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진우 20주기 추모, 왜?

서울-박성우, 고영환 parks@rfa.org
201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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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우 전 북한 인민무력부장 사망 20주기를 맞아 지난 25일 평양 대성산혁명열사릉에 있는 반신상에 화환들이 진정됐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오진우 전 북한 인민무력부장 사망 20주기를 맞아 지난 25일 평양 대성산혁명열사릉에 있는 반신상에 화환들이 진정됐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26일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오진우 20주기 행사가 열렸습니다. 오늘도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북한에서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을 추모하는 행사가 열렸죠. 고위급 인사들이 많이 참석했던데요.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고영환: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5일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 20주기를 맞아 많은 당•정•군 고위 간부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추모회를 열었다고 전했습니다. 오일정 로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의 부친인 오진우는 북한에서 김일성과 함께 이른바 ‘항일 활동’을 한 ‘빨치산 1세대’로 북한 권력세습의 초석을 다진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오진우는 김일성이 봉건시대처럼 아들 김정일에게 권력을 넘겨주려 할 때 김일성의 속마음을 가장 빨리 읽어 김정일을 지지한 인물 중 첫째가는 인물이었고, 이 때문에 김정일이 후계자로 된 후 가장 높이 올라간 사람이죠.

지난 25일 진행된 오진우 추모회에는 ‘빨치산 2세대’인 최룡해 중앙당 비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김용진 내각 부총리, 리용무 국방위원회 부위원장 등 당과 군의 많은 고위 간부들이 참석했습니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은 추모사에서 오진우의 충정과 공적에 대해 언급하며 오진우가 “당과 혁명의 운명을 좌우하는 영도의 계승문제 해결에 특출한 공헌을 했다”고 하여 오진우가 김일성-김정일 권력세습 문제에서 공이 제일 큰 사람임을 인정하였습니다. 로동당 기관지 로동신문도 전날 그의 충성심을 부각하는 논설을 실었으며 조선중앙TV도 25일 저녁 오진우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 ‘백옥’을 방송했습니다.

북한이 최근 오진우, 최현, 오백룡 등을 재평가하며 그들을 우대하는 것은 김정은 제1비서로 이어지는 이른바 ‘백두혈통’을 부각해 주민들의 충성심을 고취하자는 의도가 있는 한편 최룡해 등 ‘빨치산 2세대’의 역할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시 말해, 빨치산 1세대처럼 대를 이어 김정은에게 충성해야 하며, 이른바 충성대오의 앞장에 최룡해나 오일정 같은 2~3세대들이 서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 최룡해나 오일정, 오금철 같은 사람들이 말 그대로 북한 권력의 중심에 서서 권력을 쥐고 흔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박성우: 그런데 빨치산 2세대를 포함해서 북한 고위관료의 자제들이 저지르는 비리가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들리던데요. 권력이 몰리다보니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이라고 봐야할 듯한데요. 위원님,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오래전부터 나오던 이야기죠. 북한이 신흥 지배계층인 ‘봉화조’가 이권다툼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있는데요. 한국의 세계일보는 지난 26일 “정통한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봉화조에 속한 사람들이 최근 외화횡령 등 각종 비리 혐의에 연루돼 내사를 받는 등 북한의 지배계층 내에서 이권다툼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식통은 “지난해 빨치산 2세대인 오극렬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차남 오세현과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의 장남 김철 등이 동남아시아 지역의 보석 광산을 매입해 공장을 건설한 뒤 고의 부도, 즉 파산을 하고 빼돌린 거액의 자금을 세탁해 현지 은행에 보관해오다 적발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습니다.

혁명의 봉화, 혹은 김형직이 태어난 강동군 봉화리의 이름을 따서 조직되었다는 봉화조는 북한 고위 간부 자제들의 모임으로 2000년대 초반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의 주도로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김정일의 유럽 비자금을 관리한 리수용 현 외무상의 장남 리일혁, 강석주 로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장남 강태성, 조명록 전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장남 조성호 등도 봉화조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봉화조는 북한의 석탄, 광물, 농토산물 등 큰 돈이 될 만한 이권들을 장악하고 있고, 그래서 이들이 해외에서 호화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는 외국신문들의 보도가 자주 나왔었죠. 심지어 동남아에 있는 김정일의 맏아들인 김정남도 봉화조가 중국과 동남아시아에서 너무 사치스러운 생활을 한다며 비판한 적이 있었습니다.

세계일보는 “최근 김정은이 참석한 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이례적으로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하는 내용이 담긴 결정서를 채택한 것도 봉화조의 권력 남용에 따른 이권 다툼이 만연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평가했습니다. 대북 전문가들은 장성택 숙청 이후 새로운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한 봉화조 내부의 다툼과 봉화조와 군대 사이의 파벌 싸움이 내부 분열로 번져 김정은 체제의 안정성을 허물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습니다.

박성우: 특권층은 비리도 저지르면서 잘 살고 있는데, 반면에 먹고살기 힘들어서 탈북하는 사람들도 끊임없이 나오고 있지요. 그래서 그런가요? 김정은 제1비서가 최근에 탈북자 문제를 직접 언급했다고 하지요?

고영환: 한국의 국정원이 지난 24일 국회 정보위에서 최근의 북한 실태에 대한 정세 보고를 하였습니다. 그 중 탈북자 문제에 대한 김정은의 특별한 언급이 나와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는데요. 국가정보원은 김정은 제1비서가 최근 늘어나는 주민들의 탈북 문제를 얘기하다가 “튀다 튀다 이제는 보위부까지 튄다”라는 말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국정원의 설명을 들은 국회 정보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간사는 회의 직후 가진 기자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북한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얘기라면서 이 발언을 소개했다”며 “김정은은 ‘오래 해외 근무 나간 사람들은 튈 수밖에 없지’라고도 말했다고 한다”고도 전했습니다. 북한이 김정은의 최근 지시에 따라 탈북자 단속과 북중 국경 강화의 목적으로 북중 국경경비 임무를 띤 12군단을 변경 지역에 새로 창설한 사실이 지난 1월 알려지기도 했죠. 이 모든 사실은 김정은이 탈북자 문제로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를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탈북자 문제가 북한 체제에 커다란 타격을 주고 있는 것은 사실로 보입니다.

박성우: 탈북자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것도 근본적으로 보자면 북한의 인권 상황이 좋지 않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일텐데요. 이와 관련해서, 남측 국회의 야당 대표가 북한인권법 제정 문제에 대해서 과거와는 다르게 좀 전향적 태도를 최근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에서는 북한인권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게 10년이 지났는데요. 위원님, 앞으로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고영환: 한국의 제1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북한인권법 처리 문제와 관련해 지난 25일 전향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대표는 전날 오후 비공개로 열린 당 고위전략회의에서 북한인권법과 관련해 “이 법안에 전향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가 마치 북한인권법을 막는 모습으로 비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우리 당이 북한인권법을 등한시하거나 모른체 할 게 아니라 전향적으로 검토해 안 되는 부분은 놔두더라도 할 수 있는 건 하는 게 어떻겠느냐”는 뜻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재인 대표가 이러한 언급을 한 것은 국제사회까지 나서서 북한인권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의 제1야당이 북한인권법의 채택을 막고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북한인권법도 연내에 타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합니다.

박성우: 국회 소식 하나 더 살펴보죠. 남측 국회의 외교통일위원장으로 여당인 새누리당의 나경원 의원이 선출됐죠. 여성으로선 처음인데요. 어떤 인물입니까?

고영환: 지난 26일 국회에서는 신임 외교통일위원장으로 3선의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선출됐습니다. 나 의원은 이날 실시된 국회 찬반 투표에서 전체 208표 가운데 176표를 얻어 외통위원장으로 선출됐습니다.

나 의원은 본회의에서 선출이 확정된 뒤 “여러 외교 현안이 산적돼있는데, 저는 외교가 예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나 의원은 머리가 명석하고 용모도 뛰어난 국회의원으로 국민들 속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저는 여성인 나 의원이 특유의 세심함으로 현재 꽉 막힌 남북관계를 푸는 큰일을 하리라고 믿고 또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박성우: 나경원 의원이 외통위원장으로 선출된 후에 북한인권법에 대해서도 언급했었죠. “여야가 머리를 맞대서 10년 간 미뤄온 북한인권법이 반드시 잘 마무리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내용이었다는 점도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고영환 수석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위원님,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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