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진: 이 방송을 듣는 북한 학생, 남한 학생들이 꿈에 대한 믿음이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 생각하면 분명한 꿈을 재설정하고 자신에 대한 동기부여와 약간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해 23살의 청년 이성진 씨는 자신감에 차있으면서도 겸손하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려고 열심히 대학생활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오늘도 학교 도서관에서 전공관련 서적을 뒤적이며 다음 학기 준비를 하고 있을 그는 친구들과 여행도 가고 싶고, 여자 친구도 사귀고 싶을 건강한 청년이지만 대학생활 4년만큼은 공부에 모든 것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함경북도가 고향인 이 씨가 남한에 간 것은 지금으로부터 6년 전. 북한에서의 최종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입니다. 당시 이 씨는 나이로 치면 고등중학교에 다녀야 했지만, 그가 12살 때 북한의 기아 상황으로 말미암아 가족이 뿔뿔이 흩어졌고 가족의 보살핌 없이 5년을 꽃제비로 근근이 목숨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그러나 이 씨의 인생은 반전을 맞습니다. 이미 남한에 간 아버지가 브로커, 즉 중개인을 사서 이 씨를 남한으로 부른 겁니다. 17살에 남한 생활을 시작한 이 씨는 그때부터 북한에서 하지 못한 공부를 다시 시작했고, 남한에서 일류 대학으로 평가받는 서강대학교에 올 3월 입학했습니다.
이성진: 한 학기가 금방 지나갔습니다. 처음에는 대학생활이 두려웠습니다. 새로운 환경이고 모르는 것도 많았고 수강 신청도 혼자 해야 했습니다. 출발부터 두려웠는데 하다 보니까 대학생활에 적응됐습니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교수님을 찾아갔고, 교수님을 찾아가서도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선배에게 도움을 받았습니다. 거의 물어보면서 한 학기를 보냈습니다.
남한 학생이 대학을 가지 위해 초등학교 6년 중학교와 고등학교 각각 3년씩 합해 모두 12년을 공부하지만, 이 씨는 중고등학교 6년 과정을 4년에 끝냈습니다. 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년 학원에서 재수한 기간을 포함한 겁니다. 보통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대학을 가지 못하면 남한에선 대학입시 학원이라고 민간이 운영하는 입시반에서 준비를 합니다. 이때 학생들은 사회인도 아니고 그렇다고 정규 학교에 다니는 학생도 아닌 입시준비생으로 허공에 붕 뜬듯한 경험으로 하기도 합니다. 인생에서 처음 실패를 경험하는 학생들은 대학 시험을 다시 치를 수 있는 겨울까지의 시간을 고통의 시간이라고까지 말합니다. 그러나 이 씨는 달랐습니다.
이성진: 저는 초조하지 않았습니다. 초조함은 아무것도 안 하고 준비가 없었을 때 초조함이 온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제가 노력하고 있고 나름대로 목표도 분명하고 생각했기 때문에 공부할 때 오히려 그러한 목표와 동기가 초조함을 극복한 것 같습니다. 1년 동안이 오히려 저한테는 초조함 보다는 준비하는 시간이 됐고, 돌아보는 시간이 됐고 인생의 목표를 짜는 데 큰 영향을 미쳤던 시간이었습니다.
준비의 시간을 거치면서 더욱 성숙해진 이 씨는 대학에서도 성실함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매일 규칙적인 생활과 배우고자 하는 의욕이 합해지면서 성적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잘 나왔습니다. 시계처럼 돌아가는 이 씨의 일과는 단조롭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이성진: 제가 기숙사 생활을 하니까 6시 30분에 일어나 씻고 밥 먹고 보통 9시에 수업을 받습니다. 그리고 수업은 평균 오후 3시면 끝납니다. 그러면 바로 도서관 가서 공부하고 저녁에 기숙사에 돌아와서 6시에 밥 먹고 좀 쉬다가 7시부터 도서관 가서 공부합니다. 우리 학교 도서관은 10시면 문을 닫습니다. 그러면 기숙사 와서 일기 쓰고 그렇게 하루가 마무리됩니다.
대학생활은 모든 것이 자율적으로 이뤄집니다. 뭘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고 하는 식의 규정이나 규칙은 없습니다. 이 씨도 어떤 강요에 의해서 시간표를 짜고 하는 것이 아니라 원해서 하는 공부라 신이 납니다. 모든 강의는 녹음을 해서 저녁에 다시 들으면서 복습합니다. 또 이해가 잘 안 되는 부분이 있으면 도서관에서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자신의 공책에 정리해서 외우고 있습니다. 이렇게 공부한 탓인지 1학기 성적이 잘 나와서 2학기의 기숙사 비용은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생활비는 절약하는 것으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성진: 용돈은 좀 어려운 면이 있습니다. 쓰기 나름이지만 전 한 달에 20만 원 정도 씁니다. 전 책을 사는데 많은 지출이 있는데 평균 7만 원 정도 씁니다. 나머지는 점심 사먹고 친구들과 아이스크림 사먹고 노는데 씁니다. 그 돈은 방학 때 아르바이트로 해결하고 있습니다.
잠자는 시간을 빼면 수업을 듣고 도서관에서 자율학습으로 시간으로 보내는 이 씨. 과연 그가 느끼는 대학은 어떤 곳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고급 지식을 전달하는 따분한 곳이 대학은 아닐 텐데 말입니다.
이성진: 남한 대학은 너무 자유로운 분위기입니다. 배우고 싶은 것이 있으면 다 배울 수 있고 동아리 활동이 있어서 전문 지식이나 경험을 하고 싶다면 동아리에 들어가서 운동도 하고 독서도 하고 토론도 합니다. 저는 서강대학교에 있는 방송국 기자를 하고 있습니다. 그곳에서 인생의 꿈을 그리고 설정하고 있습니다.
남한에서의 대학 1학년 1학기는 보통 학교에 적응하는 기간으로 각종 동아리 즉 대학 소모임의 수련회도 많고 또 이성 친구를 만날 수 있는 만남의 자리도 자주 열립니다. 젊은 청춘남녀들이 웃고 떠들면서 대학교정을 거니는 모습은 낭만적으로 그려지기도 합니다. 그런 작은 재미나 흥미로움을 뒤로 하고 자신이 계획한 꿈을 향해 하루를 쪼개 쓰는 이 씨는 분명히 꿈을 이루려고 몇 가지 자신과의 약속은 꼭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이성진: 첫 번째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난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는 자신을 돌아보고 점검하는 것입니다. 많은 학생이 공부하다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는데 지나친 것은 안 좋지만,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는 좋다고 봅니다. 항상 긴장상태를 유지하고 거기에서 헤이해 지지 않고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항상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갈 때 꿈은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반신반의 꿈이 이뤄질까 안 이뤄질까 하는 걱정보다도 자기와의 싸움, 자기를 믿어주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언론사에 취직해 다양한 정보를 많은 사람에게 전하고 싶다는 이 씨는 열심히 미래를 만들어가는 남한의 대학생 중 한 명으로 남한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꿈은 이뤄진다. 오늘은 서강대학교 신방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이성진 씨의 이야기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