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전단 금지법’, 대북지렛대 포기 법안”

서울-목용재, 고영환 moky@rfa.org
2020-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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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금지법’, 대북지렛대 포기 법안”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통과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목용재입니다. 한국의 여당이 이른바 ‘대북전단 금지법’을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통과시켰습니다. 이와 관련된 논란이 일고 있는데요.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하겠습니다

목용재: 위원님, 지난 주 잘 보내셨습니까?

고영환: . 잘 보냈습니다.

목용재: 한국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대북전단 살포 금지 조항을 넣은 법률안을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통과시켰죠? 먼저 이 과정부터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고영환: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지난 1일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이 대표 발의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을 의결했습니다. 개정법률안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 즉 삐라의 살포 행위 등 남북합의서 위반 행위를 할 경우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2 7000 달러 이하 벌금으로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른바 대북전단 금지법이라고도 불립니다. 법안심사 소위원회 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이 법을 만들지 못하고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방치할 경우 직접 피해를 볼 수 있는 접경지역 국민이 100만 명에 달한다는 분석이 있다처리가 시급한 법안이라고 발언했습니다. 해당 법안은 여당 주도로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통과됐으며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당 의원들이 이 법안 처리에 반대하며 회의장에서 모두 퇴장했습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동 법안이 과도하게 표현의 자유를 제약하는 법안이라며 “‘김여정 하명법이라는 주장이 일리가 있다. 오로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눈치 보기에만 급급하다는 판단이 들어 도무지 표결에 참여할 수 없다고 판단해 퇴장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남북관계를 총괄하는 부서인 통일부는 지난 2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를 통과된 데 대한 입장자료에서 이번 개정은 112만 접경 지역 주민을 포함한 국민의 생명 안전 보호법이자, 남북 간 합의를 반드시 준수·이행하는 전기를 마련한 남북관계 개선 촉진법이며 한반도 평화 증진법’”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목용재: 이른바 ‘대북전단 금지법’이 2일 통과됐는데, 통과를 앞두고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한 야당 의원들이 이에 일제히 반대했다고 하죠?

고영환: ‘대북전단 금지법’으로 불리는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법률안’이 지난 2일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됐습니다. 앞으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와 국회 본회의 심의 절차가 남아있지만 이 법이 법률로 확정될 가능성은 커졌습니다. 그 이유는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총 300석 중 180석 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다수결 표결로 동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야당 의원들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지난 6월 담화를 통해 한국 내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남북관계 단절을 위협한 것을 언급하며 한국 정부와 집권 여당이 그에 맞춰 법률을 만든 모양새가 됐다는 취지로 비판했습니다. 야당 의원들은 대북전단 금지법을 더불어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해 즉시 사과할 것과 헌법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 해당 법안의 국회 통과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영국 주재 북한 대사관 공사를 지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미 현행법으로 대북전단 살포를 통제하고 있는 한국 정부가 이를 처벌하는 대북전단 금지법을 새롭게 만드는 것은 지나친 통제라고 강력하게 반발했습니다.

목용재: 위원님께서도 해당 법안에 대해 우려하시는 바가 있으실 것 같은데요. 해당 법안은 어떤 문제가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우선 미국 인권 전문가들의 평가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번 법안에 대해 로베르타 코언 전 미국 국무부 인권 담당 부차관보는 지난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문재인 행정부는 한국의 정치·경제적 힘이 민주주의 제도와 인권 존중에 있다는 것을 망각한 것이냐”며 비판적인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이어 그는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비정부 차원의 비판을 중단시키는 것은 북한의 요구와 위협에 항복하는 것이며 이러한 균형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미국의 북한 인권 운동가인 수잔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도 지난 2일 자유아시아방송에 이번에 통과된 법안과 관련해 한국의 여당이 북한 정권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위해 이 같은 법안 통과를 추진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숄티 여사는 대북 인권 단체들은 북한 주민들을 염려하기 때문에 외부의 정보와 자금 등을 보내고 있는 것이라며 이 법안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북한에 외부 정보를 유입하려는 노력을 막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저도 미국의 대북 인권 전문가들과 같은 의견입니다. 북한 유일 체제가 유지되고 있는 비결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외부의 정보, 한국의 발전상 등의 북한 내 유입을 차단하는 겁니다.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북한에 외부 정보, 즉 한국과 세계의 소식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 북한의 독재체제를 약화시키는 방법이라는 의미입니다. 외부의 정보가 북한에 들어가면 북한 주민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이는 북한을 자유롭고 평등한 나라로 만드는 초석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목용재: 중요한 것은 이런 법안을 한국의 집권 여당이 선제적으로 내놓는다고 해도 북한이 이에 과연 호응해 올지 여부입니다. 해당 법안이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거나 북한의 도발 행위를 자제시킬 수 있다고 보십니까?

고영환: 우선 대북전단, 즉 삐라를 보내는 데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공개적으로 북한에 전단을 보내는 일은 삼가야 하며 전단 내용도 한국전쟁과 관련된 내용, 항일투쟁의 역사 등 북한 주민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사실 위주로 담아야 합니다. 중국과 러시아 등에 있는 역사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작성된 것을 북한에 들여 보내야 한다는 겁니다. 다음으로 질문에 대한 저의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북한은 한국 정부가 전단을 못 뿌리게 한다고 해서 감사해 할 집단이 아닙니다. 이런 법안이 제정된다고 해도 도발을 하지 않거나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성의를 다하는 그런 집단이 아니라는 얘깁니다. 대북전단이나 방송은 북한은 가질 수 없고 한국만이 가질 수 있는 강력한 대북지렛대입니다. 우리가 이러한 수단들, 다시 말해 비대칭 무기들을 가지고 북한을 대하면 북한은 이러한 것들을 활용하지 말라며 다른 문제, 즉 핵 문제나 인권문제 등에서 양보의 입장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전단살포를 금지하는 것은 강력한 대북압박 수단을 스스로, 알아서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 없습니다.

목용재: 이번 입법 행위에 대해 한국 내 탈북민, 북한인권단체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고영환: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일 야당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한 법안을 소관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일위원회에서 통과시키자 한국 내 탈북민, 북한인권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단체들은 지난 10여 년 동안 대북전단 살포가 지속돼 왔는데 ‘대북전단 금지법’으로 북한인권 단체들의 전반적인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영자 북한인권시민연합 사무국장은 지난 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한국 정부와 여당은 대북전단 살포를 중단시키기 위한 입법 조치보다는 해당 단체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는 작업부터 벌였어야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도 “그 동안 대북전단을 수없이 많이 날려보냈다”며 “대북전단만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되거나 한반도 긴장감이 조성된다고는 볼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김태훈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 회장은 한국의 여당이 표현의 자유, 즉 한국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입법을 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민복 대북풍선단장도 “한국 정부가 북한을 ‘짝사랑’하고 있다는 점이 이번 입법을 통해 다시 드러났다”며 “이번 입법 조치는 한국이 북한과 협상할 때 제시할 수 있는 유리한 수단을 버린 것과도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야당과 북한인권단체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집권 여당이 대북전단 금지법을 만드는 것은 역사의 흐름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목용재: 대북전단이나 대북방송은 한국이 가질 수 있는 유일하고 강력한 대북 지렛대라는 위원님의 말씀이 인상적인데요. 한국의 여당은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을 고려해 해당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거 해당 법안이 없이도 한국 정부는 단체들을 적극적으로 설득하거나 부득이할 때는 경찰 등 공권력을 동원해 대북전단 살포를 자제시킨 바 있습니다. 굳이 법률로써 민간단체들을 압박할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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