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 미북 간 협상 타결 회의적…미북회담은 열릴 가능성”

서울-목용재,고영환 moky@rfa.org
2019-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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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지난 17일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확대국방장관회의에서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P Photo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한미가 연말을 앞두고 북한을 비핵화 협상장에 다시 앉히기 위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에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되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합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한미가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했습니다. 북한 비핵화 협상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한미가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봐야겠죠?

고영환: 한미 군 당국이 지난 17일 이번 달 11월 말에서 12월 초로 예정됐던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하기로 전격 결정했습니다. 이날 태국, 타이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 확대 국방장관회의를 계기로 만난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이와 같은 내용을 밝혔습니다. 에스퍼 장관은 “연습과 훈련, 시험을 행하는 결정에 있어 북한도 이에 상응하는 성의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우리는 북한이 조건이나 주저함 없이 협상장으로 다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계속해 그는 “북한 비핵화 협상을 위한 문을 열어두기 위해 연습을 조정한 우리의 의도가 자칫 한미의 공동 목표와 이익, 가치를 증진 및 수호하기 위한 공약이 약화되는 것으로 인식되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현재까지 북한은 요지부동입니다. 한미의 연합공중훈련 연기 결정이 발표된 직후인 같은 날 오후 북한 외무성은 지난 14일 유엔 제3위원회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이 통과된 데 대한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는 이런 상대와 더 이상 마주 앉을 의욕이 없다”며 “신성한 우리 공화국을 국제형사재판소 따위와 연결시키고 있는 미국과 마주 앉을 필요는 더더욱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계속하여 외무성은 “앞으로 미북대화가 열려도 미국과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의제를 협의하기 전엔 핵 문제가 논의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선의의 입장을 보인 미국에 북한이 차갑게 응수한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한미가 북한이 두려워하는 한미 연합공중훈련을 연기한 커다란 성의를 보인만큼 북한이 연말 전 미국과의 비핵화를 위한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북한에 대화를 재차 촉구했고 김연철 한국 통일부 장관은 미국을 방문해 대북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미북 대화를 하루속히 열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죠?

고영환: 최근 미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20일 미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는 청문회에서 “외교의 창이 여전히 열려있다”며 “북한은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하고 그들은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연말 이후 북한의 도발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이 같은 외교가 시작되기 이전의 보다 도발적인 단계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상상할 수 있다”며 “그것은 북한에 의한 거대한 실수이자 실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비건 대표는 북한이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을 요구하며 제시한 ‘연말 시한’은 북한이 임의로 그은 ‘인위적 시한’이라고 언급하며 3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기 위해서는 ‘합의에 가까운 성과’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현재 미국을 방문 중인 한국의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20일 미국 평화연구소가 주최한 한반도 관련 토론회에서 “미북 간 초기 신뢰구축을 위해 정전체제의 항구적 평화체제 전환, 미북 간 모든 적대행위 중단, 대북제재 완화 등의 창의적인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연철 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해서는 미국도 대북관계 개선조치를 취해야 하며 이 모든 것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한미 양국은 군사훈련을 연기하면서까지 북한에 비핵화 대화에 조속히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습니다.

목용재: 어떻게 보면 연결되는 질문일 수 있겠는데요. 최근 한국 정부가 유엔 대북제재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 11년 만에 빠지고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온 북한 주민들을 추방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습니다. 한국 정부의 이 같은 행보, 북한 눈치보기라는 지적이 나오는데 위원님께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지난 14일 유엔 총회 산하 제3위원회, 즉 인권 담당 위원회가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북한 인권의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북한 인권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2008년부터 지난 해까지 결의안의 공동 제안국으로 참여했지만 올해는 불참했습니다. 유엔 제3위원회는 결의안을 통해 북한이 오랜 기간 조직적이고 중대한 인권 침해를 자행하고 있다면서 이 같은 북한의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에 회부할 것과 ‘가장 책임 있는 자’에 대한 조치를 취하도록 권고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11년만에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 공동 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은 데 대해 한국 외교부는 “현재의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이번에는 북한 인권 결의안 공동 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번 달 7일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하고 남하하다가 한국 군 당국에 나포됐던 북한 선원 2명도 추방한 바가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국 정부는 이 송환조치가 한국 국민의 안전을 위한 적절한 조치였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한국 정부가 유엔 북한 인권 결의안 공동 제안국에서 빠지고 북한 선원 2명을 송환한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한 연말 시한 내에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미북대화도 촉진시키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었다고 봅니다. 다만 한국 내 일각에서는 한국 정부가 북한에 지나치게 저자세로 나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목용재: 한국 정부가 유엔 대북제재결의안 공동 제안국에서 빠졌다는 소식에 많은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위원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고영환: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결의안의 공동 제안국에 불참한 것을 두고 북한 인권 단체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권은경 북한반인도철폐국제연대(ICNK) 사무국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정치적 색체와는 무관하게 한반도 미래가 달려있는 인권과 같은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변함없는 기조를 유지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강신삼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이사도 “한국 정부가 북한 인권 결의안 공동 제안국에서 빠졌다고 남북대화가 재개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인권은 어떤 상황을 고려해도 소홀하게 취급할 가치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저의 의견도 이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인권은 그 어떤 정치적 상황에 따라 변하면 안 되는 인류 최고의 가치 중 하나입니다. 세계 최악으로 평가 받는 북한 인권 유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언제 어디서나 같은 기조의 목소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목용재: 한미 정부가 연말을 앞두고 북한에 지속적인 대화 재개의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이와 관련해 향후 북한의 행보,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러시아를 방문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지난 20일 미국의 적대시 정책이 이어지는 한 핵 문제와 관련한 논의는 협상 의제에서 내려졌다고 봐야 한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17일 김정은 위원장에게 “당신은 빨리 행동해서 합의를 이뤄야 한다. 곧 만나자!”라며 “나는 당신이 있어야 할 곳으로 데려다 줄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라는 발언을 사회관계망서비스, SNS에 올렸습니다. 지금 나타나는 정황만으로 봐서는 북한은 적대시 정책을 바꾸지 않고는 회담장에 나오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미국은 한미 연합공중훈련까지 연기하며 북한에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북한의 입장은 양보하지 않겠다는 것보다는 향후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는 전략적 차원으로 보입니다. 저는 연말 전 미북 사이에 극적인 타결이 이뤄질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다만 미북이 올해가 가기 전에 한 번쯤은 회담장에서 마주 앉을 가능성은 있어 보입니다.

목용재: 한국 정부는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 빠지고, 문재인 대통령은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초청했다가 거절당하기도 했습니다. 앞서 위원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한미는 북한 당국이 두려워하는 연합공중훈련까지 연기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미가 북한에 너무 저자세를 취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데요. 한미가 북한과의 대화에 이렇게 애를 쓰고 있는 만큼 북한이 진정성 있는 자세로 협상장에 나오길 기대해 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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