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의 보금자리: 농업과학자가 꿈 탈북자 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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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진서 leej@rfa.org

남한에서 대학생활을 하고 있는 탈북자들은 졸업 후에는 제각기 경제인, 영화감독, 법조인 등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기 위해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보금자리 이 시간에는 지난 2002년 단독으로 남한에 입국해 현재 경북대학교 농과대학에서 옥수수 박사가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탈북자 김군씨의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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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학교 농과대학에 재학중인 김군 - PHOTO courtesy of 김군

김군: 2학년 올라와서부터는 거의 원서로 공부하니까 영어가 딸려서 어렵지만 제가 선택한 길이고... 어렸을 때부터 취미로 해왔던 것들이기 때문에 재밌게 공부합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올해 27살의 김군씨는 이번 여름을 그 누구보다 값지게 보냈습니다. 앞으로 자신이 이뤄야 하는 확실한 목표를 설정했기 때문입니다. 현재 경북대학교 농과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김군씨는 여름방학 중에 학교 부설 시범농장에서 직접 새로운 옥수수 종자 개발에 참여를 한 것이 무척 기뻤다고 말합니다.

김군: 제가 알기로는 옥수수를 엄청 많은 학자들이 연구를 한다는데 아직도 옥수수에 대한 병균을 개발해야 할 것이 많구나 하는 것을 이번에 실습을 통해서 알았습니다. 거기 보면 여러 나라의 옥수수들이 다 있습니다. 연구를 해서 여기서 육종을 개량해서 다시 원산지로 보내주는데 이번에 북한 종자도 있더라고요. 많은 수확을 내는 종자를 개량하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너무 배가 고파서 지난 1999년 탈북을 했다는 김군씨는 그런 배고픔에 대한 아픈 기억 때문이어서인지 농사일에 유난히 관심이 많습니다. 김씨는 북한에 계속되는 식량부족과 관련해서 나름대로 그 이유를 내 놓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남한사람들은 자연친화적인 농사를 한다고 화학비료나 농약을 사용하지 않지만 북한 사람들은 없어서 못쓴다는 것... 그리고 비료가 있고 없고 간에 농민들이 땅 가꾸기에 아예 관심이 없는 것도 식량 증산에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그는 설명합니다.

김군: 북한에서 흙을 보면 땅도 가꿔주고 관리를 해야 하는데 북한에서 살 때도 보니까 자기 땅이 아니면 땅을 가꾸고 하질 않아요. 그냥 되는대로 심고 베서 먹으면 된다 하니까 황폐화 됐어요. 어떤 사람은 북한 땅은 오염이 안 되고 좋은 땅이라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는 한심한 정도로 황폐화된 땅이 아닐까...

또 북한에서는 농사일이라고 하면 뼈 빠지게 힘들고 고된 육체노동이면서도 수확이 적지만, 남한에서는 현대화된 농경법으로 사람 손도 별로 안가면서 곡물 생산을 엄청 많이 하고 있는 점이 놀라웠다고 합니다.

김군: 북한에서 거의 농사를 짓는다고 하면 일하는 것이 다 사람의 손으로 하니까 힘들었는데 여기는 심는데서 시작해서 수확하고 저장하는데 까지 모든 것이 기계로 하고 힘들다는 것은 뒷정리하는 사람의 손이 가는 것 그런 것은 빼놓고 모든 것이 기계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여름에 제가 2달 동안 시간을 보냈지만 약치는 것도 그렇고 풀 베는 것도 그렇고 너무 쉬운 거예요. 이제는 옛날의 농업이 아니라 농업경제 즉 업경영인으로서의 그런 농업이다라고 저는 말하고 싶습니다.

김군씨는 22살에 남한에 입국한 탓에 남한 내 학생들보다 7년이나 늦게 고등학교 3년 과정을 거친 후 대학에 입학했습니다. 하지만 막내 동생같은 남한 동료 학생들에 비해 자신의 기초교육이 부족하다는 것을 늘 느끼고 있습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욱 공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같은 학과 친구들과 어울리며 남한의 대학생활을 즐기는 시간도 갖는다고 합니다. 남한에서는 서로 다른 대학교 남녀 학생들이 짝 짖기 만남을 해서 이성 교제를 하는 이른바 ‘미팅’이란 것이 있습니다. 김군씨 자신도, 미팅에 나가봤다고 합니다.

김군: 한번 나갔다 왔긴 왔는데. 제가 자신감이 없고... 대학교에 분위기에 맞게 생활하고 그래야 하는데 제가 그런 면에서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제가 워낙 혼자 있기를 좋아해서요. 미팅을 한번 나갔다 왔는데 이성교제나 그런 것은 하지 않습니다. 제가 원하는 목표가 있고 그전에는 시간을 낭비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 대학 졸업 할 때까지는 공부에 전념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같은 학교 여학생들이 자신에게 관심을 보일 때면 싫지는 않습니다.

김군: 책에 있는 것도 뻔히 아는 것도 오빠 이게 뭐죠 하면서 접근하는 그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저는 또 웃음이 많아서 웃음으로 대하고 또 제가 누구와 약속한 것이 있거든요. 그것은 비밀인데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그런 면을 멀리 하는 거죠.

농과대학을 다니는 김군씨는 다시는 배가고파 탈북을 하고 그로인해 가족과도 생이별을 해야 하는 비극이 없기를 바란다면서 언젠가는 옥수수 박사가 돼서 배고픔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큰일을 할 수 있도록 지금은 배움의 길에 정진하고 있습니다.

김군: 우리나라가 땅은 좁고 사람은 많고 식량도 지금은 수월하게 부족하면 다른 나라에서 싸게 들여올 수 있지만 앞으로는 식량문제가 가장 고민거리가 될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맛좋고 수량이 높은 곡물을 생산해서 우리가 자급자족할 수 있는 위치에 선다면 북한도 그런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어요. 지금은 제는 저렇다 할 수 있어도 그때는 제가 가기 싫다고 해도 찾을 것 같은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그 단계까지 가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언젠가는 남에게 필요한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