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산가족 이야기: 형, 누나를 찾는 조익환씨의 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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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기획 '이산가족 이야기' 오늘은 미국에서 북한에 살고 있는 형님 조진환씨와 누님 조봉자씨를 애타게 찾고 있는 올해 51살의 조익환씨의 얘기를 보내드립니다.

먼저 북한에 찾고 계시는 가족 소개부터 부탁드립니다.

조익환: 저는 미국 시애틀에 살고 있는 조익환입니다. 제가 찾고자 하는 분은 두 분인데 먼저 형님이신 조진환씨를 찾고 있습니다. 형님의 생년 월일은 1944년 1월 10일, 지금으로 치면 만 63세입니다. 태어나신 곳은 황해도 연백군 호남면 읍항리 개현동 개재 마을입니다. 1.4후퇴시 저희 어머님과 헤어졌는데 그 때가 1952년경이라고 전해 들었습니다.

당시 나이는 호남 초등학교 1학년, 한 8살 정도 되었습니다. 그리고 찾고자 하는 또 다른 분은 누님이신 조봉자입니다. 생년월일은 1947년 12월 18일생, 지금 나이로 만 60세입니다. 헤어질 당시 5살이었습니다. 제 아버님과 어머님의 성함과 고향, 생년 월일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 아버님의 성함은 조범순입니다. 1910년 2월 25일생입니다. 한국엣 1972년 63세로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아버님의 고향은 황해도 연백군 호남면 읍항리 개재라는 동네입니다. 저희 어머님의 성함은 김금섬, 1915년 11월 26일생입니다. 1979년 미국에서 64세로 사망하셨습니다.

형님하고 누님이 북한에 계시고 조 선생님과 부모님 나머지 가족들은 1.4 후퇴 때 남한에 내려 오셨던 것입니까?

조익환: 그러니까 그때 당시는 6명 아들 셋 딸 셋 이었습니다. 저와 제 밑에 여동생은 부모님이 피난 오신 후 경기도에서 낳았습니다. 헤어지게 된 동기는 아무래도 옛날이니까 남자들이 먼저 피난을 왔다고 들었습니다. 아버님이 제일 먼저 월남하셨고 그 다음에 큰 형님이신 조장환이 두 번째로 나오시고 세 번째로 작은 형님 조영환이 이남으로 나오시고 나머지는 어머님이 함께 몇 개월 뒤에 나오신 모양입니다. 그 때 어머님이 제 바로 위에 누님을 업으시고 큰 누님이신 조미자 누님이 10살이었으니까 동생들인 진환형님과 봉자누님을 함께 데리고 나오시다가 인민군에게 발각되어서 폭격을 맞으신 모양입니다.

그래서 배를 타고 넘어오는 도중에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게 되어서 큰누님하고 바로 위에 누님과 그리고 어머님만 배를 타고 나머지 진환이 형님하고 봉자 누님을 도중에 길을 잃고 배를 타지 못해서 월남하지 못했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저희 어머님 말씀에 의하면 인민군 폭격이 있고 나서 아우성이니까 배를 가지고 있는 선주가 배를 타고 지금 당장 떠나야 한다.

지금 떠나지 않으면 우리도 죽게 된다고 하니까 우선은 어머니가 큰누님과 작은 누님을 엎고 배를 타고 소리를 지르셨다고 해요. 어디 있는지를 모르니까 폭격이 나고 사람이 흩어지니까 눈앞에 보였는지 안 보였는지는 모르겠지만 소리를 지르고 이름을 부르면서 배는 떠났다고 해요 그것이 생이별이죠.

눈앞에 그 장면이 선하네요.

조익환: 그러니까 저희 어머님이나 아버님 앞에서는 저희가 누님과 형님 얘기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돌아가시는 날까지 너무 가슴 아파하시고 그리고 부모 입장으로서 늘 죄책감 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차라리 내가 안 나왔으면 게네들 찾고 거기서 살았으면 그것이 어머님의 입장이지만 사실 당시 남한에는 이미 아버님과 형님 두 분이 나가 있는 상태이니까 어머님의 입장으로는 어쩔 수 없는 입장이었습니다.

북에 계신 형님과 누님에게 하고 싶은 얘기나 편지가 있으시면 이 기회에 전해 주세요.

조익환: (편지) 보고 싶은 진환이 형님 봉자 누님께 한 번도 뵙지는 못했지만 부모님으로부터 늘 말씀으로 두 분 이야기를 듣고 자란 동생 조익환입니다. 그동안 부모 형제의 보살핌도 없이 고아처럼 얼마나 힘들고 외롭게 북녘 땅에서 지내셨는지요. 우리는 한 부모님으로부터 태어나서 개인이나 가족의 의사와는 아무 상관없이 두 국가 간의 정치적 이념적인 대립으로 인해서 오늘날까지 부모, 형제, 자매가 서로 떨어져서 지내오게 되었습니다.

제가 결혼을 하고 부모가 되어보니 돌아가시기 전 늘 마음속에 형님 누님을 향한 끝없는 그리움으로 세상을 지내시다 한으로 돌아가신 그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가 됩니다. 두 분 모두의 유언이 형님과 누님을 만나는 그날이 오면 꼭 두 분을 많이 사랑하시고 그리워 하셨으며 또한 두 분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형님과 누님을 잃게 되었다는 말을 전하라고 당부를 하셨습니다.

진환이 형님, 봉자 누님, 삶이 어렵고 힘들다고 하시더라도 우리 서로 만나는 날까지 또 조국 통일의 날까지 두 분 모두 건강하게 지내시길 주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진환이 형님, 봉자 누님, 제가 많이 두 분을 사랑하며 뵙고 싶습니다.

조익환씨의 형님과 누님에 대해 소식을 아시는 분이나 그 밖에 자신의 이산가족의 사연을 전달하고 싶으신 분은 RFA '이산가족 이야기' 담당자 앞으로 사연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우편으로 보내실 분은 일본 동경 중앙 우편국 사서함 507호로, 이메일, 즉 전자우편으로 보내실 분은 nk@rfa.org, 팩스를 이용하실 분은 미국 팩스 번호 202-530-7765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의 많은 사연 부탁드립니다.

워싱턴-이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