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사 북 GP총격 조사결과에 미국 불편한 속내 반영”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0-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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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군사령부 요원들이 JSA(공동경비구역)를 순찰하고 있다.
유엔군사령부 요원들이 JSA(공동경비구역)를 순찰하고 있다.
/유엔사 페이스북 캡쳐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이달 초 있었던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내 한국 측 GP 총격사건에 대한 유엔군사령부의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 군당국의 발표와는 엇갈린 결과가 나왔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내용 짚어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서울에 이제 여름이 온 것 같습니다. 날씨가 좀 더워졌는데요.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최근 유엔군사령부가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내 한국 측 GP 총격사건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먼저 이 내용 정리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유엔군사령부는 북한군이 지난 3일 오전 7시 41분 북한군 초소에서 남측 초소를 향해 14.5mm 기관총 4발을 발사해 정전 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북한군의 비무장지대 한국군 감시초소, 북한으로 치면 민경초소에 대한 총격 사건을 북측의 우발적 상황에 의한 것인지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유엔군사령부는 지난 26일 다국적 특별조사팀이 진행한 북한군 총격사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5월 3일 발생한 비무장지대 내 남북간 감시초소 총격 사건을 조사한 결과, 남북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하였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적시했습니다. 앞서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북한군으로 치면 총참모부는 총격 사건 당시 기상 상황과 북한군의 동향, 대북 기술정보 등을 고려해 북한군의 우발적인 상황으로 인한 사건으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또한 유엔사는 “한국군의 대응 총격은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5월 3일 북한군 초소에서 발사된 4발의 총탄은 한국군 감시초소 외벽을 맞추었고 이에 대응하여 한국군도 기관총 30발을 발사했습니다. 이 총격 교환 사건을 유엔사가 남북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단한 겁니다. 먼저 총을 쏜 북한도 정전협정을 위반했지만 한국군도 과잉 대응한 것으로 해석한 겁니다. 군사분계선 지역에서 유엔사의 교전수칙에는 ‘비례성 원칙’이 적용됩니다. 즉 북한 군이 4발을 쏘았으면 그 3배인 12발로 대응해야 하는데 한국 군이 30발을 쏘았으니 과잉대응을 했다는 겁니다. 한국군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지난 13일 한국군의 자체 현장 조사 검증 결과를 설명하면서 “당시 우리 군의 대응은 비례성 원칙에 부합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 지금 말씀해주셨다시피, 한국 군당국은 해당 사건이 우발적으로 발생했다고 밝혔지만 유엔사 측은 이와는 엇갈리는 조사 결과를 내놨습니다. 이에 대한 한국과 미국 측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고영환: 비무장지대 내 총격사건에 대한 유엔군사령부의 조사 결과에 한국 국방부가 유감을 표명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이날 “유엔사의 이번 조사 결과가 북한군의 총격에 대한 실제적 조사 없이 발표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습니다. 계속하여 “우리 현장 부대는 당시 북한 군의 총격에 대해 대응 지침에 따라 적절하게 조치했다”며 당시 대응 조치에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지난 26일 북한 군의 비무장지대 감시 초소에 대한 총격 사건과 관련하여 북측의 우발적 상황인지 확정적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남북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결론 내린 유엔군사령부의 조사 결과 발표에 일단 반응을 자제했습니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이날 유엔사의 발표에 대한 질의에 “유엔사에서 나온 언론 발표를 참고하라”고 했고 미 국무부 당국자도 유엔사의 이번 발표와 한국 국방부의 유감 표명 등에 대한 질의에 “한국 정부에 문의하라”고만 언급했습니다. 정리해서 말씀을 드리면 이번 비무장지대 총격사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우발적이라고 발표하였는데 유엔군사령부는 우발적인지 의도적인지 명백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군의 총격도발에 대한 한국군의 대응이 적절하게 이뤄졌다는 입장입니다.

목용재: 유엔사가 내놓은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유엔군사령관의 경우 주한 미군사령관이 겸직하고 있는데요. 미국 정부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유엔사는 다국적 군대의 지휘부 형태를 띠고 있지만, 주한 미군사령관이 정전 협정 관리 권한을 가진 유엔군사령관을 겸하고 있습니다. 현재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 미군 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을 겸직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국 정부와 다른 유엔사의 발표를 놓고 미국 정부의 의중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이미 2018년 8월 말 남북이 한국 측 인원과 열차를 투입해 경의선 철도 북측구간에 대한 현지조사를 하려고 했을 당시에도 유엔사가 군사분계선 통행을 승인하지 않아 해당 조사가 무산된 바 있습니다. 최근에도 미국 정부는 남북 협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남북 협력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전과 보조를 맞춰서 가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유엔사의 조사 결과에는 북한의 비핵화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려는 것에 대한 미국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우선 있다고 봅니다. 또한 최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핵 전쟁 억제력을 강화하고 최고의 격동 상태를 견지할 데 대한 지시를 내려 미국이 북한에 간접적인 경고의 의미로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내놨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북한은 지난 주말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열었는데요. 여기에 20여 일 동안 공개활동을 하지 않던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모습을 드러냈죠?

고영환: 김정은 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주재함으로써 자신이 건강하다는 것을 과시했습니다. 그리고 확대회의에서 핵 전쟁 억제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직접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리병철 당 중앙위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을 당중앙 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박정천 군 총참모장을 차수로, 정경택 국가보위상을 대장으로 승진시켰습니다. 리병철은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을 책임진 핵심 인사입니다. 박정천은 포병사령관 출신으로 지난해 9월 총참모장에 임명된 바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총참모장은 군단장, 총참모부 작전국장 등 요직을 거친 간부들이 맡아왔지만 박정천이 이런 관례를 깨고 총참모장이 됐던 겁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리병철을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임명한 것은 핵과 미사일을 계속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표출한 것으로 봐야 합니다. 또한 포병 사령관 출신인 박정천을 차수로 등용한 것은 포병을 중시하겠다는 의지로 볼 수 있습니다. 정경택을 대장으로 승진시킨 것은 주민 통제와 유일체제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는 이번 북한의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 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지난 5월 23일 김정은 위원장은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개최해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더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을 제시했으며 북한군 포병의 화력 타격 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이기 위한 중대한 조치들을 취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북한군 고위 간부사업도 진행했는데 여기서 주목되는 것은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리병철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승진된 것과 박정천 총참모장이 총정치국장인 김수길 대장보다 더 직급이 높은 차수로 승진한 것입니다. 리병철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승진한 것은 단기간 내에 이른바 ‘핵 억지력’을 획기적으로 강화하고자 하는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평가합니다. 또한 박정천 총참모장을 이례적으로 김수길 총정치국장보다 더 높이 승진시킨 것은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른 말로 전쟁과 같은 상황이 일어나면 김정은 위원장의 승인 하에 핵과 미사일 등을 총참모장이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준 것으로도 평가할 수 있습니다

목용재: 북한의 GP 총격 사건에 대한 유엔군사령부의 조사결과에 미국의 불편한 심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하셨는데요. 이에 앞서 미 국무부는 임종석 전 한국 대통령 비서실장의 남북협력 강화 입장에 대해 “남북 협력은 비핵화에 발을 맞춰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임 전 실장의 경우 현재 민간인 신분이기 때문에 미 정부가 이런 입장을 내놓은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문재인 대통령의 신년사와 3주년 기자회견 등을 통해 한국 정부가 남북협력에 대해 너무 조급하게 나서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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