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방송, 북 주민들에게 정보 전달하는 중요 사업”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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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한국 정부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내놓은 것이 현재 한국 내에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해당 개정안으로 대북라디오 방송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이와 관련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한국 내에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된 내용 먼저 정리해주시죠.

고영환: 한국 통일부가 지난 1월 말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지난 19일 해당 법률 개정안에 대하여 탈북민 출신의 국민의힘 지성호 의원실은 이 법이 한국 내 대북라디오 방송들을 규율, 즉 통제하려는 법률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지성호 의원실은 해당 개정안에 통일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대북 반출, 반입 대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한 송수신’이 새롭게 명시된 점을 언급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유일한 정보 접근권이었던 대북라디오 청취까지 막을 수 있는 개정안”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성호 의원은 특히 “북한이 최근 라디오를 청취하는 주민들을 처벌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을 만들었는데 한국 통일부도 대북방송을 법으로 규율하면서 이를 처벌할 수 있게 한 것으로 본다”며 “미국에서 대북전단금지법에 대한 논란으로 청문회가 열린 시점에 통일부가 대북라디오를 막고 처벌할 수 있는 법까지 만들려 하는 등 큰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고 한국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이 같은 우려에 한국 통일부 대변인은 “개정안은 기술 발전과 거래 방식 등 교류 협력 환경 변화에 따라 반입, 반출 대상에 파일 등 전자적 형태의 무체물도 포함시키기 위한 것”이며 “대북라디오 방송은 이러한 규정에 따른 전자적 형태의 무체물의 반출, 반입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반박했습니다. 대북인권단체들은 한국 정부가 이 법률 개정안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하는 것을 심하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 말씀하셨다시피 우선 한국 통일부에선 관련 개정안이 대북라디오 방송을 규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만 위원님께서는 이 사안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대북인권단체들을 비롯한 한국과 국제사회 일각에서 우려하는 것은 동 법률개정안에 명시된 ‘정보통신망을 통한 송신과 수신’의 의미가 한국의 정보통신망법, 전기통신사업법 등에 따라 전기통신 설비를 활용해 음향 등을 북한으로 송신하는 대북라디오 방송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여 남북교류협력법 개정 법률안이 통과될 경우 통일부의 설명과는 달리 대북라디오 방송이 넓은 의미에서 해당 법률에 저촉될 수 있다는 겁니다. 현 시기 이 지구상에 북한만큼 강력하게 폐쇄되어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그렇게 철저하게 고립된 북한에 전단, 풍선, 라디오, , 이동식 기억장치, CD혹은 DVD 등 어떤 방식으로든 한국과 외부세계의 정보를 들여보내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라디오를 통한 외부세계 소식의 북한 내 유입입니다. 라디오는 생생한 인물의 음성으로 그때그때 중요한 소식들을 북한 주민들에게 알려주고 최신 유행하는 음악이나 노래들을 들려줄 수 있어 생동감이나 현장감도 매우 강합니다. 저도 북한의 외교부에서 근무할 때 몰래 한국 방송을 들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대북방송을 막는 것은 자유를 이미 만끽하고 있는 사람들이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한국 정부가 이미 대북전단살포를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이 대북방송까지 금지하는 법이 아닌가 하는 우려들은 충분히 나올 수 있다고 저는 평가합니다.

목용재: 한국에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가 출간돼 이를 허용해야 하는지 여부를 두고서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소식도 전해주시고요. 위원님의 견해도 듣고 싶습니다.

고영환: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가 최근 8권 세트로 한국 국내에 출간됐습니다. 도서출판 민족사랑방은 지난 1세기와 더불어 항일회고록 세트라는 이름의 책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을 출판한 출판사 대표 김승균씨는 지난 21일 한국 연합뉴스 기자에게 논란이 있는 건 알지만 회고록은 김일성 주석이 어릴 때부터 학창 및 항일운동 시절까지 활동한 내용이라서 국내에도 충분히 소개할 수 있다고 본다고 발언했습니다. 한국 법조계 일부에서는 한국 대법원이 세기와 더불어를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이 책이 국가보안법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과 관련하여 ‘항일무장투쟁사’를 30년 넘게 연구한 중국 조선족 출신의 유순호 작가는 2018년 출간한 김일성평전에서 세기와 더불어가 사실을 왜곡한 부분이 많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 책이 출판된 것과 관련하여 저는 김일성 주석의 책이 출판될 수 있을 정도로 대한민국 체제가 성숙되고 한국 국민들의 의식 수준이 많이 높아져서 큰 문제는 없다고 봅니다. 과거 중국 공산당 주도의 동북항일연군의 자료들이 이미 한국 사회에 모두 공개됐고 김일성 주석의 빨치산의 전모가 밝혀진 마당에서 상당 부분이 허구인 김일성 주석의 회고록이 나왔다고 이를 곧이곧대로 믿을 한국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목용재: 이런 가운데 문재인 한국 대통령과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미북대화를 촉구했죠?

고영환: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반도 비핵화는 한국의 생존 문제라고 하면서 하루빨리 미북이 마주 앉는 것이 문제 해결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밝혔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이 변죽만 울렸을 뿐 완전한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하면서 트럼프 정부가 거둔 성과의 토대 위에서 더욱 진전시켜 나간다면 그 결실을 바이든 정부가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습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서 주목되는 점은 미국과 북한이 양보와 보상을 동시에 주고받으며 점진적,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부분입니다. 같은 날 한국의 관훈클럽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도 “여러 상황의 진전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봅니다만 한국 정부 입장에서는 가급적 조기에 재개되길 희망한다”면서 미국과 북한이 조기에 대화를 재개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가 미국과 북한이 하루 속히 만나 대화를 하여야 한다고 촉구하는 모양새입니다.

목용재: 조만간 미국의 대북정책이 발표될 예정인데 한국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에 희망을 걸고 있는 모양새입니다. 향후 미북, 남북관계는 어떻게 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대화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십니까?

고영환: 미국의 바이든 행정부가 조만간 미국의 대북정책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리고 한국 정부는 앞에서 본 바와 같이 북한과의 대화재개에 많은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고위 간부들은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확고히 밝히고 비핵화 행동에 나서지 않는 한 제재 완화나 제재 철폐는 있을 수 없으며 비핵화와 동시에 북한 지도부가 세계 최악인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이미 수 차례 촉구하고 나선 바 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북한과 상대해 본 경험들이 많은 인사들이 미 국무무, 국방부 등 관련 기관들에 속속 입성하고 있는 것도 눈 여겨 볼 일입니다. 북한을 다뤄 본 많은 사람들이 바이든 행정부가 쉽게 북한의 전략에 놀아나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의 신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유지하면서 북한과의 대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고 여기에 미국 민주당의 핵심 가치 중의 하나인 인권 문제를 꺼내 북한에 압박을 가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가까운 시일 내에 트럼프 행정부와 같이 보여주기식 깜짝 행사를 치르려 하지 않을 것이고 미북 고위급 대화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봅니다. 미북관계가 긴장 국면을 이어가면 남북관계 역시 단기간에 풀릴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목용재: 최근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한국 내에서 이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사람들은 대북라디오 방송 등의 경우 해당 법률의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한국 정부의 해석 지침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는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대북전단금지법으로 인한 논란 같은 갈등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정부의 조치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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