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외무성 협상 전면 나서면서 비핵화 협상 공전 가능성”

서울-목용재,고영환 moky@rfa.org
2019-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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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30일 열린 판문점 회동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30일 열린 판문점 회동에서 악수를 하고 있다.
/AP Photo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지난 주말 사상 최초로 미북 정상의 ‘깜짝 만남’이 판문점에서 이뤄졌습니다. 당초 준비되지 않았던 만남이었기에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지난 일요일이었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 간의 만남이 판문점에서 이뤄졌습니다. 위원님, 이 같은 깜짝 만남의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전격적으로 만났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대통령으로서는 사상 처음으로 판문점에서 53분동안 회담을 가졌습니다. 회담이 끝난 후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주도로 2~3주 간 실무팀을 구성해 북한과 협상하겠다” 면서 하노이회담 이후 교착 상태에 빠졌던 미북대화가 다시 시작된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미북 양국이 실무진을 새롭게 꾸리기로 합의한 것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이 선호하는 상대들과 이야기하기로 한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으로 구성된 실무진을 그대로 다시 투입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김영철 당 부위원장 대신 리용호 외무상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을 중심으로 북한의 협상 실무진을 새롭게 구성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알린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양측은 실무 회담을 통해 뭔가를 합의할 수 있을지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복잡한 일들이 남았지만 우린 큰 승리를 이뤄내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계속해 트럼프 대통령은 “비건 대표가 실무협상을 담당할 것이며 비건 대표가 나를 대신해 협상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판문점 회담의 성과는 하노이회담 이후 넉 달 동안 교착국면에 놓여 있던 미북대화의 동력이 살아난 데 있다고 봅니다.

목용재: 이제 미북 간의 실무협상이 재개될 예정입니다. 미국 측 협상 실무진은 윤곽이 잡혔는데요. 북한 외무성에서 실무협상은 누가 담당할 것으로 예상하십니까?

고영환: 미북 실무협상의 미국측 대표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로 다시 확정되면서 그의 대화상대가 누가 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담’ 당시 미국에 북한의 새로운 실무협상 대표 명단을 통보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신임 북측 실무협상 대표를 김명길 전 베트남, 윁남 주재 북한 대사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김 전 대사는 김일성종합대학외문학부에 입학해 공부하다가 중남미 나라에서 유학한 인물입니다. 북핵 6자 회담 당시에는 유엔 북한 대표부 차석대사, 즉 부대사로 회담에 참여했고 외무성 산하 군축평화연구소에서 근무해 대미업무에 정통한 인물입니다. 원칙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외무성 군축과장을 지낸 뒤 2011년부터 3년간 유엔 대표부 부대사를 지낸 리동일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도 북한의 대미 실무협상 대표로 거론되지만 김 전 베트남 대사가 더 유력해 보입니다. 북한 외무성에서 근무한 저의 경험으로 봤을 때,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상대는 리용호 외무상이 될 것 같고 김명길 전 대사는 비건 대표의 상대가 돼 회담이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은 과거 김계관 전 외무성 제1부상이 맡았던 막후에서의 회담전략을 구상하는 대미협상 상무조, TF 책임자를 맡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목용재: 이번 미북 판문점 회동을 통해 북한 측의 비핵화 협상 담당이 통일전선부에서 외무성으로 변경된 것이 확인됐습니다. 외무성이 협상 전면에 나섰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또 향후 협상 전망도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이번 미북 판문점 회동을 통해서 확인된 것은 통일전선부는 하노이회담 결렬의 책임을 지고 뒤로 물러나고 리용호 외무상을 수장으로 하는 외무성이 향후 미북협상을 이끌어간다는 겁니다. 폼페이오 장관도 지난달 30일 미북 간 실무협상의 북측 상대는 외무성이 될 것이라며 7월 중순 쯤 실무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밝혔습니다. 미북 정상이 ‘판문점 회담’을 통해 북한 비핵화를 위한 포괄적인 실무협상 벌이기로 합의한 가운데 대화에 나서게 될 인물들이 새롭게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폼페이오 장관의 상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의 전문 외교관이고 미북 회담을 막후에서 지휘할 것으로 보이는 최선희 제 1 부상은 김일성 주석의 전 책임서기를 역임한 최영림의 양녀이자 외무성에서 잔뼈가 굵은 외교관입니다. 실무회담 대표로 거론되는 김명길 전 대사 역시 외무성에서 성장한 베테랑 외교관입니다. 북한 외무성은 과거 대미 협상 경험이 많고 미국에 대한 이해도가 높습니다. 북한은 하노이회담 결렬 이후 내부 총화 과정에서 대미 전문지식이나 대미 협상 경험이 부족했던 통전부가 전면에 나선 것 때문에 하노이회담 결렬과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통전부 대신 미국 전문 부서라고 할 수 있는 외무성이 전면에 나설 경우 두 가지 가능성을 얘기할 수 있을 겁니다. 첫째는 전문성이 있는 외교관이 협상에 나서는 것이기 때문에 미북 간 오가는 대화의 이해가 빨라 회담 진척속도도 빨라질 수 있다는 겁니다. 다음 가능성은 미북대화가 지난 시기처럼 지연되면서 공전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겁니다. 지난 30여 년 동안 미 국무부와 북한 외무성은 북한 비핵화를 위한 협상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그렇지만 북한 비핵화 협상은 공전에 공전을 거듭해 왔습니다, 진전이 없었던 지난 시기, 시간만 소모하는 북한 특유의 외교적 지연전술, 회담 의제 쪼개기 등의 악몽이 되살아날까 우려됩니다.

목용재: 미북 판문점 회동을 계기로 미북 정상은 서로를 각각 워싱턴과 평양으로 초청했습니다. 물론 미북 실무협상이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미북 정상회담 가능성을 논하는 것은 좀 이른감이 있지만요. 양 정상이 상대 나라의 수도에서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 어떻게 보십니까?

고영환: 지난달 30일 판문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군사분계선을 내려오며 기자들 앞에서 “김 위원장을 지금 바로 백악관으로 초청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김 위원장은 확답하지 않았습니다. 잠시 후, 자유의집 앞에서 남북미 정상이 짧은 면담 시간을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평양에 오시면 세계 정치, 외교사에 큰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로가 서로를 초청한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53분 간의 정상회담이 끝난 후 “적당한 시기에 김 위원장이 우리 쪽으로 오고 우리도 그쪽으로 갈 것”이라고 다시 언급했습니다. 저는 미국 대통령의 평양 방문과 김 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은 7월 진행될 미북 실무협상의 성과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판단합니다. 북한은 전반적인 비핵화 이정표를 내놓으며 핵무기를 폐기하고 미국은 평화협정을 맺는 등 상호 호응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평양 방문, 김 위원장의 워싱턴 방문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핵심은 김 위원장의 핵무기 폐기 결단입니다.

목용재: 이번 미북 간의 판문점 회동은 예정돼 있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 위원장에게 만나자고 제안해 만남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인데요. 이 같은 만남이 가능했던 이유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이번 판문점 회담이 가능했던 것은 내년 미국 대선을 위한 성과가 필요했던 트럼프 대통령의 사정, 올해 말까지 시간을 주겠다고 했던 김 위원장이 실제 그때까지 기다릴 정도로 북한이 처한 대내외 사정이 한가롭지 못하다는 점, 여기에 하노이회담 결렬의 후폭풍에서 빠져 나오지 못할 경우 북한 지도부가 받을 타격 등을 우려한 김 위원장의 사정 등이 맞물려 지난달 30일 회담이 가능했다고 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하면서 SNS를 통해 김 위원장에게 만나자고 제안해 만남이 전격적으로 추진된 것으로 형식이 취해졌지만 무엇보다도 두 정상이 서로 만날 필요성이 컸기 때문에 이번 회담이 성사됐다고 봅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 지적하셨다시피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의 외무성의 경우 비핵화 회담을 지연시켰고 이 때문에 실질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능력이 현재의 수준까지 도달한 건데요.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재현되는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외무성도 이 같은 전철을 그대로 밟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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