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북한 문제가 가장 어려웠다”

서울-박성우, 고영환 parks@rfa.org
2018-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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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백악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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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가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언론과 회견에서 북한에 대해 말한 내용이 주목받았죠. 위원님도 보셨을 텐데요. 어떻게 해석하셨습니까?

고영환: 지난 18일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와의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으로서 지금까지 가장 어려운 결정이 무엇이었느냐'는 질문에 "북한 문제를 결정하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북한과 전쟁 직전까지 갔었기 때문에 북한 문제가 매우 힘들었다"며 "대통령직을 인계받을 때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라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해 어느 방향으로 갈지 진정한 결정을 내렸다고 생각한다"면서 "적어도 지금까지는 현재 가고 있는 방향이 매우 좋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가 ‘북한이 비밀 기지에서 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는 말을 하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그런 것을 믿지 않는다"면서 "나는 미국이 가야만 하는 길을 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좋았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에는 크게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비핵화 대화를 지속해야 하는 상대방’으로 보고 있다는 점입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씀을 드린다면, 적어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미북 협상의 판을 미국이 먼저 깨뜨리지는 않겠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로는 북한 핵 문제가 다루기 매우 힘든 사안이라는 인식을 미국 대통령이 하고 있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북한의 비핵화 사업은 반드시 이루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박성우: 북한의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좀 더 여쭤보겠습니다. 한국과 미국의 대북 정책을 조율할 워킹그룹이 출범했습니다. 여기에 미국 재무부가 여기 참여하는데요.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면 되나요?

고영환: 한국 외교부의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만나 워킹그룹의 출범을 협의하기 위해 지난 19일 미국에 입국했습니다. 하루 뒤 워싱턴에서 공식 출범한 한미 워킹그룹, 즉 한미 실무그루빠는 한국과 미국 양국이 한반도 비핵화와 대북제재 등을 논의하게 될 실무 협의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도훈 본부장은 “한미 간 공조가 필요하고 협의가 필요한 것은 다 논의할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미 국무부도 보도자료를 통해 “비건 대표가 이 본부장과 만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 달성을 위한 긴밀한 공조를 보다 강화할 것”이라며 “두 사람은 현재 진행 중인 외교적 노력과 유엔 제재의 지속적 이행, 남북 협력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목되는 점은 한미 외교 당국의 실무 협의 그루빠에 대북제재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미국 재무부가 참가한다는 사실입니다. 대북제재를 담당하는 미국 재무부가 포함되었다는 것은 한국의 청와대 주도로 진행되는 남북 협력사업에 대북제재 위반 소지가 있는지 없는지를 검토하고 조율하려는 의도가 있음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미국 정부의 독자 제재 등 미국에서 행하는 제재 전체를 총괄하는 데 있어서 정무적 판단보다는 법률적 근거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입니다.

저는 북한 비핵화 사업과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여러 사업이 서로 상충하는 부분은 없는지, 관계 개선 사업이 제재와 충돌하는 부분은 없는지, 어떤 사업이 북한의 비핵화를 추동할 수 있는지 등을 한국 외교부와 미 국무부, 미 재무부가 깊고 폭넓게 협의해 보자는 것이 이번 한미 실무 그루빠의 일이라고 판단합니다.

박성우: 미 재무부가 올해 들어 10번째 대북 독자제재를 단행했다는 소식도 있습니다. 이건 어떻게 해석하면 될까요?

고영환: 미국 재무부는 지난 19일 북한의 석유 밀수에 도움을 준 혐의로 남아프리카공화국 국적자인 블라들렌 암첸체프를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특이한 점은 재무부의 이번 대북 제재가 한미 간 대북정책 조율을 위한 워킹그룹, 즉 실무 그루빠의 공식 출범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는 사실입니다. 미국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는 올해 들어 열 번째이고 지난 6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이후에만 일곱 번째입니다.

미국의 독자 제재 명단에 오르면 미국 내 일체 자산이 동결되고 해당 기업이나 개인은 미국인 및 미국 기업과 거래할 수 없습니다. 국제거래에서 기본 통화인 달러를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파산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재무부는 암첸체프가 북한의 석유 밀수를 도왔다는 이유로 지난해 8월 제재 명단에 오른 싱가포르의 '벨머 매니지먼트'에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는 방법을 직간접적으로 조언했다고 밝혔습니다. 미 법무부의 조사 결과, 벨머 매니지먼트는 러시아인들이 북한에 석유를 밀수하기 위해 싱가포르에 설립한 유령 회사로 알려졌고요. 이 회사를 통해서 700만 달러어치의 러시아산 디젤유 등 북한의 석유 구입 자금이 세탁됐다고 합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를 위해 재무부는 북한 정권의 기만적 관행을 도우려는 어떤 행위자에 대해서도 계속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미국은 유엔 및 각국 정부의 제재를 견디지 못해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왔고 대북 제재가 완화되거나 폐기되는 경우 북한 핵무기 폐기가 어렵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저는 생각합니다. 북한이 비핵화에서 주저주저하거나 온 길을 다시 돌아가려는 경우 제재 완화는커녕 더 혹독한 제재가 있을 것이라는 신호를 미국 정부가 끊임없이 북한에 보내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박성우: 이번엔 북한 내부 소식을 한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북측이 ‘전술 신무기’를 공개했네요. 이걸 두고 북한 내부용이다, 대미용이다, 말이 많습니다. 위원님은 어떻게 보시는지요?

고영환: 지난해 11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1년 만에 북한이 새로운 신형 무기 시험을 했다고 북측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지난 16일 노동신문 등에 따르면 김정은은 평북 신의주 인근에 있는 국방과학원 시험장을 찾아 ‘첨단 전술 무기’ 시험을 지도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정은은 "오랜 기간 연구 개발되어 온 첨단 전술 무기는 우리 국가의 영토를 철벽으로 보위하고 인민군대의 전투력을 비상히 강화하는 데서 커다란 의의를 가진다"고 말했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의 신무기가 신형 지대함 미사일이거나 유도 장치가 달린 신형 방사포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저는 북한이 왜 이 시점에서 새로운 무기 개발을 완성하였다고 보도하는지, 그리고 왜 이 무기가 전술 무기이고 방어용이라고 밝혔는지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미북관계 개선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미국에 신호는 보내야 할 텐데 전략무기라고 하면 미국이 대화를 끊어 버리고 이전 상태로 돌아갈 것 같고 공격용이라고 해도 미국의 비위를 거스를 것 같으니 적당한 선에서 미국에 자신들의 불만도 표시하고 미국이 제재를 풀어주지 않으면 북한이 다시 이전의 강경한 입장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저는 해석합니다.

박성우: 북한 지도부의 행보가 조심스럽다는 게 느껴지는데요. 만약 북한이 미사일 시험이나 핵 실험 같은 군사적 도발을 재개한다면 미국의 대북 제재는 더 강력해질 수밖에 없을 테니까 이런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지금까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 이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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