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 협상, 북 인권문제 포함해야”

서울-박성우, 고영환 parks@rfa.org
2019-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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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탈북 주민 등이 미국 뉴욕 맨해튼 북한 유엔대표부 앞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북한의 반(反) 인도적 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관련 내용을 구호로 외쳤다.
북한 탈북 주민 등이 미국 뉴욕 맨해튼 북한 유엔대표부 앞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들은 "북한의 반(反) 인도적 범죄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관련 내용을 구호로 외쳤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여러분 안녕하세요. ‘시사진단 한반도’ 시간입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박성우입니다. 미북 협상 의제에 북한의 인권 문제가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오늘도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합니다.

박성우: 위원님, 지난 한 주 잘 지내셨습니까?

고영환: 잘 보냈습니다.

박성우: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최근에 서울을 다녀갔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와 관련해 다양한 지적을 했는데요. 가장 주목하신 내용은 무엇인가요?

고영환: 한국을 방문하였던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지난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이 회견에서 킨타나 보고관은 그동안 진행된 미북 협상 과정에서 북한 인권 문제가 주요 의제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을 아쉬워하였습니다. 킨타나 보고관은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분명 평화구축과 비핵화 협상에 있어서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협상 의제에 인권이 포함될 것으로 희망한다"고 밝혔습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번 한국 방문 기간 중 탈북민 보호 및 사회적응 기관인 ‘하나원’에서 최근 탈북한 탈북민들을 면담했다면서 "북한 내 인권은 현실적으로 변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보건, 주거, 교육, 사회보장, 취업, 식량, 물, 위생, 경제권과 사회권 향유 측면에서 "북한 주민들의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진다"면서 "성분, 성별을 근거로 차별이 만연하고 있어서 일상생활을 영유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계속하여 그는 적법한 절차와 공정한 재판을 기대할 수 없는 정치범 수용소들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으며, 교화소와 정치범 수용소들에서 학대와 고문이 자행되고 있고, 이 수용시설들에는 북한을 탈출하였다가 다시 잡혀 들어온 사람들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 부분에서는 한국 정부도 분명히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에 임명된 후 총 다섯 차례 한국을 찾은 킨타나 보고관은 이번 한국 방문 기간에 탈북민뿐 아니라 한국 정부, 대한적십자사, 국가인권위원회, 북한 인권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 등과 면담을 진행하였고, 이에 근거하여 보고서를 작성해 그 결과를 올 3월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입니다.

보고관이 지적한 문제들은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진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을 재확인하였다는 점에서, 그리고 이에 근거하여 작성된 보고서를 유엔에 보고할 것이라는 데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저의 눈길을 끈 것은 킨타나 보고관이 '북한의 국제적 권위가 계속 높아져 간다'고 한 김정은의 신년사를 지적한 부분입니다. 이와 관련해 킨타나 보고관은 북한이 인권 대화에 참여할 때 비로소 북한의 권위가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의미심장한 발언인 것 같습니다.

박성우: 북한은 종교 박해가 여전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도 나왔죠. 어떻게 보셨습니까?

고영환: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인 ‘오픈 도어즈’, 즉 ‘열린 문’이라는 단체는 지난 16일 발표한 ‘2019년 박해 감시 목록’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북한을 둘러싼 외교적 해빙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북한 주민의 종교 자유에 대한 북한 당국의 통제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과 6.12 미북 정상회담 등 북한과 국제사회의 관계 개선을 위한 외교적인 노력들이 진행되었고, 국제사회는 이러한 노력들이 북한 내 기독교인들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탄압과 폭력 행위의 감소로 이어지길 희망했지만, 정반대로 북한 내 기독교인들이 더 많은 박해를 받고 있다는 것을 보고서는 지적한 것입니다.

보고서는 기독교인 박해 실태에 대한 조사 대상 50개국 가운데 북한이 18년 연속 최악의 기독교 탄압 국가, 즉 종교 탄압 국가라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또한 중국에 있는 한국인과 조선족 기독교인 및 선교사에 대한 체포와 납치가 더 많아지고, 중국 당국에 의해 추방된 한국 선교사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보고서는 중국 정부에 의해 강제 북송된 탈북자들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처벌 수위가 더 높아지고 북중 국경 단속도 한층 강화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오픈 도어즈’는 수만 명의 북한 기독교인들에게 식량, 의약품, 옷 등을 지원해왔다고 하면서 앞으로도 이들에 대한 지원을 더 늘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북한의 인권 문제와 ‘종교의 자유’ 문제에 국제사회가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며 있다는 점을 이 방송을 통해 북한 인민들에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박성우: 킨타나 보고관이 남한을 다녀간 후에 북한은 ‘참다운 인권이 보장된 나라’라고 노동신문이 주장했습니다. 무슨 근거로 이런 말을 하는 걸까요?

고영환: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한국을 찾아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강도 높게 비판한 직후인 지난 15일 북한 노동신문은 '조선은 참다운 인권이 보장된 나라'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조선에서는 인민들이 국가와 사회의 주인으로서 사회정치 활동에 적극 참가하고 있으며 평범한 근로자들이 직업과 지식 정도 등에 관계없이 선거할 권리와 선거 받을 권리를 가지고 최고인민회의를 비롯한 각급 주권 기관의 대의원으로 선거된다"고 했습니다.

노동신문은 "조선의 근로자들은 자기의 희망과 재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고 있다"면서 “조선이야말로 참다운 인권이 보장된 나라"라고 주장했습니다. 계속하여 신문은 북한은 국가가 모든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주고 집도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는 자랑도 곁들였습니다. 신문은 오히려 "서방 나라들에서는 타민족 배타주의와 극심한 인종차별 등 인권 유린 행위들이 그칠 새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방송을 청취하고 있을 북한 인민들께서 북한 내 인권 유린 상황을 더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북한에서 외국 여행의 자유는 물론 타 지역을 마음대로 방문하고 여행할 권리가 있는지, 자기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대의원으로 선거할 권리가 있는지, 그리고 자신이 원한다면 각급 대의원 후보자로 될 수는 있는지, 당에서 지정한 대의원에게 찬성 투표를 하지 않아도 되는지, 당과 근로단체 조직 외에 자신의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정치 조직을 묶고 당이나 지도자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지, 마음에 맞는 사람들이 마음 놓고 시위를 하면서 자신들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는지,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지 등을 물어보고 싶습니다.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소리가 바로 이런 상황을 두고 하는 말일 것 같습니다.

박성우: 북한이 노동신문에서 주장한 것처럼 ‘인권이 보장된 나라’라면, 킨타나 보고관의 방북도 허용해야 할 텐데요. 그런데 킨타나 뿐만 아니라 전임자들의 방북도 허용하지 않았죠. 유엔 북한인권 특별보고관이 북한을 방문하지 못하게 하는 이유는 뭐라고 보십니까?

고영환: 노동신문이 언급한 바와 같이 북한에 인권 유린이 없고 인권이 만발한다면, 북한 당국은 유엔 보고관의 방북을 환영하고 “어서 들어와서 보시라. 북한에는 정치범 수용소도 없고, 교화소에서도 인권이 보장되고 있고, 재판도 정당한 절차대로 진행되고 있고, 선거의 자유와 집회 결사의 자유도 있으니, 어서 와서 제발 확인해 주시오” 이렇게 말할 것 아닙니까? 하지만 상황이 그렇지 않으니 유엔 보고관의 방북을 허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유엔 보고관은 한국 정부와 탈북민, 북한 인권 단체 등을 통해 북한의 인권 실태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는 것입니다. 숨길 것이 너무나 많으니 유엔 보고관의 방북을 허용하지 못하는 것 아닙니까? 지금 한국에 온 탈북민이 3만 명이 넘고 하늘에는 인공위성이 늘 떠 있다는 사실을 북한 지도부는 똑바로 알아야 할 것입니다.

박성우: 전 세계가 북한의 인권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주셨는데요. 미북 협상을 포함해서 북한과의 모든 협상 과정에 인권 문제가 포함될 필요성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금까지 고영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객원연구위원과 함께했습니다. 오늘도 감사드리고요. 다음 주 이 시간에 다시 뵙겠습니다.

고영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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