. 중국에서 또 제 3국에서 큰 고생 끝에 남쪽에 온 탈북자들은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지쳐 있는 상탭니다. 그래서 남쪽에 도착하면서 여기 저기 아픈 몸들을 병원에 찾아다니며 치료를 받는데, 그 중에서도 제일 많이 치료를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치아 즉 이빨 치료입니다.

물론 남쪽 사람들이나 외국인들도 치아가 건강치 못하거나 관리를 소홀히 하여 이빨 치료를 받는 사람이 많으니 북에 온 탈북자의 이빨 치료가 색다를 건 없습니다.

그러나 조금만 들여다보면 북조선 사람들의 이런 치아 상태는 북조선의 경제 정책 실패와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남쪽이나 외국 사람들은 어려서부터 사탕을 비롯한 과도한 당분, 탄산음료의 섭취, 그리고 본인 부주의로 치아 병을 앓습니다. 북한 사람들의 경우, 1년에 사탕 몇 알 먹어 보나마나 하고 탄산음료라는 것이 뭔지 모르는 판인데, 오히려 충치를 비롯한 치아의 병은 다른 나라 사람들 보다 훨씬 많습니다.

북조선 정부가 자국 내 인민들의 건강을 위한 의학 정책을 ‘철저한 예방 의학’이라고 규정하고 선전도 하는 것에 비하면 이런 현실이 참 모순된 것입니다.

남쪽이나 다른 국가들에도 국민 건강에 대한 원칙은 있습니다. 그렇지만 특별하게 ‘국민들의 치아 건강은 국가가 책임지고 구강병 등을 예방하기 위하여 노력합니다’라고 선전을 하진 않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도 상점에 나가보면 , 북쪽에서는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구강병을 예방하기 위한 각종 기구들과 약들이 차고 넘칩니다.

간단한 실례로 북한에서는 외화식당에나 가야 볼 수 있었던 이빨쑤시개만 봐도, 참대로 만든 것, 곡식의 전분 가루로 만든 것, 1 밀리미터 정도의 가는 솔 형태로 된 것, 가는 실로 만든 것 등 그 종류가 참으로 다양합니다.

또 칫솔을 보아도 전지약으로 동작을 시키는 전동칫솔과 음향칫솔, 은이나 숯 성분이 들어간 살균칫솔, 나일론 강모사를 쓰지 않고도 수명이 수년간 가면서도 선진기술이 도입된 실리콘 칫솔 등 그 가지 수가 수 십 종입니다.

치약도 충치예방, 각종 잇몸질환예방, 입 냄새방지, 치태제거 및 방지, 치주질환예방, 이빨을 희게 만드는 치약 등 셀 수 없이 많습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어려운 북조선 분들은 비웃을지도 모르겠지만 강아지나 고양이 등 애완용 동물들을 위한 칫솔까지도 있으며, 이 모든 것들이 외국으로 수많이 수출도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렇게 많은 치아용 도구들과 약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팔리는데, 이 나라 정부에서는 그 상품의 의학 기술적인 검증만 감독 통제할 뿐 그 어떤 상관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국가의 기업이나 공장이 아닌 개인 중소기업들에서 자체로 연구도하고 자체로 생산도하여 국가적인 검증을 거친 후 자체로 판매 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쪽에서처럼 국가가 어느 공장에서는 연간에 치약 몇 개, 칫솔 몇 개를 생산해서 어떻게 공급하라는 생산 계획과, 자재 공급 계획, 상품 공급계획 같은 것이 전혀 없는데도 사람들은 병 없이 문명하게 살아가는데 필요한 좋은 물건들이 넘쳐 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계획 경제의 우월성을 주장하며 <자본주의 경제는 망하는 경제>라고 북조선 정치가들이 비난하던 <자유 경제>, <시장경제>입니다.

물론 북쪽에도 평양을 비롯한 각 도마다 일용품 생산 공장들을 지어 놓고 거기에서 칫솔과 치약 등을 생산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공업품 생산을 위한 원료자재를 거의 수입에 의존하는 북한에서는 극심한 외화의 부족으로 인민들에게 치아 병 예방과 치료를 위한 치약, 칫솔을 수요량만큼 공급을 못해주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군인들에게 마저도 치약, 칫솔을 공급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주민들에게서 걷어가지고 지원을 해주는 형편입니다.

북쪽에는 평안북도 삭주군과 평양일용품공장에 한 개 직장의 칫솔 공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삭주 칫솔 공장은 국가로부터 생산자재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생산이 거의 중단된 상태이고, 그나마 평양 일용품공장에서 생산을 조금씩 하고 있습니다. 칫솔만 정상 공급하자고 해도 1년에 50여만 달러가 있어야 필요한 플라스틱과 나일론 강모사를 수입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해외수출이 전혀 없는 북한의 공장들은 100% 국가에 의존해야 하는 만큼 이런 플라스틱과 나일론을 확보하는 것은 전혀 불가능 합니다.

그러니까 평양일용품 공장도 칫솔생산에 플라스틱 자재를 못 쓰고 값이 싼 대용자재를 쓰고 있으며 그나마도 주민들이 못쓰게 된 낡은 칫솔대를 가지고 가야 상점에서 새 칫솔을 팔아주는 형식으로 재활용자재를 이용해 약간만 생산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치약은 더 말 할 것도 없지요. 외화가 없으므로 겨우 글리세린과 탄산칼슘 등 기초 자재만 조금 수입하여 수요의 45% 정도 생산 할 뿐 이빨과 구강의 건강과 치료를 위한 원료들을 넣을 생각도 못하는 형편입니다. 이러 하니 북한 사람들이 이빨이 성한 사람이 몇이나 있겠습니까?

국가가 모든 것을 걷어 안고 그러지 말고 가까운 나라 중국에서처럼 개인들의 생산 활동과 판매활동의 자유를 허락 하였다면 어느 민족보다도 생활력이 강하고 영리한 북한 사람들이 칫솔이나 치약 따위도 생산을 못했겠습니까?

북한이 이제라도 경제파산을 면하고 무너진 인민들의 생활을 하루빨리 안정시키는 길은 개인들에게 경제활동의 완전한 자유를 주는 길 밖에 다른 길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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