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당대회 개최 위해 주민·외화벌이 착취 강화할 것”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0-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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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days.jpg 사진은 북한 평양시와 각 도에서 '80일 전투'를 독려하기 위한 근로단체일꾼과 동맹원들의 연합궐기모임 모습.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당 창건 기념 열병식을 마친 북한은 2021년 초 당대회를 개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80일 전투’를 강조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네.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북한이 8차 당대회 개최를 위한 ‘80일 전투’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위원님 최근 이와 관련된 북한의 움직임 가운데 주목하고 계신 부분이 있습니까?

고영환: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0월 5일 노동당 정치국 회의를 열어 연말까지 ‘80일 전투’를 벌이기로 결정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19차 정치국 회의가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진행됐다”며 “회의에서는 첫째 의정으로 전당, 전국, 전민이 80일 전투를 힘있게 벌여 제8차 당대회를 빛나게 맞이할 데 대한 문제를 토의했다”고 지난 6일 보도했습니다. 북한은 정치국 회의를 통해 “제8차 당대회까지는 80여 일 남아있다”며 “남은 기간은 올해 연말 전투 기간인 동시에 제7차 당대회가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의 마지막 계선인 만큼 전당적, 전 국가적으로 다시 한 번 총돌격전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0월 31일자 논설에서 “당이 80일 전투를 조직한 중요한 목적의 하나는 우리가 타개해 나가는 애로와 난관들이 다시는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되풀이되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며 “백절불굴의 의지로 굴함 없는 공격전을 벌여나가야 80일 간의 강행군 길이 진정으로 후대들이 걸어갈 행복의 길로 이어질 수 있다” 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개최해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을 제시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 북한은 핵 개발 지속으로 인한 유엔 등의 국제제재,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감염병, 태풍과 홍수 등 3중고를 겪었습니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이른바 ‘80일 전투’라는 것을 북한이 벌이려고 하는 겁니다. 제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80일 전투’도 그렇지만 굳이 왜 통상 5월이나 10월에 진행하는 당대회를 내년 1월에 개최하기로 한 것이냐는 겁니다. 저는 이를 지난 3일 진행된 미국 대통령 선거와 연관이 있다고 판단합니다. 이번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대통령이 될 것인지 그리고 내년 1월에 새로운 미국 대통령이 어떠한 대북정책을 세울지 등을 파악한 후 그에 기초하여 북한의 대외정책을 수립할 의도를 북한이 가지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8차 당대회를 2021년 1월로 정하였고 ‘80일 전투’도 당대회에 맞추어 날짜를 정한 것으로 판단합니다.

목용재: 지난달에는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열려서 ‘80일 전투’의 구체적인 과업이 제시됐죠?

고영환: 북한이 지난 20일 내각 전원회의 확대회의를 열고 ‘80일 전투’ 수행을 위한 과제와 방안을 논의했다고 북한 매체가 전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인민 경제 모든 부문에서 80일 전투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총공격전을 과감히 전개해 기어이 수행해야 한다”며 내각이 홍수와 태풍 피해 복구를 위해 각 부처에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였다고 전했습니다. 예를 들어 전력공업성에는 “수력발전소 복구와 검덕지구 피해지역 송·변전 복구를 제정된 기일 내에 결속해야 한다”고 주문했고 금속공업성에는 “무산광산연합기업소와 김책제철연합기업소 간 수송관 복구를 빠른 시일 내에 끝내고 선철 생산을 정상화”하라고 지시하였습니다. 철도성에는 무산지구 피해복구, 물품의 철도 수송 보장과 철로·철교 복구를 연말까지 끝내라고 요구했습니다. 신문 논조에서 특징적인 것은 올해 하반기 경제 부문 성과가 미진했다는 점을 자인한 것입니다. 신문은 “회의 토론자들은 3, 4분기 간 자기 부문, 자기 단위에 내재하고 있는 편향과 결함들을 극복하지 못해 더 거둘 수 있는 성과도 거두지 못한 데 대해서도 지적하고 주체적 힘, 내적 동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결심을 피력했다”고 전했습니다. 신문에 나타난 것만 보더라도 북한이 홍수와 태풍 등으로 전력 생산과 광공업, 교통 전반이 큰 피해를 입었으며 피해 복구 작업이 아직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80일 전투’는 생산 증대나 경제 발전보다는 신형 코로나에 의한 경제 피해, 홍수와 태풍으로 인한 피해의 복구가 주 목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목용재: 당 대회는 수많은 당원들이 모이는 최대 규모의 행사인 만큼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와 관련된 상황에 큰 영향을 받을 것 같은데요. 현재 북한의 신형 코로나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고영환: 북한은 내년 1월 8차 당대회를 앞두고 ‘80일 전투’에 돌입하면서 신형 코로나 감염증 방역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다고 북한 매체가 지난 19일 보도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각급 비상 방역 부문에서 방역 안정 형세를 유지,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엄격히 시행’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국가 비상 방역 사업을 더욱 강화해 방역 전선을 철통같이 견지하는 것을 80일 전투의 주된 투쟁 목표로 내세웠다”고 보도했습니다. 노동신문도 비상 방역 사업은 “80일 전투의 선차적인 과업”이라면서 “순간의 해이와 방심도 없이 항상 의심하고 최대의 책임성과 충실성, 헌신성을 발휘하며 허점과 공간을 찾아 철저한 대책을 세우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10일 열렸던 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 연설에서 “한명의 악성 비루스 피해자도 없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10월 10일 열병식에 수많은 군중과 군인들이 참가한 만큼 신형 코로나 확산을 우려하고 있고 바로 그래서 북한이 ‘80일 전투’의 가장 중요한 목표를 방역에 두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북한은 신형 코로나가 처음으로 발생한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습니다. 또한 지속적으로 신형 코로나 방역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이고요. 압록강, 두만강을 통해 합법, 불법적으로 인원과 물자가 북중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는 사실에 비추어 북한에 신형 코로나 환자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을 믿을 사람은 이 세상에 없을 것입니다.

목용재: 북한이 80일 전투를 치르면서 8차 당대회를 준비하려면 막대한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당국이 이를 어떤 방식으로 마련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북한은 이미 지난 시기 ‘70일 전투’, ‘100일 전투’, 심지어 ‘200일 전투’라는 것들을 전개한 바 있지만 북한 경제는 나아진 것이 없습니다. 다만 그 시기에 국가 총동원령을 내려 국내 자원을 집중하다보니 짧은 기간동안 성과를 낼 수는 있지만 전투가 끝나면 물자, 자재들을 전투 기간에 모두 소진해 경제는 그만큼 침체되어 온 것이 북한의 지난 전투들의 결과였습니다. 북한은 전투기간에 중앙, 도, 군 자원을 총동원하려 하겠지만 당 창건 기념일까지 평양종합병원 건설을 끝내겠다고 한 김정은 위원장의 약속도 지켜지지 않을 정도로 자원이 고갈돼 있습니다. 이미 제재나 신형 코로나로 인한 영향도 미치고 있고요. 북한 당국이 할 수 있는 것은 북한 인민들의 고혈을 짜내는 겁니다. 여기에 해외에 나가 있는 외화벌이 일꾼들, 해외봉사원들을 압박해 자원을 짜내는 방법 밖에 없을 것입니다.

목용재: 북한 당국은 지난 2016년 7차 당대회를 계기로 70일 전투와 200일 전투를 치른 바 있는데요. 당시와 비교해보신다면 이번 80일 전투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북한의 경제상황이 좋았던 1970년대 전투들보다는 못하지만 지난 1980년 6차 당대회를 앞두고 진행됐던 전투들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하였습니다. 저도 평양외국어대학 2학년 재학 시절 ‘사회주의 대건설 전투’, 그리고 그 후에 진행된 ‘70일 전투’나 ‘200일 전투’에 참가해 봤지만 그 당시에만 이른바 ‘반짝 성과’만 났었습니다. 제가 이름을 밝힐 수는 없지만 과거 제가 북한에 있었을 당시 순천비날론 공장 현장에서 만났던 북한 총리는 “전투라는 것이 그 때뿐이지 무슨 쓸모가 있나? 사람들만 고생하지”라고 하시던 말씀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그런데 지금 북한은 3중고를 겪고 있으며 핵과 미사일 외에는 보유하고 있는 것이 거의 다 소진된 상태여서 성과가 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인민들이 얼마나 고생할까란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말씀을 들어보니 8차 당대회를 앞두고 80일 전투를 진행하고 있는 북한 주민들이 현재 큰 고난을 겪고 있겠군요. 과거 북한의 총리조차도 80일 전투, 100일 전투 등에 대해 사람들만 고생하는 행위라고 얘기한 것을 보면 북한 주민들의 고충이 얼마나 클지 조금이나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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