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정상회담 준비 급물살

서울-박성우, 고영환 parks@rfa.org
2019-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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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훈 국정원장(왼쪽)이 이혜훈 정보위원장(오른쪽),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9일 서훈 국정원장(왼쪽)이 이혜훈 정보위원장(오른쪽),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와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의 공동선언문 문안을 조정하는 작업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2차 미북 정상회담 준비 작업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죠. 언론도 다양한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데요. 특히 한국 국정원의 국회 보고가 관심을 끌었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고영환: 한국의 국가정보원은 지난 1월 29일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미 양측이 공동선언문 문안 조정 등을 위한 후속 협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에서는 정보기관이라고 할지라도 인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 자신들이 하는 일을 정기적으로 보고하게 되어 있습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국정원이 ‘미북 실무협상에서 경호와 의전, 즉 호위 사업과 의례 문제 등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실무 준비와 함께 공동선언문 문안 정리 조정을 위한 의제 조율에 들어갈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서훈 국정원장이 참석한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2차 미북 정상회담의 공동선언문 발표 가능성을 정보 당국이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국정원은 김영철 부위원장의 최근 미국 방문과 관련해서는 “양측이 매우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 제반 사항을 폭넓게 논의했다”고 보고했습니다. 계속하여 “미북이 상당한 만족감을 표하고 있고 실무 협상도 본격화한 만큼 비핵화 협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한국 국정원의 국회 보고 내용만을 본다면 미북 양측은 오는 2월 말로 예정되어 있는 미북 정상회담을 제때에 진행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북이 정상회담 의례 문제, 호위 문제와 함께 공동선언문 문장을 정리한다는 것은 이미 미북 양측이 회담의 커다란 틀과 시기, 장소 등에 대한 원칙적인 합의를 하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해 안에 북한의 비핵화 문제가 해결되고 제재 문제도 해결되어 북한 인민의 식의주 생활이 개선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박성우: 2차 정상회담 준비는 잘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회담의 핵심 의제인 비핵화를 놓고, 미국의 고위급 정보 당국자들은 비관적입니다. 이유는 뭐라고 봐야 할까요?

고영환: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예정된 상황에서 미국의 정보 당국 책임자들이 지난 1월 29일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하나같이 경고해 주목을 끌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을 예고하며 "비핵화에 관해 많은 진전을 이뤘다"고 낙관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의 주장을 정부 고위관리들이 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CNN방송은 이날 "정보 당국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적으로 충돌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의 댄 코츠 국장은 이날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이 대량살상무기 역량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면서 "북한 지도자들은 핵무기를 정권 생존의 필수 요소로 보기 때문에 핵무기와 생산 능력을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미 정보기관들의 현재의 평가"라고 말했습니다. 코츠 국장은 "북한은 외교적 관여와 제재 회피 등을 통해 미국이 주도하는 압박 작전을 약화시키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방심하지 않고 있고, 북한의 생각을 이해하기 위해 최고의 자산을 동원하길 원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 국장도 이날 "북한은 핵무장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데 전념하고 있고, 이것이 미국에 직접 위협을 주고 있다"면서 "북한이 미국과 대화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협상의 궁극적 목표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신고하고 폐기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은 정치인입니다. 정치인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 무엇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보기관 책임자들은 해당 분야의 잘 훈련된 전문가들입니다. 전문가들은 취합된 정보에 기초하여 전문가적인 판단을 내립니다. 대통령과 정부 기관 책임자들의 말이 특정 사안을 놓고 다르게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확실한 것은 전문가들의 평가와 전망이 대다수 경우 옳았다는 점입니다.

박성우: 한국에서는 ‘우리도 핵을 갖자’는 말이 다시 나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뭐라고 보면 될까요?

고영환: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한국 사회 일각에서는 한국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지금 트럼프 정부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만 제거하고 북핵은 사실상 동결하는 수준의 타결을 북한과 할 수 있다는 내용의 보도가 여러 나라의 언론에서 공공연하게 나오는 상황과 맞물리는데요.

미국이 북한의 핵 동결 수준에서 핵 문제를 봉합하려 하는 경우 북한은 핵보유국이 될 수도 있습니다. 대륙간탄도미사일만 없애는 경우 북한의 중단거리 핵무기의 사정권에 놓이는 일본은 이른바 자위적 조치로 핵무기를 만들자고 나설 가능성이 커집니다. 일본은 핵물질을 현재 소유하고 있으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원한다면 북핵을 빌미 삼아 핵 무장화를 빠르게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일본이 핵무장을 한다면 한국은 핵무기를 가진 나라들에 둘러싸이게 됩니다. 한국의 기술력은 세계 최고 중 하나라고 평가받고 있고, 외화 보유량도 엄청납니다. 한국 정부가, 특히 국민이 원한다면, 한국도 언제든지 핵무기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의 비핵화가 지지부진해지면서 핵 무장화 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이 핵무장을 하고, 이에 자극받아 대만까지 핵무기를 가지는 경우, 중국은 대만 통일의 꿈을 버려야 할지도 모릅니다. 한국이 핵무장을 하겠다고 한다면 중국은 어쩔 수 없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북한에 정말로 강한 압력을 넣을 것입니다. 이는 한국의 핵무장 주장이 외교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다는 소리입니다.

박성우: 동북아 각국이 핵무장을 하겠다고 나서기 전에 북핵 문제가 풀려야겠지요. 다시 미북 협상과 관련한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을 만났을 때 “우리는 ICBM이 없다”라고 말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는데요. 어떤 의도로 한 발언이라고 보시나요?

고영환: 지난 1월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김영철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얘기가 나왔다고 외교 소식통이 지난 1월 28일 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두 사람의 대화 도중 대륙간탄도미사일이 거론됐는데 김영철 부위원장이 ‘우리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이 없다’고 말했고, 이에 폼페이오 장관이 ‘하하’라며 웃는 소리로 대응했다고 합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은 미국에게는 위협으로 됩니다. 북한은 2017년에 “대륙간탄도로켓 장착용 수소탄 시험 완전 성공”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저는 김영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없다”고 말한 것은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 폐기에 중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2차 미북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 중 하나로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김영철의 이 발언에 폼페이오 장관이 ‘하하’ 웃으며 대응한 것은 ‘그게 무슨 실없는 소리냐’, ‘그런 얘기는 하지도 말라’는 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미북 양국이 여전히 기 싸움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박성우: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주 초에 회담 날짜와 장소를 발표하겠다”고 말했죠. 2차 미북 정상회담 준비가 급물살을 타고 있습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모두가 지지할 수 있는 합의가 나오길 기대해봅니다. 지금까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 이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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