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가는 길: 평안북도 강계가 고향인 홍원영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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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수경 lees@rfa.org

11월에 접어들면서 날씨가 제법 쌀쌀해 졌습니다. 겨울에 성큼 다가온 느낌이네요. 여러분들은 겨울 하면 무엇이 먼저 생각나십니까? 저는 군것질을 좋아해서 군밤 고구마 이런 먹는 것부터 생각이 나는데요. 눈 내리는 겨울밤에 아버지가 퇴근길에 사 오신 군밤과 군고구마를 식구들이 모여앉아 먹던 그때가 그리워집니다.

'고향 가는 길' 오늘 첫 번째 얘기 손님은 평안북도 강계가 고향인 올해 83살의 홍원영씨입니다. 홍원영씨는 겨울이 되면 고향에서 스케이트 타던 어린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하는데요. 강계는 11월이면 벌써 얼음이 언다고 하네요. 홍원영 씨를 전화로 연결했습니다.

안녕하세요?안녕하세요.

그 당시의 고향은 어떤 모습이었나요?제 고향은 평안북도 강계인데요. 기후가 겨울이 깁니다. 산이 좋고 물이 깨끗하고 좋습니다. 그래서 여자들이 얼굴이 다 하얗고 미인이 많았어요. 우리 어머니 보면 머리를 쌀 뜬 물로 감는데 그러면 머리가 윤이 납니다.

옛날 분들의 지혜가 돋보이네요. 어릴 적 기억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추억은?거기는 11월 초면 얼음이 얼어요. 그러면 학교 운동장에 수돗물을 틀면 스케이트장이 되요. 그러면 전 교생이 스케이트를 탑니다. 학교 뒤에는 남산이라고 있었는데 솔나무가 무성해서 토끼도 많고 노루도 많고 제가 13도를 다 다녀봤지만 저희 고향만큼 좋은 곳을 못 봤습니다.

그렇게 좋은 곳을 다시 가기 힘들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제가 나이가 83세가 되었는데 다시 가기는 힘들죠.

그래도 평소 고향 생각 많이 하시죠?밤낮 꿈을 꾸면 고향입니다.

아직 살아 있을지 모르는 고향 친구들, 친척 분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친구들은 대부분 죽었을 테고 제가 사촌동생들이 많이 있는데 내가 미국에 와서 살고 있는데 잘 살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다음은 '부치지 못한 편지' 소개 시간입니다. 오늘은 함경북도 청진이 고향인 탈북자 황경순씨가 북한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보고싶은 나의 동무 앵두와 올챙이에게"

불러보고 싶은 이름을 못 부르고 어차피 별명으로 불러야 하는 비극이 우리의 현실이구나. 너희들과 헤어진 지 5년.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걱정도 된다. 난 지금 너희들이 믿어지지 않을 곳에 와서 살고 있단다. 우리가 학교 다닐 때 사람 못살 지옥이라던 남한에서 살고 있어. 자유롭고 즐겁다는 것은 표현이 모자랄 정도야

2001년 1월. 내가 온성으로 갈 때 앵두 네가 말했지? '온성 사람들은 중국에 다니면서 장사 한다구' 올챙이는 '중국으로 간다는 것은 조국 반역자가 되는 범죄의 길'이라고 했지.

그래, 난 너희들 말처럼 조국 반역자가 됐고 그것을 후회하지 않아. 다시는 지금의 행복을 빼앗기고 싶지 않아. -중략-

몇 년 전 난 많은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화려한 예식장에서 결혼을 했어. 고향 사람들과 부모. 형제는 없어도 모두 진심으로 나를 축하해 줬고, 그때 고향 생각이 나서 울었어. 난 여기서 행복한 순간마다 고향을 생각해.

굶어 죽은 우리 부모님과 열차 사고로 저 세상에 간 우리 오빠가 못 누린 자유를 내가 모두 합쳐서 마음껏 누릴꺼야. 너희들의 다정한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별명을 불러 미안하다. 다시 만날 그날까지 안녕히."

남한에 살고 있는 황경순씨가 고향인 청진에서 함께 지내던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였습니다. '친구'란 오랫동안 가까이 지낸 사람을 말합니다. 그만큼 언제 봐도 반갑고 허물없는 사람이 바로 친구인 것 같습니다. 만일 한동안 잊고 지냈거나 바빠서 연락을 못하고 지냈던 친구가 있다면 오늘 편지나 전화 한통 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고향 가는 길'은 여러분들의 참여를 기다립니다. 편지나 사연 신청곡 보내실 곳 알려드리겠습니다. 서울 중앙 우체국 사서함 4100호 자유아시아 방송 "고향 가는 길 " 담당자 앞으로 보내 주시기 바랍니다. 또 이메일로 보내실 분은 nk@rfa.org로 보내주시면 됩니다. 청취자 여러분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