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호 보니 눈물이 솟아올라”

서울-박성우, 고영환 parks@rfa.org
2018-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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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첫 국정연설에서 소개한 탈북자이자 북한인권 운동가인 지성호 나우 대표가 목발을 들어 참석자들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첫 국정연설에서 소개한 탈북자이자 북한인권 운동가인 지성호 나우 대표가 목발을 들어 참석자들의 박수에 답하고 있다.
Photo courtesy of C-SPAN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늘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 내용을 살펴봅니다.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 내용 중에서 북한과 관련한 발언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평가하셨습니까?

고영환: 트럼프 대통령이 1월 30일 미 의회에서 새해 국정연설을 했습니다. 미국 정부가 올 한해 무엇을 할 것인지를 담는 새해 시정연설이고, 더군다나 세계 초대강국 대통령의 시정연설이라 거의 모든 나라 언론들이 생중계 방송을 할 정도로 관심이 높았습니다.

바로 이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가장 많이 언급한 나라가 북한이었습니다. 미 대통령은 연설에서 "북한의 무모한 핵무기 추구가 우리의 본토를 곧 위협할 수 있다"고 언급하면서 "지난 시기 북한과의 경험은 안주와 양보는 도발을 불러들일 뿐이란 것을 가르쳐 줬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우리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최고의 압박을 펼치고 있다"며 "나는 우리를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넣었던 과거 정부들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시정연설은 미국이 올해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과 제재를 가하여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하는데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박성우: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 중에 탈북자 지성호 씨를 언급했습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북한인권청년단체 나우(NAUH) 대표인데요. 트럼프 대통령이 지 대표를 국정연설장에 초청하고, 또 그 자리에서 지 대표가 북한에서 겪은 고난을 이야기했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트럼프 대통령은 1월 30일 워싱턴 미 의회에서 진행한 시정연설 도중 탈북민 지성호 씨를 국회의원들과 관중에게 깜짝 소개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정권의 사악한 본성을 보여주는 또 한 명의 목격자가 지금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다. 그의 이름은 지성호다"라고 말했습니다. 미국 대통령의 소개를 받은 지성호 씨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국회의원 전원이 일어나 뜨거운 박수를 보냈습니다.

지성호 씨는 ‘고난의 행군’ 때인 1996년 꽃제비를 하면서 철로에서 석탄을 줍다가 굶주림에 정신을 잃고 그 자리에서 기차에 치여 왼쪽 다리와 팔을 잃은 인물입니다. 2006년 중국을 거쳐 탈북에 성공한 지성호 씨는 한국에 입국하여 북한인권청년단체 ‘나우’라는 조직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시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성호는 목발을 짚고 중국과 동남아시아를 거쳐 수천 마일을 여행한 끝에 자유를 찾았다"며 "그의 가족 대부분이 따라왔지만 아버지는 탈북 도중 체포돼 고문을 받아 숨졌다"는 사실을 소개하고 "성호는 서울에 거주하면서 다른 탈북자들을 구출하고 방송을 통해 북한 정권이 가장 두려워하는 북한의 진실을 알리고 있다"며 지성호 씨의 용기에 찬사를 보냈습니다. 계속해서 트럼프 대통령은 "성호의 이야기는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모든 인간의 열망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성호 씨는 북한을 목숨을 걸고 탈출할 때 그의 아버지가 만들어 준 낡고 허름한 목발을 추켜들며 미국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에게 감사를 표했습니다. 미국 의원들은 대통령이 시정연설을 할 때 여러 번 일어나 박수를 쳤지만 지성호 씨가 일어나 울먹이며 목발을 치켜들었을 때 가장 오래, 가장 열렬하게 박수를 보내며 그를 응원했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보았습니다. 대통령이 탈북민 지성호 씨를 소개하고 대통령과 미국 전체 국회의원들이 그에게 뜨겁고 열렬한 박수를 보내는 것을 보며 목이 메이고 눈물이 솟아오르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탄압받고 억눌려 사는 북한 인민이 절대로 외롭지 않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힘을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성우: 위원님께서 눈물을 삼키며 말씀하시는데요. 아마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북한 청취자들께서도 위원님의 마음을 이해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 이후 지성호 대표에 대한 전세계 언론의 관심이 뜨겁습니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습니까?

고영환: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월 30일 시정연설장에 초대하여 특별하게 그 사연을 소개한 탈북민 지성호 씨가 일약 세계적인 관심 인물로 부상하였습니다. 북한에서 꽃제비와 장애인으로 비참한 생활을 한 그가 이번에 미국 국회 의사당에서 열린 대통령의 시정연설장에 초대되어 미국 대통령의 환대를 받았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정말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사람들을 말하고 있습니다.

바로 얼마 전에 20대 중반의 북한군 병사가 총탄세례를 받으면서도 판문점으로 탈출하여 첩보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하였는데, 이제는 꽃제비 출신의 탈북자가 미국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박수를 받는 꿈같은 일이 또 일어난 것입니다.

행사 후에 미국 국회의사당에서 자유아시아방송 기자를 만난 지성호 씨는 “진짜 그때는 먹먹했어요. 상상 못 할 영광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미국의 입법 사법 행정 분야의 모든 중요한 분들이 다 모이시는 자리이고, 또한 국정연설을 전 세계가 동시에 시청하고 대한민국 정부뿐만 아니라 북한도 주목하는 순간인데, 저를 언급해 주신 것에 대해서 먹먹하지만 너무나도 감사하고 눈물이 났습니다. ‘나의 그 고통과 우리 가정의 고통에 대해서 누가 알까’ 하던 북한에서의 삶도 있었고, 또한 대한민국의 삶도 있었는데, 다름 아닌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께서 저의 고통에 대해 다시 말씀해주시니까 눈물 났고, 또한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도 많이 났고요. 정말 가족들에게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저도 탈북민이고, 똑같은 생각을 합니다. 이 세상에 어렵고 힘들게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지만 북한 사람들처럼 어렵고 참혹하게 사는 사람들도 사실은 없습니다. 지성호 씨가 미국의 대통령과 국회의원들에게 열화와 같은 지지와 성원을 받은 것은 지성호 씨 개인의 영광이고 탈북민 전체의 영광이며 더 나아가 북한 인민 전체에게 보내는 응원이자 지지라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최근엔 북한의 핵과 미사일 문제가 국제사회의 조명을 받다 보니 인권문제는 조금 뒤로 밀린 감이 없지 않았는데요. 그런데 미국 대통령이 국정연설 현장에 지성호 대표를 초청하고, 연설을 하면서 지 대표를 직접 언급했습니다. 이게 북한의 인권 개선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시는지요?

고영환: 사실 북한 핵과 미사일 그리고 김정은 때문에 인권 문제가 뒤로 살짝 밀려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지성호 씨를 미국 국회에 초청하고 그의 눈물 나는 사연을 온 세계에 알린 것은 미국이 북한 인민의 가장 초보적인, 인간이 누려야 할 권리를 되찾아주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북한 핵과 미사일 해결 문제만큼 인권 문제 해결에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의지를 전 세계에 알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이런 사실을 알게 되는 김정은은 밤잠을 설쳤을 것이지만, 이 소식이 라디오와 입소문을 통하여 북한 인민들에게 전해지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이고, 이 소식을 듣는 북한 인민들은 희망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인민을 괴롭히고 억압하는 기구들에 종사하는 사람들도 이 소식을 들으며 움찔할 것입니다. 초대강국 미국이 북한 인권 향상에 앞장서면 전 세계가 따를 것입니다. 북한 인민들 앞길에 서광이 비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성우: 지성호 씨는 평소에도 워낙 열심히 활동하는 북한인권 운동가죠.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국정연설을 계기로 지성호 씨는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운동가가 됐습니다. 이게 도약판이 돼서 앞으로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데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지금까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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